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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폰에 번호가 2개" 쓸수 있다니…통신사 말고 웃는 이 회사 정체

하나님아들 2022. 8. 31. 23:56

 

"한 폰에 번호가 2개" 쓸수 있다니…통신사 말고 웃는 이 회사 정체

입력2022.08.31. 오후 5:23
 
 수정2022.08.31. 
1일부터 e심 서비스 시작
통신사 갈아타기 쉬워지자
금융사 알뜰폰시장 진출 전망
기존 통신사와 경쟁 치열할듯

금융상품 교차판매 활용하고
통신데이터로 신용등급 측정


'경쟁 무풍지대'로 평가받던 이동통신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개통과 '듀얼 번호'(유심과 e심(eSIM) 병용으로 한 단말기에 두 번호를 사용하는 형태) 사용이 가능한 e심이 마침내 국내에서 상용화하면서다. 

이에 따라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부가 회선 가입자를 새롭게 유입시키려는 알뜰폰 사업자와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려는 이동통신 3사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권에서도 알뜰폰 사업 진출을 예고해 올가을 모처럼 이동통신 고객 확보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1일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사에서 스마트폰 e심을 이용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는 알뜰폰 활성화와 통신사 간 경쟁 촉진으로 가계통신비 경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그동안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이동통신 3사는 e심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자사 '듀얼심' 고객을 위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발 빠르게 나선 건 지난 28일 월 8800원에 부가 회선용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한 KT다. 

지배적 사업자로서 유보신고제를 적용받는 SK텔레콤은 현재 과기정통부에 유사한 요금제를 제출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역시 9월 초에 관련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계는 당장 e심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 넘버 서비스'(하나의 계약에 가상번호 포함 2개 번호 부여)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볼 때 두 회선을 사용하려는 고객이 갑자기 많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단말을 많이 팔수록 이득인 삼성전자나 애플이 e심을 도입한 점도 역설적으로 그 수요가 그다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e심 출시가 하반기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과 맞물린다면 업계 '메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한 e심 개통을 통해 저렴한 금융사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이용자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을 매개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교차 판매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신용등급 측정에 활용할 수 있어 금융사들은 초저가 요금제 출시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토스가 이르면 10월에 알뜰폰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토스가 최근 진행한 사전 선호도 조사에 월 2만원에 데이터 5GB(속도제한 5Mbps)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택 항목으로 포함해 파격적인 요금제 출시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5Mbps 1080p(FHD) 화질의 영상 시청도 원활한 속도여서 사실상 '2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라는 평가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고객 편의 관점에서 e심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알뜰폰 시장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소규모 플레이어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요금제와 소비자 경험 혁신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KB리브엠을 운영하는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사도 연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미 이들 사업자가 자사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알뜰폰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우수민 기자(rsvp@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