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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구적 현상 ‘비혼’의 나비효과

하나님아들 2024. 11. 14. 22:35

범지구적 현상 ‘비혼’의 나비효과

입력2024.11.13. 
 
[21세기 문화 뉴노멀 지도] “결혼? 안 해요” 남성보다 여성 급증세

●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뀐 결혼
● 남성보다 여성에게 두드러진 비혼
● 저출생, 1인 가구, 가족 변동에 영향
● 다양한 가족,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
● ‘강제적 비혼’의 장애물 해결해야


 
[Gettyimage]
언어는 사회적 산물이다. 사회 변화는 새로운 개념을 등장시키고 유포시킨다. 새로운 개념은 처음엔 낯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지고 우리 삶에 뿌리내린다. 예외적인 것에서 정상적인 것으로의 변화가 뉴노멀이라면, 이 뉴노멀은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고 일반화하는 과정에서도 관찰된다.

‘비혼(非婚)’은 이러한 언어의 뉴노멀을 잘 보여준다. 경기도여성가족연구원의 ‘비혼에 관한 담론 분석’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비혼이란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98년 서울여성의전화 싱글여성모임에서였다. 21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쓰인 이 말은 최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혼과 비혼의 차이
미혼이나 비혼 모두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킨다. 하지만 미혼은 언젠가는 결혼하는 게 정상이라는 암묵적 가정 아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암묵적 가정은 현실과 더는 맞지 않을뿐더러 타인의 삶을 일방적으로 재단한다는 점에서 옳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혼에는 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가 수동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미혼 상태’라면, 다른 하나는 능동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자발적 독신 상태’다. 미혼과 자발적 독신 사이의 경계는 주관적이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후자의 자발적 독신 경향은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비혼에는 ‘미혼’에 ‘자발적 독신’이 더해진 의미가 담겨 있다.

비혼이 우리 사회에서 문화적 뉴노멀이 된 것은 결혼이 오히려 특별한 것으로 여겨질 만큼 결혼하지 않은 상태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올해 내놓은 ‘KOSTAT 통계플러스’(여름호)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의 미혼율은 2020년 81.5%였고, 그 가운데 남자는 86.1%, 여자는 76.8%였다. 2000년 이 수치는 남자가 62.4%, 여자가 47.2%였다.

이처럼 미혼은 지난 20년간 크게 증가했고, 여성의 경우 더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령대를 좁혀 보면 혼인 평균연령대인 30~34세 미혼율은 남자의 경우 2000년 27.0%에서 2020년 65.9%로, 여자의 경우 10.3%에서 45.9%로 늘어났다.

다른 나라의 추세는 어떨까.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21년 40세를 기준으로 25%는 결혼한 적이 없었다. 1980년 그 비율이 6%였으니 미국에서도 비혼 인구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영국 통계청의 2021년 잉글랜드·웨일스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성인의 37.9%가 결혼하거나 파트너십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 수치가 1991년 26.3%, 2011년 34.6%였으니 영국에서도 비혼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자료는 비혼이 범지구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문제는 앞으로 이 비혼 경향이 더욱 도드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앞서 말했듯 비혼 경향을 규범적 시각에서 비판할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려할 지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이 비혼 추세가 저출생은 물론 1인 가구의 증가, 나아가 가족의 재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결혼과 이를 기반으로 생겨난 가족은 오랜 기간 살아남은 제도다. 전통사회든 현대사회든 외로운 개인들이 만나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가족을 이루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암묵적 의무’로 받아들여지던 결혼이 21세기에 들어와 ‘자발적 선택’으로 이동하는 초유의 변화를 우리 인류는 경험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이유
 
자발적으로 미혼 독신을 고집하는 ‘비혼’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Gettyimage]
올해 6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내놓은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연구’는 결혼에 대한 생각에서 소득, 성별, 연령에 따른 차이를 보여준다. 이 연구에 따르면 25세에서 49세 사이의 이들은 결혼에 대해 70.9%가 긍정적, 29.1%는 부정적이었다.

소득에 따른 인식 차이를 보면 소득이 없는 이들은 33.6%, 200만 원 미만인 사람은 29.9%, 200만~300만 원인 사람은 34.0%, 300만~400만 원인 사람은 30.6%, 400만 원 이상인 사람은 18.7%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성별 차이를 보면, 남성은 22.8%, 여성은 35.8%가 결혼에 부정적이었다. 연령에 따른 차이를 보면, 만 25~29세 남성은 31.7%, 여성은 40.8%, 만 30~39세 남성은 19.9%, 여성은 33.6%, 만 40~49세 남성은 21.2%, 여성은 35.6%가 부정적 응답을 했다.

