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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WCC란 무엇인가?` - 제8장 가시적 교회 일치주의

하나님아들 2012. 7. 31. 11:06

WCC는 로마가톨릭교회처럼 교회의 본질을 외형적인 일치에서 찾는다. 개신교회의 교회 이해와 달리 단일성, 거룩성, 공교회성, 사도성을 가시적(可視的), 가견적(可見的) 집합과 동일시한다. 가시적 일치를 교회의 본질로 여긴다. WCC가 추구하는 교회는 국적, 인종, 사회, 언어를 초월하는 공간적, 통계학적, 양 개념의 교회들의 가시적 집합이다.

 

교회는 영적인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의 본질은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다. '하나의 거룩한 공교회적이며 사도적인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다. 교회는 진리와 신앙고백적 동질성 안에서 '주어진 일치'를 선물로 받았다.

 

내적인 일치성이 외적인 하나 됨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상의 교회는 인간들의 결함으로 말미암아 이런저런 이유로 나누어져 있다. 외형적인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인 일치를 이루지 못한다고 하여 믿음 안에서 '주어진 일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신앙고백적인 일치 가운데서 영적으로 '하나'이다. 가시적인 기구, 교파, 교단, 조직, 협의체는 교회의 본질에 속하지 않는다. 교회라는 외적인 조직은 교회의 신앙고백적인 본질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도구이다.

 

WCC는 개신교회들의 협의회적 교제체이지만, 개신교회의 교회론을 저버리고 가시적 일치를 교회의 본질로 간주한다. 교회의 불가시적 속성을 주장하는 교회들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로마가톨릭교회의 사도적 직제의 계승을 인정해 주고 정당성을 부여한 반면 자신의 신앙고백적 정박지인 개신교회의 교회론적 기초를 떠난 사실이다.

 

교회의 본질이 가시적 일치에 있는 것으로 규정하면 신앙공동체로서의 개신교회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WCC 교회론에 따르면 가시적으로 "하나의 거룩하고 공교회적이고 사도적인" 특성을 보이지 않는 신앙공동체들은 참 교회가 아닌 것이 된다. 로마가톨릭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베드로의 열쇠와 무관한 교회, 로마가톨릭교회에 속하지 않는 개신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로마가톨릭교회가 말하는 가시적 교회의 조건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1. 세계적 단일교회를 추구하지 않는가?
WCC는 협의회적 친교체이지만 거대한 조직 그 자체만으로 이미 초교회(a Super Church)의 외양을 갖추고 있다. "하나의 거룩하고 공교회적이며 사도적인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되었다"라고 할 만큼 거대한 단일교회 집단을 이루고 있다.

WCC는 자신이 실용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협의회적 교제체인지, 하나의 참 교회인지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로 출범하여 안팎의 비난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 문제를 정리한 '토론토성명서'(1951)는 WCC가 초교회(a Super Church)가 아니라고 규정한다. 그때부터 WCC가 '초교회'를 추구한다는 논의는 무의미하게 되었다.

 

그러나 WCC는 세계적인 단일교회가 되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나의 결의 기구' 또는 세계적인 '하나의 거룩한 교회(Una Sancta)를 추구하며, 그것을 이루고 얻고자 노력한다. 일치와 교제로 만족하지 않으며, 가능하다면 "한 목자와 한 양무리"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기를 희망한다. WCC가 추구하는 세계적인 단일교회와 WCC가 부정하는 '초교회'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하기 어렵다.

WCC는 국제연합(UN)이나 한국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같은 단순한 교회 협의체가 아니다. '교회'의 본질과 속성과 사명에 몰두한다. 그래서 거룩한 하나의 교회(Una Sancta), 세계적인 단일교회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WCC와 에큐메니칼 신학자들은 세계적인 단일교회 또는 공의회를 구성하려는 근거를, 자신과 고대교회의 에큐메니칼 총회를 동일시하는 데서 찾는다. 그러나 고대교회의 에큐메니칼 공의회와 WCC의 에큐메니칼 총회는 세 가지 점에서 아주 다르다.

