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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韓 첫 코로나19 백신, 해외 시장 ‘문’ 두드린다

하나님아들 2022. 9. 9. 00:15

SK바이오사이언스 韓 첫 코로나19 백신, 해외 시장 ‘문’ 두드린다

입력2022.09.08.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우리나라 첫 상용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GBP510)’ 제품 이미지.(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우리나라 첫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GBP510·이하 스카이코비원)’을 통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국내 접종을 확대할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아직 코로나19 접종률이 낮은 중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백신을 공급, 신규 매출원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회사가 이 같이 스카이코비원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으론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로 전환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력이 상당부분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스카이코비원의 공급 확대 전략의 세계보건기구(WHO)에 스카이코비원의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위한 신청을 완료했다.
국내 백신 접종률 둔화 ‘숙제’
현재 스카이코비원 접종은 앞서 2일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에서 출하를 마친 초도 물량 약 61만회 접종분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전국 보건소나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물량을 받아 접종을 진행하고 있지만, 첫 출하 물량부터 재고가 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접종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스카이코비원 역시 국내 접종 분위기를 고려하면 초도 물량에서부터 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카이코비원의 유통기한은 6개월이다.

스카이코비원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으로 상용화 단계부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상용화 직전 다소 주춤했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늘자,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스카이코비원 첫 접종일 전후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일일 15만명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시장 일각에선 스카이코비원 접종이 많아질 수 있단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 첫 상용화 코로나19 백신이란 타이틀이 접종률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단 분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힘써왔다. 회사는 그간 스카이코비원이 합성항원(재조합 단백질) 방식으로 개발돼 안전성이 높다는 점을 부각해왔다. 스카이코비원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합성항원 방식은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기술로 평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때문에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얀센)’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 화이자·모더나)’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에 거부감을 느꼈던 이들에게 스카이코비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방역 당국도 △‘기술적 불안감’을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미루고 있는 분위기에 대한 해결책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코로나19 백신 등의 요소를 고려해 대규모 물량 수령을 결정했다.

질병청은 스카이코비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기 전인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와 1000만 접종회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질병청은 해당 물량을 오는 2024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받아 방역 현장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구매 비용으론 약 2000억원이 책정됐다. 이 비용은 질병청 주문 수량에 따라 2년에 걸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로 인식된다.

다만 공급 과잉과 국내 접종률 둔화는 여타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마찬가지로 스카이코비원이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초도 물량조차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분위기인데, 1000만회분이 국내에서 모두 접종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화이자·모더나 등 앞서 도입된 백신들도 접종률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현재 재고 처리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 물량이 공급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기업·시장 모두 ‘국산 백신’이란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높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냉장 보관 ‘장점’…중저개발국 중심 시장 확대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의 중장기 전략으로 크게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접종 범위 증가 △해외 공급 등을 통해 스카이코비원의 활용처를 넓히겠단 취지다.

현재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품목 허가를 내준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식약처는 지난 6월29일 스카이코비원의 임상 결과를 분석한 후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사장)가 지난 3월31일 기업공개(IPO) 1주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문제는 스카이코비원의 품목 허가가 기초 접종(1·2차)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는 점이다. △교차 접종(기초 접종 때 화이자·모더나·얀센·아스트라제네카 등 기존 백신을 맞고 추가 접종 때 스카이코비원을 맞는 것) △추가 접종(1·2차) 등으로는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할 수 없단 의미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도 진행하지 않은 국내 인구수는 약 6247000명(12.1%)이다. 품목 허가부터 접종 대상이 한정적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이들은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생한 2019 12월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다양한 접종 장려 정책에도 미접종을 유지해왔다. 신규 허가 백신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접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때문에 추가 허가를 통해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공급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재 추가·교차 접종과 관련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접종 연령을 12세부터 17세까지로 확대하는 임상 3상도 올해 중 시작한다. 회사는 임상 결과 분석 등이 끝나면 식약처에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범위를 넓히는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 신청은 해외 공급을 위해 진행됐다. WHO EUL은 코로나19 등 긴급한 보건 위기 상황에서 백신 및 치료제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안전성·유효성·품질 기준을 갖춘 의약품을 긴급 사용 목록에 올리는 절차를 말한다. 8월 기준 11개의 코로나19 백신이 WHOEUL에 등재돼 있다.

유니세프(UNICEF),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 Health Organization),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글로벌 기관 및 단체 등이 주관하는 국제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WHO EUL 등재가 필수 조건으로 요구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내 WHO EUL 등재가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스카이코비원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코로나19 백신의 충분하고 공평한 배분을 위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제안한 글로벌 공급 체계를 말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완료한 바 있다.

WHO EUL 등재 절차를 마무리하면 회사는 본격적으로 중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스카이코비원의 해외 공급을 진행할 방침이다.

스카이코비원은 합성항원 방식이 적용돼 냉장(2∼8℃) 상태에서도 유통이 가능하다.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초저온 설비를 요구한다. 이를 갖추지 못한 중저개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여전히 낮게 나타나는 이유다. 실제로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현재 중저개발국 국민 10명 중 8명은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을 단 한 차례도 접종하지 못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글로벌 승인 확대를 통해 중저개발국 코로나19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 및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개발 초기부터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추진하는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최초로 선정되며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스카이코비원이 드디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며 “글로벌 기관 및 각국의 승인을 신속하게 획득해 코로나19 엔데믹 대응 및 글로벌 백신 주권 확보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용(jdy2230@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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