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신학

[스크랩] E.H.Carr가 바라본 역사

하나님아들 2018. 5. 26. 00:01

E.H.Carr가 바라본 역사  

 

 

 



●E.H.Carr가 바라본 역사

1. WHEN·WHERE - 역사가가 속한 시대상황 속에서
2. WHAT - 취사선택된 과거의 사실
3. H O W - 관계의 객관성 확보를 통한 역사연구
4. W H Y - 이성의 확대를 통한 사회의 진보를 위해
5. W H O - 책임감이 수반된 관계의 객관성을 이루어 가는 역사가

<역사란 무엇인가>의 제2판 서문에서 E.H.Carr는 본인을 저항적 지식인(intellectual dissdent)으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호칭은 당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를 주도하던 회의주의와 비관주의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던 저자의 집필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저항적 지식인으로서 Carrrk 제시한 절망적 세계관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은 역사는 무엇이어야 하며 역사가는 어떠해야 하느냐에 대한 주관주의적 접근 방법이다.

Carr가 제시한 주관적 접근의 핵심은 - 역사적 사실의 객관성에 대한 상호주의적 해석, 진보의 과정이자 진보의 동인이 되는 역사, 이에 수반되는 역사가의 책무 - 의 세가지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arr는 역사적 무한한 진보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타당화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육하원칙(6wh)에 의거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WHEN·WHERE - 역사가가 속한 시대상황 속에서

절대절명의 객관적 역사는 발견될 수도 인정될 수도 없다. 그것은 역사는 역사가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연구되며, 역사가는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의 산물인 동시에 그 사회의 의식적·무의식적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사건에 대한 해석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그런데 만약, 어떤 역사가가 자신은 변하지 않는 동일한 세계관과 가치관을 지니고 역사를 바라본다고 자부한다면 이것은 그가 자신이 영유하는 시·공간적 배경을 초월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셈이 된다. 이러한 역사가는 역사는 움직이는 행력이며 역사가 자신도 그 행렬 속에서 함께 행진하고 있는 존재임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행렬이 언제 어떠한 방향으로 이동해 갈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역사는 인과론에 못지 않게 우연에 의해서도 지배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의(자신이 속한 세대)의 흐름·상황을 명확히 이해할 때 자신의 상황을 넘어서는 능력, 즉 다른 시대의 사고방식·가치관에 대한 본질적 이해도 가능해 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WHAT - 취사선택된 과거의 사실

역사는 '과거의 사실에 대한 해석적 기록이다'라는 정의는 역사가 과거의 사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여기에 '객관화된'이라는 수식어를 붙어 '객관화된 과거의 사실'이라고 재정의 하면 역사의 대상에 대한 문제는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되는 듯 하다.그러나 역사에서 - 넓게는 사회과학에서 - 객관성의 의미는 자연과학의 그것과 다르기에 객관하된 과거의 사실이라는 역사의 대상에 대한 논의는 획일적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 역사에서의 객관성은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을 바탕으로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역사의 대상인 과거의 사실은 선택되어 지도록 어느 곳에 우두커니 객관화된 상태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에 의해 그의 시·공간적 사회상황과의 관계과정을 거쳐 서서히 객관화되어 가는 것이다. 결국 기록된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 산물이다.

3. HOW - 관계의 객관성 확보를 통한 역사연구

<주관주의적 역사연구에서 확보되는 객관성>

위에서와 같이 역사연구에서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인식의 불가분성을 인정하는 한 역사의 상대성에 대한 회의주의에 빠질 염려가 있다. 이러한 회의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은 역사에서의 객관성을 사실의 객관성이 아닌 관계의 객관성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관계의 객관성이란 과거와 현재 사회의 대화를 통해 확보될 수 있다. 불변하는 객관적 진리를 인정하는 대신 연구자가 토대로 하고 있는 사회상황과 연구대상인 과거와의 간 주관적 의사소통에 의해 역사적 사실들은 객관화되어 가는 것이다. 역사연구에서 관계의 객관성 확보란 의미는 사회와 개인, 역사와 도덕의 긴장상태를 이해하는 다음과 같은 시각에 의해서 분명해 진다.