 

첫째, 고대 에큐메니칼 공의회와 WCC의 방향은 정반대이다. 고대교회의 에큐메니칼 총회는 교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회집되었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바른 신앙과 진리를 굳게 다졌다. 교회의 변증적 사명을 수행했다. 진리․;신조․;고백 중심이었고, 교리 확립과 이단 정죄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말씀․;진리․;교리에 마음을 열고 거짓교사와 적그리스도에게 등을 돌렸다.

 

둘째, 고대교회의 에큐메니칼 공의회는 '협의회적 교제체'가 아니었다. 지중해 연안에 자리 잡고 있는 교회 대표자들의 '총회'였다.

셋째, 신앙고백에 대한 실질적인 충실성을 가지고 있었다. 고대 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이며 참 사람임을 진심으로 믿었고, 삼위일체 교리를 진심으로 믿었다. 다른 견해를 가진 자들을 권면하고 듣지 않을 때는 이단으로 정죄했다. 신조 작성과정에서 비성경적 개념을 가지고 활동하던 사람들을 제외시켰다.

 

WCC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조를 공동의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거나 신앙하지 않는 회원을 규제하지 않는다. 교리․;신조․;진리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회원 교회들은 각자의 고유한 교리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신조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허용한다. 다원적, 혼합적 해석을 허용하고 '정합성의 해석학', '의심의 해석학'을 적용한다. 성경과 신조를 해석하는 방식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WCC 에큐메니칼 운동의 포용주의, 다원주의, 신앙무차별주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참 교회와 교리와 신앙에 대한 오해를 유발한다.

 

2. 교회의 본질은 가시적인가?
로마가톨릭교회는 교황좌만이 단일성(통일성, 일치성), 거룩성, 공교회성(보편성), 사도성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교회의 본질은 '베드로의 열쇠'를 가진 가시적 교계(敎階)에 있고, 교황이 파송한 사제가 있는 곳에만 참 교회가 있고, "한 양 떼 한 목자"의 근거인 교황좌의 수위권을 변개할 수 없는 진리로 여긴다.

 

개신교회는 교회의 본질적 속성이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그 지체인 성도들의 연합이며 본질상 불가시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단일성, 거룩성, 공교회성, 사도성은 영적이며, 신앙고백적인 것이며, 불가시적이다. 교회의 본질은 기구적인 하나 됨이나 외형적인 일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 성경적인 진리를 믿고 고백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회중에서 드러난다.

 

WCC는 교회의 본질적 속성들 곧 단일성, 거룩성, 공교회성, 사도성을 가시적인 교회 일치와 동일시한다. 불가시적 교회의 본질적 속성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세계교회협의회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교회, 오직 영적인 교회, 비록 신앙상 문제에서는 분열될지라도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서 하나가 되는 교회를 상상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한다.

 

개신교회협의체로 시작한 WCC가 하나의 거룩하고 공교회적이고 사도적인 속성을 자신이 추구하는 가시적 교회 일치와 동일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개신교회의 존재가 가시적인 특징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의 본질적 속성들을 순수하게 지닌 교회들은 기구적 교회 밖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종교개혁교회, 개신교회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교회 개혁을 외치며 로마가톨릭교회에 저항한 것이다.

 

기독교회의 역사를 보면 참 교회는 주류 교회 바깥의 변두리 신자들(dissenters) 가운데 더 분명한 모습으로 존재했다. 거대한 가시적 단일 교회가 거짓교리와 우상숭배와 타락으로 교회의 자격을 상실했을 때 참 교회는 조직기구 밖에서 신앙고백 공동체로 존재했다. 지하묘소의 카타콤교회, 영국의 롤라즈교회, 피드몬트 산 속에 있던 왈도파교회, 보헤미아의 후스파교회, 독일의 모라비안교회, 영국의 웨슬리교회, 철의 장막 러시아의 지하교회, 죽의 장막 안에서 유물론자 관리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모인 중국의 가정교회, 나치치하의 독일의 고백교회, 우상숭배를 거부하던 한국의 신사참배거부운동교회가 그러한 교회였다. 성경적 신앙을 고백하던 참된 '하나의 거룩하고 공교회적이며 사도적인 교회'였다.