우리 사회에서 비혼의 유형화를 체계적으로 시도한 이는 아동학자 강유진이다. 강유진은 2017년 내놓은 ‘성인남녀의 비혼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 비혼의 네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결혼 기회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기회상실형’(37.2%), 결혼을 위한 경제적 여건과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결혼비용 부담형’(29.3%), 결혼으로 인한 직장 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의 압박감이나 불이익 때문이라는 ‘불이익 부담형’(12.8%), 적극적으로 결혼 의사가 없는 ‘자발형’(20.7%)이 그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략 80%가 비자발적 유형이라는 점이다. 강유진이 설명하는 비자발적 유형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기회상실형은 연령이 높았다. 결혼비용 부담형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았고, 사회경제적 불안정성이 높았다. 불이익 부담형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고, 개방적 결혼 가치관이 강했다. 이런 다양한 비혼의 양상은 그 원인 분석과 대응 모색에서 섬세하고 다각적 접근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연구’는 최근의 비혼 경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고서는 미혼 응답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다. 하나는 ‘결혼 의향이 있는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 의향이 없는 그룹’이다.

결혼 의향이 있는 그룹이 현재 미혼인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다.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78.2%),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더 모은 다음에 하려고’(75.5%), ‘결혼 후 일상생활이나 역할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54.2%), ‘지금은 다른 일(학업이나 직업 등)에 더 열중하고 싶어서’(43.0%), ‘아직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35.8%)가 그것이다.

후자 그룹이 결혼 의사를 갖지 않는 이유로는 네 가지가 제시됐다. ‘결혼에 따른 가사, 출산, 자녀 양육, 가족 부양 등 역할에 대한 부담 때문에’(91.2%),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88.8%),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혼수 준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80.8%), ‘결혼을 하면 내 직장 생활 등 자아 성취에 부담이 될까 봐’(67.7%)가 그것이다.

후자 그룹에 속하는 결혼 의향이 없는 이들은 분명한 비혼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이 집단에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인식 차이는 어떨까.

먼저 ‘결혼에 따른 가사, 출산, 자녀 양육, 가족 부양 등 역할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30대의 경우 여성이, 40대의 경우 남성이 높게 나타났다.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비혼을 원한다고 한 응답자는 여성이 더 많았고,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혼수 준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 의사가 없다고 한 응답자는 남성이 더 많았다. 또한 ‘결혼을 하면 내 직장 생활 등 자아 성취에 부담이 될까 봐’ 결혼 의사가 없다는 응답률은 20~30대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자료가 함의하는 바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청년세대의 비혼주의는 예외적 경향이라기보다 일반적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결혼에 대한 인식에서 소득, 성별, 연령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셋째,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 변수에 상관없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더 강하게 갖고 있다.

비혼·결혼·가족의 사회학
 
출산에 대한 부담은 비혼 인구가 급증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Gettyimage]
뉴노멀로서의 비혼은 결혼과 가족이라는 전통적 사회제도를 숙고하게 한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과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은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은 1990년에 내놓은 저서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에서 사랑, 가족, 개인적 자유가 충돌하는 것이 후기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파악한다.

벡과 벡-게른샤임이 후기 현대사회의 핵심적 사회변동으로 제시하는 것은 ‘개인화’다. 개인화는 주체적 삶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개인에게 실존적 과제로 부여한다. 이때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활동은 남녀 간 관계 변화를 요구한다.

