독신여성선교사의 선교사역과 선교정책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 가운데 50%이상이 여성선교사들인 것으로 밝혀지 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각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여성선교 사 후보생이 증가하고 있어, 여성선교사에 대한 선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오랜 선교경험과 학문을 바탕으로 독신 여성선교 사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연구해온 이정순교수(기독신학교와 서울장신대학교 출강)는 '하나님을 향해 홀로 선 여인들'(죠이선교회)이란 책을 통해 독신 여성 선교사들만이 갖을 수 있는 장단점을 열거, 독신여성선교사에 대한 정책 마련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독신 여성선교사들이 세계선교의 사역을 감 당하는데 중요한 동력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 독신선교사 9명 중에 7명이 여성이다. 이는 장래 세계선교를 위한 선 교 전략상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여성선교사가 미래선교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임을 예측케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여성 선교사의 역할을 과소평 가하여 그 사역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 독신 여성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에 대하여 살펴봄으로써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그들을 이해하고 관리하며, 또한 세계 선교의 동력이 될 독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교정책을 세 우도록 돕고자 한다.
A. 독신 여성선교사의 선교사역
독신 여성선교사의 특권
독신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특권을 갖는다.
1. 가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 부인 선교사는 남편을 섬기며 자녀를 잘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전쟁, 내전, 홍수, 지진, 기아 등 예기치 않은 재난이 일어날 때 독신 선교사는 가족부양으로부터 자유롭다.
2. 현지인들과 더 친밀하게 접촉할 수 있다. 여성 선교사들에게 있어 '현지인 들'이란 보통의 경우 여성들이나 소녀들을 말하는데, 동일화와 적응에 있어서 미 혼자가 더 유리하다. 독신 여성선교사는 현지인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다.
3. 사역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선교사 부인들에게 우선의 책임 은 사역이 아니라 가족일 수 있다. 남편과 자녀들을 위한 시간은 부인선교사의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독신은 온전히 사역에 집중할 수 있다.
4. 언어습득이 유리하므로 언어에 더 능통할 수 있다. 독신 여성 선교사들은 선 교지에서 자신만을 돌봄으로 언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며 현지인 들을 만나서 오랫동안 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독신 선교사가 결혼한 부인들보 다 언어습득이 빠르다.
5. 선교여행이 자유롭다. 개척사역을 할 때 독신자는 폭 넓게 여행하는 것이 가 능하고, 오랜 기간 여행할 수도 있다. 가족이 있는 사역자보다 활동이 훨씬 간편 하고 자유롭다.
6. 지원하는 경비가 가족선교사보다 저렴하다. 사역비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 지만, 자녀 교육비, 여행경비, 생활비 등은 가족선교사에 비하여 적게 든다.
7. 은사대로 막힘 없이 일하며, 무엇이든지 주님의 뜻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 어 떤 일을 추진하려고 할 때 부인선교사는 주 안에서 남편과 의견을 조정해야 하 며, 자녀들의 의견도 참고해야 한다. 반면 독신은 자기 자신이 기도하면서 은사 대로 주님의 뜻을 추진할 수 있다.
8. 하나님과 더 가까이 교제할 수 있으며, 그의 특별하신 보호와 은혜를 체험하 게 된다. 가족이 없으므로 방해되지 않고 자유롭게 주님과 깊이 교제할 수 있다.
독신 여성선교사의 어려움
독신 여성선교사에게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편리한 점들에 비하여 너 무도 명백하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불편한 점들이 있다.
1. 현지인들이 독신 선교사를 결함이 있는 인간으로 취급할 수 있다. 비서구 국 가의 결혼중심 문화에서 독신 선교사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가족의 유대를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문화권에서는 남편과 자녀들 없이 독신으로 사는 것이 이 상스러운 일이다.
2. 동료 부인 선교사들이 오해할 수 있다. 독신 여성선교사와 남편 선교사 사역 관계로 만나 동행하고 대화를 나는 것에 대해 부인선교사가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런 문제는 선교지에서 흔히 일어나는 미묘한 문제이다.
3. 외로움의 감정이 있다. 선교지가 문명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오지이므로 전화도 없고, 신문구독도 되지 않으며 편지 왕래도 몇 주일씩 걸리는 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일수록 더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4. 사역과 목회의 효율성에 한계가 있다. 현지교회 목회자로서 사역한다든지, 현 지 목회자들을 가르치는 사역 등은 실력과 상관없이 불가능하다. 문화적으로 여 성선교사가 남학생에게 성경공부를 시킨다거나 하는 일은 제한 당한다.
