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 열차타고 캐나다 횡단..고개드니 로키산맥 대자연이 눈앞에
신익수 입력 2022. 05. 15.캐나다 서부에서 동부까지 횡단
1만4000km 연결하는 국영철도
구름이 흘러가듯 시속 50km로
천천히 대자연 만끽하는 여유를
밴쿠버~토론토 잇는 '캐나디안 노선'
통유리로 천장까지 끌어올린 창 통해
도시·숲·호수·대초원 시시각각 즐겨
호텔을 통째로 옮긴 듯한 객실 눈길

대한민국의 100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캐나다의 광활한 대륙을 가장 편하고 수월하게 여행하는 법. 당연히 기차다. 준비할 것? 사실상 몸만 가면 된다. 굳이 챙겨야겠다면, 필수 지참 리스트 정해드린다. 그동안 못했던 가족과의 대화, 읽고 싶은 책,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숨막힐 듯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마음의 여유 등이다.
열차 선택, 고민할 것도 없다. 무조건 비아레일(Via Rail)이다. 이 열차는 캐나다 서부와 동부, 총거리 1만4000㎞를 연결하는 캐나다 국영철도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속도. 정확히 구름 빠르기 수준인 시속 50㎞ 남짓. 천천히 이동하니, 딱 이 속도로 풍광이 눈에 꽂힌다. 사실상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느리니, 마음에 여유도 절로 생긴다. 캐나다 대자연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충분한 셈. 오죽하면 '지상의 크루즈'라는 애칭까지 붙었을까.

비아레일 캐나디안 라인에는 3개 타입의 클래스가 있다. 프레스티지,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 이코노미 등이다.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와 프레스티지 클래스는 럭셔리 그 자체. 열차 안에서 먹고 자는 시간 전부를 즐거움으로 만들어준다. 독립된 공간이 주어지는 언택트 투어가 가능해 엔데믹 시대, 1순위로 마감되는 클래스다. 요리도 특별하다. 열차의 주방에서 셰프가 갓 조리해낸 먹방 코스가 풍경과 버무려진다. 사소한 불편함은 배정된 담당 컨시어지에게 콜을 하면 끝. 여행자는 오로지 풍경만 즐기면 된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위해 2015년 도입한 프레스티지 클래스는 열차에 호텔을 통째 끌어들인 구조다. 프레스티지 카의 2인용 캐빈은 더 넓은 공간과 전망을 확보하고 평면 모니터, 냉장고, 가죽 소파(침대 겸용), 개인 욕실과 화장실까지 완비하고 있다. 사소한 일을 처리해주는 전담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캐나디안 라인 중에 한국 여행객족이 찜한, 최고의 인기 구간도 있다. 밴쿠버에서 출발해 기차에서 1박을 해 캐나디안 로키의 핵심, 재스퍼까지 가는 루트다. 약 20시간이 소요된다. 캐나디안 로키로 향하는 기차여행은 밴쿠버 퍼시픽 센트럴 역이 시작점이다.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체크인도 해야 하고 짐도 부칠 수 있다. 여기서 주의사항 한 가지. 열차 내에서 1박을 하니, 세면도구 등 간단한 짐을 가지고 탈 것.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를 예약했다면 밴쿠버 역에서 라운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수하물 크기도 내가 예약한 기차 좌석 클래스마다 다르니 예약할 때 확인은 필수다.
이 구간 골든타임은 선셋이다. 기다리던 저녁식사 시간이 오면 식당칸으로 가서 만찬을 즐기면 된다. 슬리퍼 플러스 클래스에는 무알코올 음료와 식사가 포함된다.
빵과 수프로 시작되는 코스 요리를 여유 있게 맛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가에 어둠이 내린다. 비아레일의 매력 중 하나는 이렇게 시간에 따라 변하는 캐나다의 깨끗한 하늘을 마음껏,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저녁식사 후 천장까지 유리로 된 파노라마 칸으로 이동하면 끝. 제대로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깜깜한 밤, 파노라마 칸의 불이 켜지질 않아 정전인가, 싶은 찰나, 승무원의 설명이 기가 막힌다. '밤하늘의 달빛과 별빛을 볼 수 있게 실내등을 최대한 줄였다'는 것.
어떤가. 캐나다의 자연 속.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별들을 이정표 삼아 달리는 비아레일은 은하철도999가 검정 은하수를 유영하듯, 달린다. 말이 되는가. 열차가 꿈만 같다니. 종착역이 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 열차 여행이다.
▶ 비아레일 100배 즐기는 팁 = 열차 안 즐거운 삼시 세끼에 시원한 바다 풍경까지 결합된 오션 코스도 있다. 황혼이 질 무렵 몬트리올을 떠난 열차는 퀘벡 시티를 지나 작은 소도시들의 불빛이 가로등처럼 깜박이는 밤을 관통한다. 새벽녘부터가 오션 타임이다. 퀘벡주(州)에서 출발해 뉴브런즈윅주(州)와 노바스코샤주(州)의 주요 도시를 거쳐 핼리팩스까지 1346㎞를 달려오는 동안 세인트로렌스만의 해안선이 코앞으로 바짝 다가와 있다. 하룻밤을 보낼 르네상스 캐빈 역시 낮 동안의 의자가 밤사이 두 사람을 위한 2층 침대로 변신한다.
매일경제신문·캐나다관광청 공동 기획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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