◎ 사회와 개인의 긴장상태를 해소하는 역사연구

역사에 있어 개인과 사회는 상호 필수적이며 보완적 관계에 있다. 역사과정에서 창조적 개인의 역할과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만, 그 이전에 그러한 개인이 영위하는 사회적 삶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역사가 또한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적 토양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연구는 고립된 현재의 개인과 과거의 개인의 대화가 아닌 오늘의 사회와 어제의 사회의 대화이다. 위에서 밝힌 관계의 객관성은 이렇듯 개인을 사회의 산물로 받아 들일 때 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

◎ 역사가의 도덕적 판단

위에서 관계의 객관성은 연구자의 토양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토대로 연구대상의 토양을 이해할 때 확보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역사연구가 일체의 가치판단 문제에서 진공상태에 존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역사가가 역사적 현상을 평가할 수 있는 초역사적인 도덕적 기준을 정립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지만 역사가는 모든 가치에 역사적 제약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역사가의 가치판단에서 유의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도덕적 판단은 앞에서 밝혔듯이, 사회체제나 제도에 대한 것이어야 하며 그것을 만들어낸 개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역사가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통해서 사회진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 과거의 단죄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 WHY - 이성의 확대를 통한 사회의 진보를 위해

그렇다면 관계의 객관성을 확보하여 역사를 연구하는 궁극적 이유는 무엇일까 ? 인과이론의 결정론에 사회적 상황이라는 합리적 근거를 더하여 회의적·절망적 결론을 보다 당연시하기 위한 것일까 ?

절대적 사실과 진리를 부인하고 상호주관적 객관성을 채택하는 이유는 역사연구를 통해 사회의 진보를 이루려 하기 때문이다. 진보는 추상적 용어이다. 한 시대가 추구해야 할 목표들이 역사 밖에서 그때그때 제시된다거나 그 목표가 지상천국, 인간완전성의 도달 등을 의미해야 한다면 진보에 대한 신념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또한 역사에서의 진보는 동시적이며 동일한 것도 아니다. 진보는 오로지 인간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에 대한 신념을 의미한다. 그 발전의 방향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내용이 무엇인지는 역사연구를 통해 밝혀 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섣불리 역사적 진보의 종말을 논하는 것은 진보에 대한 편협한 믿음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사건으로서의) 역사는 본질상 변화이며 진보이고, 진보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끄는 것은 역사연구(기록으로서의 역사)이다. 진보로서의 역사는 관계의 객관성을 확보하여 사회안에서 방향감각을 찾아낼 때 이루어질 수 있다.

5. WHO - 책임감이 수반된 관계의 객관성을 이루어 가는 역사가

위에서 역사는 역사가가 살고 있는 시대상황에 대한 통찰을 근거로 한, 주과적 의식에 의해 선택된 과거의 사실들에 대해 관계적 객관성을 부여하여 균형잡힌 건전한 미래에 대한 전망, 즉 진보의 방향을 결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그렇다면 이러한 작업의 주체인 역사가는 어떠해야 하는가 ? 역사가들은 절대적 객관성을 탐색하고 인과론적 결정론에 따른 성급한 절망론을 펼칠 때 보다 표면상으로는 수월해 졌다고 볼 수 있다. 주관적 인식의 개입이 인정됨으로써 절대적 해답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적 객관성이 포기될 때, 즉 객관성의 의미가 관계의 획일화 된 답을 예정하지 않을 때에는 누구나 도전하여 나름대로의 결과를 도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것에 책임을 질 수 있기 위해서는 동시대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시대의 고민을 체화할 수 있는 감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통찰력과 감성을 수반한 역사가에 의해 도출된 객관적 역사에 의해 비로소 사회의 진보방향은 구체화 될 수 있다. 역사연구를 통해 미래사회가 나아갈 진보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가는 끊임없는 관계의 객관화 작업을 통해 또 다른 진보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 행 복 충 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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