5. 이성의 유혹이 있다. 독신이기 때문에 유혹이 많이 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하 나님의 뜻을 잘 분별해야 하며 사단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영적으로 깨어있어야 한다.
6.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독신자에게는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부부선교사는 사역과 자질구레한 일과 집안 일을 나눔으로 서로 도울 수 있다.
7. 대화가 부족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독신 여성선교사는 매일의 사역과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의하고 싶을 때 대화할 상대가 없으므로 사고의 폭 이 좁아지고 폐쇄적인 성격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8. 혼자 여행할 때나 현지인이 접근할 때 안전하지 않다. 버스 등이 정시에 오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버스 정류장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선 교사 혼자 외국인이라면 주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으며, 불량배라도 있으면 시비를 걸어 올 수 있다.
9. 병이 났을 경우 간호해 줄 사람이 없다. 말라리아와 같이 며칠 또는 몇 주간씩 치료를 받아야 할 때나 갑자기 병이 났을 때 간호해 줄 사람이 없다.
독신 여성선교사의 역할
독신 여성선교사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님께서 그녀를 보내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가정에서 해야 할 책임에 매이지 않기 때문에 주께 봉 사할 수 있는 무수한 기회들을 갖는다.
회교, 힌두교, 불교, 토속종교의 복음을 접하지 못한 지역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대개 남성선교사가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지역에서 흔히 여성과 남성 은 별개의 세계에 살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 남성은 남성에게만 목회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을 인도하고, 상담하고, 가르칠 여성 인력이 필요하다.
1. 첫째는 교육사역이다. 현지인 아이들과 고아들을 위한 학교, 유치원 및 선교 원, 노동자들을 위한 성경학교, 선교사자녀학교, 여성 성경공부그룹 및 성경학 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연장신학교육, 통신과정, 교사훈련학교 등에서 교육사 역을 펼칠 수 있다.
2. 건강보조와 관련된 봉사는 매우 다양하다. 간호사, 조산원, 임상의사, 의료기 술자, 예방의학자 등 이 분야에서 그 목록은 무수하다.
3. 무슬림 사역에 있어서는 여성이 여성에게, 남성이 남성에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특수한 상황 때문에 무슬림 여성들을 위하여 여성선교사가 많이 필요하다.
4. 방송사역 면에서 여성들은 방송작가, 아나운서, 프로그램 기획자, 방송조정자, 단파방송 운영자로 활동한다.
5. 기독교음악사역을 할 수 있다. 교회학교 교사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거 나, 현지인 학교에서 음악교사로 봉사한다.
6. 상담사역에 그리스도인 심리학자, 정신 치료사, 평신도 상담자로 일한다. 여 성 선교사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문제를 잘 도와주며, 문제의 근원을 파악 하여 피상담자가 하나님 앞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준다.
7. 행정 담당자로 사역을 담당한다. 여성들도 행정직에 임명되어 선교지에서 대 표로서 이사회나 행정 일을 한다.
B. 독신 여성선교사의 선교정책과 선교전략 개선을 위한 제안
한국교회에 독신 여성선교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이 결여되어 있으므 로 다음의 것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인사 정책
1.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에 여성들이 크게 기여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선교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섬기는데 그들의 은사와 재 능을 사용하고자 열심을 내고 있다.
2. 선교 사역에 있어서 선교위원회 지도자들은 여성의 잠재력에 대하여 연구해 야 한다. 여성의 잠재적 기여도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면 모든 선교지에서 일 어나는 일들에 대한 여성의 독특한 통찰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3. 독신 여성선교사들을 위한 전문 상담자와 영적 지도자가 필요하다. 독신 여성 선교사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영적 상태, 감정 생활 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목회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4. 남성선교사 보조 역할이나 돕는 일만이 아니라 독립사역이나 연합사역을 하 도록 권장하고 배려해야 한다.
5.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선교사(목사)가 독신 여성선교사들을 억누르고 지배하 려는 태도를 가지는 것에 대해 경고와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6. 독신 여성선교사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그 여성선교사에 대한 새로 운 인식이 있어야 한다. 단지 독신이라는 것만으로 염려하고 문제여지가 있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미더워 하지 않는 태도 등을 버려야 한다.
