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운 교회
사도행전 2:42-47
오늘은 우리교회 창립 47주년 기념주일입니다. 우리교회는 1967년 10월 4일에 중곡동 산 1번지에 있던 김진영
씨 가정에서 기도회를 가지고, 4일 뒤인 10월 8일에 박병선 장로 댁 마루방을 빌려 예배처소로 정하고, 8명이
모여서 첫 예배를 드림으로 창립되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10월 둘째 주일을 창립기념주일로 지킵니다.
우리교회는 창립 이후 하나님의 은혜로 계속 발전하는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교회를
기뻐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교회의 존재 이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우리
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저희 반을 담임하신 분은 국어Ⅱ를 가르치신 이창순 선생님이셨습니다. 이 분은
수업시간 마지막에 숙제를 잘 내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관현악은 무엇이며, 교향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시간이 되면, 선생님께서는 그 날 날짜나 그날과 관련된 의미 있는 숫자가 자기 번호인 학생에게 숙제
해 온 것을 발표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선생님께서 지명하신 번호의 학생들이 숙제를 해 오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때 선생님께서는 웃으시며 “이놈아,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疎而不漏)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뜻은 ‘하늘이 친 그물은 크고 넓어서, 얼른 보기에는 엉성해 보이지만, 그 그물에서 빠
져 나가지 못 한다’입니다. 이 말은 명심보감 천명(天命)편에 나오는데, 노자 73장에 실려 있는 글을 변형한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일들을 통해 삶의 자세를 저희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서는 저희들이 영원히 잊지 못할 중요한 삶의 자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날, 선생님께서는 칠판에 세로로 사람 인(人)자를 5개 쓰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그 날, 저는 이 말의 뜻을 잘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계속 저를 돌아보게 하는 가르침이 되었
습니다. 이 가르침은 우리 교회에게도 해당됩니다. 왜냐하면, 이 가르침은 ‘교회라고 다 교회냐, 교회가 교회
다워야 교회지’라고 우리에게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교회다운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요? 그 해답은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입니다. 초대교회야말로
교회의 원형이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의 교회다운 첫 번째 모습은, 신앙의 기초가 제대로 된 교회입니다.
지금 강동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는 제 바로 아래 동생은 저와 두 살 차이입니다. 그래서 제가 고등학
교 3학년이었을 때에, 제 동생은 1학년이었습니다. 형에게 너무 눌려서 그랬는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공부는 집어치우고 배구부에 들어갔습니다.
가끔 방과 후에 배구부가 연습하는 곳으로 가서, 동생의 모습을 지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제가 본 것
은 항상 같은 것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기초 훈련을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을 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면, 신앙의 기초가 제대로 된 교회였습니다.
어떤 점에서 초대교회는 신앙의 기초가 제대로 된 교회였을까요?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는 모이기를 힘쓴
교회였습니다. 본문 46절에 보면, 초대교회는 성전에서와 집에서 모이기를 힘썼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잘 모이는 일은 어디에서나 중요합니다. 특히 교회는 모이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
라는 말의 희랍어 ‘에클레시아’가 ‘불러모았다’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 교회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집회에 모든 성도가 열심히 참여한다
는 것입니다. 그 열정을 세계 모든 교회가 칭찬하며,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이는 일이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이 너무 바빠졌고, 거의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 있으며, 거리가 멀다는 것 때문에, 과거처럼 모일 수
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교회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점에서 히브리서 저자의 권면은 우리에게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히브리서 10장 25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
라.” 이 구절을 새번역성경으로 읽으면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의 습관처럼,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면 초대교회는 모여서 무엇을 했을까요? 본문 42절에 그 대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문 42절을 보면,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도들의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과 말씀입니다. 이것은 복음이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초
대교회는 모여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운 교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로 교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함께 모여서,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46절
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44절에 의하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했습니다. 그리고 45절에 의하면,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초대교회는 사랑으로 교제한 교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떡을 떼었다’는 것은 성찬예식을 행했다는 뜻입니다. 떡이 성찬예식에서 사용하는 떡을 의미하기 때문입니
다. 성찬예식을 행했다는 것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대교회는 예배를 드릴 때마다
성찬예식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초대교회는 예배하기를 힘쓴 교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로지 기도에 힘썼다’는 것은 기도에 전념했다는 뜻입니다. 요즈음 우리가 쓰는 말로 하면, 열심히 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대교회는 열심히 기도한 교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초대교회는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사랑으로 교제하며,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신앙의 기초를 제대로 세운 교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교회다운 두 번째 모습은,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요즈음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이어트 센터가 세워지는가 하면, 다이어트 식품이나 약도 판매
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집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환불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 때문
입니다. 일정 기간 동안에 몇 kg이상 빠지지 않으면, 환불해 준다는 약속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입니다.
