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징표로서의 '표적'
(이한수, '신약은 성령을 어떻게 말하는가' 중에서 부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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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은 실재(reality) 자체가 아니다. 실재를 가리키는 표시일 뿐이다. 역사 속에 들어와 있는 실재는 하나님 나라이다. 역사 속에 뚫고 들어오는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나타내기 위해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의 복음 선포 행위에 기사와 표적들이 동반되어 나타났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런 기사와 표적들은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 현장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복음이 전에 전파된 적이 없는 선교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가 그곳에 임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표로서 기사와 표적들이 많이 행하여졌다(막 16:20).
하나님 나라가 전에 소개된 적이 없는 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통해 힘 있게 임하고 있는 하나님의 통치를 확증해 주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전도자들을 통해 귀신들이 쫓겨나가고 질병들이 치유되는 기사와 표적들이 나타나게 하셨다. 하지만 일단 천국 복음이 전파되고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무리들이 교회를 형성하고 자리를 잡아 갈 때, 신약 저자들이 점차 하나님의 말씀에 강조점을 두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수께서도 자신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도마에게 가시적인 증거들을 보지 않고 믿는 자는 더 복되다고 말씀하셨다(요 20:29). 하나님 나라를 이미 경험한 자들은 자신의 믿음의 실재를 논증하기 위해 더 이상의 가시적인 증거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이 기사와 표적들을 따라다니기보다는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더 풍성하게 경험하는 일에 자라 갈 필요가 있다.
복음이 처음 선포되는 현장에서 복음의 말씀을 뒷받침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가시적으로 증거하는 기사와 표적들이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신약 저자들은 그것들이 사도 시대 이후에 중지될 것으로 내다보지 않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통치역사는 사도 시대에 국한된 과거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복음 선포를 통해 현재화되고 있는 사건이라면 그것의 한 부분인 치유 기적들도 복음 선포 현장에서 지속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단 복음을 듣고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한 신자들은 천국의 실재를 논증할 객관적 증거(기사와 표적)들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침투한 거짓 사도들이 '환상과 계시'와 같은 초자연적 은사들에 대하여 시위하는 것을 논박하기 위해 자신도 '할 수 없이' 자신이 경험한 환상과 계시를 진술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자랑하는 일이 '무익하고'(고후 12:1), '어리석은'(11절)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울이 도리어 자랑하는 것은 자신의 복음 설교를 통해 고린도인들이 변화를 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과(고후 3:1-3) 그리스도를 위해 온갖 고난과 핍박을 당했지만 자신의 약함을 통해 사람들을 살리는 부활의 능력이 나타났다는 것이었다(고후 12:5-10). 그는 자신의 독자들이 그리스도를 닮은 존재들로 변화되도록 말씀목회(교육목회)에 주된 강조점을 두는 것이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기사와 표적들은 말씀 선포와 더불어 하나님의 나라가 역사 속에 뚫고 들어온 현재적 실재라는 것을 보여 주는 가시적 증거로서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 현장에서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고 신약의 저자들도 그렇게 기대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단 복음 선포를 받아들여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한 자들에게 그것의 실재를 논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표적과 기사)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복음을 받아들인 무리들이 교회를 형성하여 자리를 잡아 가면서 기사와 표적들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확증된 현상이다.
기사와 표적들은 믿는 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전에 천국이 들어선 적이 없는 곳에서 복음이 선포되고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기 시작하는 곳에서 천국의 가시적 징표로서 기사와 표적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물론 그것들이 점차 희소해지고 초자연적 은사들이 고갈되는 데는 역사적/문화적/실존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저자는 이런 요인들 외에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관련하여 '표적'이 갖는 역할에 주목하였다. 교회가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에서 말씀에 초점을 둘 때, 기사와 표적들이 덜 나타나고 희소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이한수, '신약은 성경을 어떻게 말하는가',이레서원, 2002, pp. 41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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