7. 독신 여성선교사에 대하여 가족선교사의 경우처럼 관심의 강도를 높여야 한 다.
8. 결혼에 대한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독신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못하는 것처럼 결혼에 대해 은근히 압박감을 주 거나 독신을 비정상적인 사람처럼 취급해서는 안된다.
9. 독신선교사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교단 선교부나 선교 단체에 독신 선교사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전무하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남 녀 독신선교사 및 부부선교사 후보생들이 함께 참가하여 서로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10. 선교지에서 독신 여성선교사나 부부선교사가 동등한 위치를 갖도록 공동분 위기를 조성한다.
의사결정에 관한 정책
1. 선교본부는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여성선교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특별히 선교에 있어 여성 선교사의 수가 60%를 차지하는데도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2. 독신 여성선교사들은 그들의 제안이 전달되며, 그들의 생각들이 존중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지도체제에 관한 정책
1. 능력과 은사가 있는 여성의 리더십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는 소수의 여성이라도 자리를 만들어 정책의결기구 참여를 보장하며, 여성의 지 도력 개발을 위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 해야한다. 2. 독신 여성선교사 를 선교회의 이사나 리더십 위치에 임명해야한다. 교회와 선교기관들은 여성들 이 그 부르심과 은사에 상응하게 의사결정과 지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허 락해야 할 것이다.
선교사 관리정책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교사로 파송한 이후에 그들 이 장기사역을 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1. 독신 여성선교사 가 안식년이나 일시 귀국한 경우에 머무를 수 있는 장소, 재충전, 건강진단의 기 회를 제공해야 한다. 2. 노후 보장과 은퇴 후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3. 선교본부 는 독신 여성선교사의 안식년 기간에 대하여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독신 여성선교사 개인에 따라 가족선교사들처럼 4년 사역하고 1년 쉬는 것보다는 2-3년에 6개월씩 가지도록 배려한다. 4. 해외에서 독신 여성선교사가 선교 활동 함으로 개인에 대한 실질적인 신변보호가 있어야 한다. 5. 독신 여성선교사에 대 하여 올바른 사역평가 및 투자와 재교육이 있어야 한다. 6. 신임 독신 여성선교 사에게 일반적인 정보, 거주지 알선, 집이나 기타 가구수리 등을 알선해주어야 한다. [도표: 1988년 한인선교사 파송 통계현황 /pp. 77f]
선교전략을 위한 정책
선교지에 따른 선교전략은 회교권, 힌두교, 사회주의 국가 등으로 나누어 세운 다.
1. 선교전략을 위한 정책으로 지구촌사역훈련과정을 개설한다. 21세기 선 교는 교통수단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세계는 점점 더 지구촌이 되어서 세계가 아 주 이웃마을같이 되어 버렸다. 어디에 더욱 집중적으로 선교투자를 해야 하는지, 어디에는 철수를 해야 하는지,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민첩한 선교적 대응이 선교 본부로부터 정책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2. 다음으로 독신 여성선교사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독 신 여성선교사들의 사역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과 훈련이 전무(全無)했으므로 하루 속히 이러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로그램들 중에 미전도종족 연구방법론 훈련과 전문인 선교훈련이 유익하다고 본다. 21세 기 선교는 미전도종족선교와 전문인선교로 크게 압축되고 있다. 독신 선교사들 이 장기선교를 하기 위하여 전문인선교사로 가는 것도 현실적이다.
성경에 나오는 미리암, 뵈뵈, 빌립 집사의 네 딸뿐 아니라 세계선교 속에서 수많 은 독신 여성선교사들이 쓰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복음화를 완성할 때까지 여성 선교인력은 중요한 자원이며 그 숫자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점차 여성선교사들의 사역과 역할이 더욱 대두될 것이다. 이를 위해 편견을 가지고 여성 사역을 제한하는 문화적, 제도적 제약을 개선해야 하며 독신 여성선교사들 을 위한 전문상담자와 영적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지은이소개
한남대졸업, 영국 WEC International MOC 졸업, 아세아 연합신 학대학원 신학박사(선교학)과정중; 한국 OM국제선교회 부총무 역임, 전세계 6 대주의 57개국 순회선교사역 및 선교연구차방문. 현재 기독신학교와 서울장신 대학교 외래교수
- 편집자주 -
이 글은 이정순 교수의 저서『하나님을 향해 홀로선 여인들』에서 발췌한 것이며 이를 허락해 주신 저자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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