감량에 대한 약속은 변화에 대한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환불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조치입니
다. 하지만 변화가 일어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홍보비를 주지 않아도, 자진해서 홍보합니다. 생기는 것이
전혀 없어도, 침 튀기면서 열변을 토합니다. 변화는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는 두 가지 놀라운 변화를 보여줍니다. 먼저, 본문 43절에 보면, 기사와 표적
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곧 병자가 낫고, 죄인이 회개하며, 절망 중에 있던 사람이 희망을 얻게 되는 개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다음으로, 44절과 45절을 보면, 모든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며, 재산과 소유를 팔아서, 각 사람의 필요에 따
라 나눠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곧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서, 이웃을 섬기는 사랑의 실천자가 되는 공동체적
삶의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교회다운 교회에는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과의 만남은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 교회는 자랑스러운 간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를 통해 주님을 만난 후에 변화된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회를 통해 변화된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가끔씩 나타나기는
합니다마는, 과거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의 증인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일이 다양해 졌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으며, 간증에 대한
비중도 많이 약해진 풍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증언이 과거처럼 많이 나타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로
하여금 주님과 만나게 해서 변화되도록 하는 곳이 교회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점에서 에베소서 4장 21절부터 24절에 있는 권면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진리가 예수 안에 있는 것 같이, 너희가 참으로 그에게서 듣고, 또한 그 안에서 가르침을 받았을진대, 너희
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임에 틀림없습니다.
초대교회의 교회다운 세 번째 모습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 것입니다.
작가 박범신이 쓴 ‘은교’ 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는 이적요라
는 시인과 이적요의 제자인 서지우, 그리고 은교라는 소녀가 등장합니다.
스승인 이적요가 보기에, 서지우는 한없이 모자라는 제자였습니다. 그래서 이적요가 서지우에게 자신이 쓴
소설을 서지우가 쓴 것으로 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서지우는 다소 고민이 되었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적요가 쓴 소설이 세 번 서지우의 이름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서지우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다음에도, 서지우는 후속 작품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스승인 이적요의 발표하지
않은 단편소설 하나를 몰래 훔쳐서, 자기 이름으로 발표해 버렸습니다. 이 일을 안 이적요는 몹시 화를 내고,
서지우를 향해 “도둑놈”이라고 욕을 했습니다.
나중에 이적요는 세상을 떠나면서 유서를 남겼습니다. 대학노트에 만년필로 쓴 글이었습니다. 이적요는 그 글
에서 서지우의 이름으로 발표된 소설들이 자기 것임을 밝혔습니다. 물론 이 유서는 은교가 모두 태워버려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적요의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왜 이적요는 죽으면서 자기 작품을 되찾으려고 했을까요? 작가는 제자 서지우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라고 흘립
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원초적인 본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자기 영광을 되찾으려는
욕망 때문인 것입니다.
창작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자기가 만든 것으로 영광을 얻으려고 합니다. 소설가는 자기 소설로, 시인은
자기 시로, 화가는 자기 그림으로, 조각가는 자기 조각으로, 사진작가는 자기 사진으로, 서예가는 자기 서예
로, 작곡가는 자기 음악으로, 요리사는 자기 요리로 영광을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모든 것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모든 피조물은 하나
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도 하나님께서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본문에 나타나는 초대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였습니다. 본문 47절에 보면, 초대교회는 하나님을
찬미했으며,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신 교회였
습니다.
하나님을 찬미하는 것이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것이나, 구원의 방주 역할을 감당하는 것 모두 하
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교회다운 교회는 초대교회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
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 교회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교 초기부터 우리나라 교회는 교육, 의료,
봉사, 문화 등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주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습니다. 교회가 분열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더니,
어느새 세습 문제, 금전문제, 성문제 등으로 확대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습니다.
물론 다수는 괜찮은데, 소수가 항상 문제를 일으켜서 그렇다고 변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소수도 주님
의 몸 된 교회의 지체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점에서 고린도후서 4장 15절에 있는 가르침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는 모든 것이 너희를 위함이니, 많은 사람의 감사로 말미암아 은혜가 더하여 넘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
리게 하려 함이라.”
이 구절을 새번역성경은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서, 감사하
는 마음이 넘치게 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말씀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처럼 초대교회를 통해 나타나는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은 신앙의 기초가 제대로 된 교회이고,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는 교회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교회가 어떤 교회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교회도 교회다운 교회라고 생각
하십니까?
오늘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우리교회도 교회다운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 신앙
의 기초가 제대로 된 교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는 교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우리교회를 교회다운 교회로 만들어가는 초석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사도행전 2:42-47
42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43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2)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또는 이적
44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45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46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47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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