벡과 벡-게른샤임은 이러한 요구의 결과가 바로 ‘남녀 간 전쟁’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가사와 양육 등 가정 안에서의 모든 역할이 전쟁처럼 타협 대상으로 바뀜으로써 성별 분업에 기초한 근대 핵가족 모델이 큰 위기를 겪게 됐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이다. 근대 가족 모델이 이렇게 위기에 처하면서 자연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벡과 벡-게른샤임의 분석은 앞서 살펴본 비혼 사유 가운데 ‘결혼에 따른 다양한 역할 부담과 자아 성취에의 부담’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제공한다. 이러한 설명은 ‘여성에게 가족은 일종의 안전한 포로수용소’라는 페미니스트 베티 프리단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혼 경향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결혼과 가족의 구조 변동에서 그 배경과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비혼의 또 다른 주요 사유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연구’에 따르면, 결혼자금을 모은 다음 결혼하려는 응답자가 생각하는 주택 마련 자금은 평균 2억4000만 원, 결혼 비용은 평균 7870만 원이었다. 비용 부담 때문에 결혼을 못 하겠다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최근 결혼은 상당한 비용 지출을 요구한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 마주한 현실은 대체로 우울하다. 결혼을 위해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은 함께 살 집이다. 그런데 청년들이 살고 싶어 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2010년대 후반 이후 급속하게 높아졌다. 함께 거주할 적절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우니 결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주목할 것은 노동시장의 변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구조화돼 왔고,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혁명이 가져온 혁신 경제의 강화는 고용 안정성을 약화시켜 왔다. 이러한 경제적 조건 아래 결혼의 미래는 불안정한 구상 위에 세워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사회문화적 요인으로서의 가부장주의다. 가부장주의가 여성으로 하여금 결혼을 망설이고 포기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남성의 비혼 역시 이 가부장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결혼은 남녀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평생을 같이하기로 한 약속이어야 함에도 가부장주의가 남성에게 결혼을 위한 경제적 준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도록 압박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 연구’에 따르면,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미혼 응답자 가운데 ‘나중에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답변한 이의 비중이 전체의 46.1%를 차지했다. 비혼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구조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비혼 경향이 얼마나 유지되고 확대될지 그 미래를 예측하긴 어렵다. 적지 않은 이가 여전히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지만, 결혼과 가족이라는 제도에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비혼보다 결혼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다.

비혼이라는 새로운 상상력
 
프랑스 수도 파리 전경. 프랑스의 ‘팍스(PACs·시민연대협약)’는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에게도 소득세, 상속, 사회보장 급여 등에서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Gettyimage]
비혼이 개인의 자율적 선택이기에 이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 인류는 오랫동안 ‘결혼-가족-출산’이라는 생애주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비혼은 기성의 생애주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생애주기를 만들어가려는, 실존적이면서도 사회적 시도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내놓은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를 보면, 비혼 동거에 동의하는 청년의 비중은 2012년 61.8%에서 2022년 80.9%로 10년새 2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결혼과 비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자료다. 우리 사회에서 이제 비혼이라는 새로운 상상력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최근 지구적 차원에서는 비혼 추세에 대응해 가족의 외연을 넓히려는 제도 변화가 진행돼 왔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팍스(PACs·시민연대협약)’는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에게도 소득세, 상속, 사회보장 급여 등에서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의 ‘동거법’ 역시 동거 커플에게 결혼 커플과 동등한 아동수당, 출산휴가 혜택은 물론 별거나 사별 시 재산분할 권리를 부여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 계속돼 왔다. 21대 국회에서는 ‘생활동반자 관계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지만 주목할 만했다. 사실혼, 비혼 동거 등 법적 혼인이나 혈연과 무관하게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며 함께 생활하는 ‘생활동반자 관계’를 법률로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비혼과 연관해 다음 두 그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혼할 의향이 있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결혼하지 않은 이들과, 결혼할 의향이 없지만 조건의 변화가 이뤄지면 결혼할 의향이 있는 이들이다. 문제의 핵심은 결혼의 조건에 있다. 다시 말해, 결혼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이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치워줘야 한다.

결혼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경제적 조건과 문화적 조건으로 나눠볼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소득을 위시한 불평등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과 돌봄 등 가사노동의 여성 편중 문제를 해결하며, 청년세대에게 적절한 주택을 제공할 수 있는 주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남녀 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정당화하는 가부장주의가 지속하는 한, 특히 여성은 결혼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 가부장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20세기까지 가족은 불안하고 위험한 사회에서 스스로 보호받을 수 있는 울타리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졌다. 가족을 이루기 위해 결혼은 그 전제조건이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결혼은 물론 가족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진행되고 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애국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결혼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이들에게는 공허한 외침일 것이다.

비혼이라는 뉴노멀은 결혼과 가족에 대한 담론이 새로운 전환의 지점에 도달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자발적 비혼’은 존중하되 ‘강제적 비혼’에는 장애물들을 해결하는 것이 비혼에 대한 올바른 정책적 방향일 것이다. 우리 사회도 이러한 정책 추진을 더는 미뤄선 안 될 것이다.

성지연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