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된 계시 - 성경
자연계에 나타난 하나님 계시는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의 일하심을 나타낸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일반 계시는 불완전하여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을 섬겨야 하며 죄인이 구원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들의 백합꽃을 보면서 하찮은 들꽃을 곱게 입히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되고, 공중의 새를 바라보면서 농사도 추수도 아니하는 참새를 먹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나 구원의 길을 발견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자연 계시이다. 특별 계시인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 자신을 분명히 나타내 주셨다(요 1:18). 자연과 그리스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계시가 기록된 말씀, 즉 성경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으며(요 6:39; 눅 24:27), 그리스도는 말씀 그 자체이시다(요 1:1). 모세로부터 모든 선지자들이 그리스도에 대하여 증거하고 있으며 사도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중심으로 기록한 것이 성경이므로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 그가 주시는 구원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딤후 3:15). 구약이 1,500여년 동안 기록되었고 신약이 100여년 동안 기록되었으며, 구약은 26명의 기자들에 의하여, 신약은 9명(히브리서는 기자가 분명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데 만일 바울 사도가 기록했다면 8명)의 기자에 의해 기록되었다. 1,600년이란 긴 기간을 걸쳐 기록되었고 성경을 기록한 35명 (또는 34명)의 직업과 기록한 장소가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경 전체의 흐름과 내용이 통일성이 있고 한결같이 그리스도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성경의 진정한 저자가 하나님이시며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계시하기 위하여 주신 책 즉 하나님의 말씀임을 발견하게 된다. 성령의 감동을 통해 기록되었고(딤후 3:16), 성령의 역사로 한 책으로 엮어진 성경은(사 34:16) 죄인의 구원과 인간의 바른 삶을 계시하고 있다. 또한 진리에 관해 서나 하나님에 관하여 어떤 사람의 주장이나 학설이 정당한가를 판단하는 표준이 된다. 누가 직통 계시를 받았다던가 자기의 말이 옳다고 주장할 때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성경이다. 교황의 판단이 이단과 정통, 비진리와 진리를 가리는 표준이라고 천주교에서 주장할 때 루터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만이 최종의 권위이며 절대적인 표준이라고 주장했다.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란 구호가 갖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표준이 성경이다. 성경대로 믿어야 구원에 이르며 성경대로 살아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올바른 성도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성경을 바로 알기 위하여서는 성경을 많이 읽고 듣는 일이 필요하다. 어느 집에서 오래간만에 가정 예배를 드리는데 성경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성경을 찾아 꺼내 오던 아이가 그 책을 가리키며 물었다. "엄마, 이 성경책은 누구의 책이예요?" 이 때 엄마는 "그야 물론 하나님의 책이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이는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읽지도 않고 사용도 안하는 책이라면 책의 임자인 하나님께 돌려 드리세요"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책인 성경을 단순히 가지고 있는 것이나 들고 다니는 것으로 얻는 유익이 무엇인가. 성경은 신자의 영혼을 살찌게 하는 영적인 양식이며(마 4:4), 인생의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빛이며 등불이다(시 119:105). 젖먹는 아이가 어머니의 젖을 사모하듯 신령한 양식인 말씀의 젖을 먹고 그 안에서 살아갈 때 신자의 영혼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게 되고 그 삶은 향기 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성경은 개인의 구원과 성장 뿐 아니라 교회의 건강과 성장에도 필수적이다. 성경이 계시하는 진리를 받아 믿고 전하는 교회가 건전한 교회이며, 말씀에 기초한 교회가 흔들림 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계시 대신 인간의 이성(理性)을 더 높은 위치에 두는 것이 인본주의이고 자유주의이다. 계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에 의하여 하나님을 발견하려 하고 진리의 표준이 성경이 아니라 이성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본주의도 문제이지만 극단의 신비주의에 빠져 환상을 보았다거나 무슨 음성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성경을 넘어서려는 주장도 위험하다. 그래서 칼빈은 성경이 가는 곳까지 가고, 성경이 서는 곳에 서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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