 

3. 교회의 4대 속성
WCC가 공동의 신조로 받아들인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조(381)가 말하는 교회의 4대 속성은 정교회, 로마가톨릭교회, 개신교회가 모두 인정하지만 그것에 대한 이해와 개념이 다르다. 로마가톨릭교회는 가시적인 것으로, 개신교회는 불가시적인 것으로 이해한다.

WCC는 교회의 단일성(Una)을 가시적 교회 일치로 이해한다. WCC의 존재 이유가 분열된 교회들을 가시적으로 일치시키는데 있다고 하면서, 그 공동의 신앙 토대로 '하나의 사도적 신앙'을 강조한다. 그러나 가시적 일치를 교회의 본질로 보는 교회이해와 관점은 로마가톨릭교회의 기구주의(Institutionalism)와 같다.

 

WCC가 말하는 교회의 거룩성(sanctam)은 개신교회의 개념과 비슷하지만 두 가지 점에서 다르다. 첫째, 실천적 거룩성을 언급하지만, 실제로 WCC가 사회, 정치, 문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반면에 성적인 문란, 동성애, 이혼, 마약, 책임회피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WCC가 말하는 공교회성(catholicam)은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회관과 일치한다. 교회를 공간적인, 통계학적인 양 개념으로, 교회들의 집합으로 이해한다. WCC는 '불가시적 교회'의 공교회성은 언급하지 않는다. 오직 '가시적 교회'의 일치만을 말하며 공교회성과 동일시한다. 국적, 인종, 사회적 조건이나 언어를 초월한 모든 사람들 속에 공교회성이 있다고 한다.

 

WCC는 사도성(apostolicam)을 교회가 그리스도에 대하여 고백하는 모든 것이 사도들로부터 왔다는 것과 관련시킨다. 교회는 사도적 전승의 연속성 속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교회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인식한다고 한다. WCC의 이러한 사도성 개념은 일면 개신교회의 견해와 비슷해 보이지만, 로마가톨릭교회가 서고 넘어짐의 문제로 여기는 교황좌의 사도적 승계(apostolic succession)를 인정하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WCC는 로마가톨릭교회, 동방정교회, 영국국교회의 감독체제와 개신교회의 교직을 사도적 전승이라는 개념으로 묶는다. WCC는 로마가톨릭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인정해 주고 개신교회의 교회관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의 직제를 상호 인정하자고 한다. 감독(주교)제도의 계승을 보존해 온 교회들은 그 제도의 계승을 유지해 오지 않은 교회들(개신교회) 안에 존재하는 안수 받은 직제의 사도적 성격과 이러한 교회들 안에도 감독의 사역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라고 한다.

 

결론: 개신교회의 정박지를 떠남
WCC는 교회의 본질과 속성을 가시적인 것으로 이해하여 하나의 거룩하고 공교회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는 가시적 일치가 있는 곳에 존재한다고 본다. 일치성의 영적인 본질을 망각하지는 않으나, 관심은 오로지 가시적인 일치에 있다. WCC는 '주어진 일치(given unity)'를 강조한다. 사람들이 교회가 불일치되게 했으나 그리스도는 '가시적' 일치를 주셨다고 한다.

 

성경은 교회 일치의 한계(qualified unity)를 제시한다. 사도들이 증언한 진리가 고의적으로 반대, 부정되는 곳에는 이미 진정한 일치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스도가 구원의 유일의 길이라는 진리가 부정되고, 성육신과 십자가 사역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신학이론, 곧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구원받는다고 하는 곳에 성경이 제시하는 진정한 일치는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바울은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전3:11)고 선언한다.

 

WCC는 가시적 교회 일치에 연연한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우상숭배와 미신적 교리를 문제시하지 않고 일부는 수용한다.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며, 종교혼합주의를 묵인한다. 성경 진리를 '정합성의 해석학', '의심의 해석학'의 결과로 여긴다. 진리를 포기한 이러한 양상의 가시적 교회 일치가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일치'라고 말하는 것은 감언이설(甘言利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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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보수 총회 신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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