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8-13(교회의 일꾼)
성경본문 디모데전서 3:8-`13
8. 이와 같이 집사들도 단정하고 일구 이언을 하지 아니하고 술에 인박이지 아니하고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고
9.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할찌니
10. 이에 이 사람들을 먼저 시험하여 보고 그 후에 책망할 것이 없으면 집사의 직분을 하게 할 것이요
11. 여자들도 이와 같이 단정하고 참소하지 말며 절제하며 모든 일에 충성된 자라야 할찌니라
12. 집사들은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일찌니
13.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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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처| 이정선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사도들에 의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었을 때, 교회에 일꾼들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데반과 빌립 등 일곱 사람을 집사로 선출했습니다(행 6:5-6). 스데반은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고, 빌립은 바울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가장 열성적이고 탁월한 전도자였습니다. 이 집사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예루살렘 교회는 조직이 정비되고 사역이 질서와 규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전통이 되어 교회에서는 평신도 가운데서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을 집사로 세워 교회 안팎의 제반 업무를 담당하게 해 왔습니다.
집사(deacon)라는 단어는 헬라어에서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인데, 종이라는 뜻입니다. 섬기는 사람, 봉사하는 직책이 집사인 것입니다. 교회는 그 시작부터 섬기는 일을 매우 귀하고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세상에서는 종이라고 하면 가장 낮고 천하게 생각되겠지만, 교회에서는 섬기는 일이 최고의 미덕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머리이시고 우리의 믿음의 주 되신 예수께서 자신의 역할을 섬기는 것이라고 천명하셨기 때문입니다(마 20:28). 그래서 교회라는 조직 안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는 정신이 교회를 구성하는 이념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일꾼들을 세우면서 디아코노스, 즉 섬기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게 된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2장에서 사람마다 각각 다른 은사를 받는다고 하면서, 예언하는 은사, 섬기는 은사, 가르치는 은사, 다스리는 은사 등을 언급합니다(롬 12:6-8). 잘 섬기는 것은 은사 중 하나입니다. 즉 하나님이 특별히 내려주신 능력인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잘 섬기는 은사를 가진 분들을 선출해서 중요한 직책을 맡기게 되는데, 결국 그분들이 교회의 지도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종(servant)이 지도자(leader)라는 매우 역설적인 원리가 성립됩니다. 군대에서는 용맹한 장수가 지도자가 됩니다. 학교에서는 뛰어난 학자가 지도자입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잘 섬기는 종이 지도자입니다. 이것은 우리 주님께서 자신의 삶과 사역으로 보여주시고 실천하셨던 원리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상징적인 사건으로 아주 강하게 이 원리를 확립하셨습니다(요 13:14). 그러니까 교회에서는 잘 섬기는 것이 가장 영광스럽고 존중되어야 할 일이라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집사로 뽑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다음 문제가 되겠지요? 당연히 잘 섬기는 사람을 뽑으면 되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회의 직분이라는 것은 단순히 기능만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의 지도자로서, 일꾼으로서, 합당한 자격과 자질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가 여기서 집사의 자격으로 열거하고 있는 이 덕목들은 그저 생각나는 대로 좋은 말을 이어 붙인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교회를 세우고 섬기면서 일꾼을 세웠던 경험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령께서 이 편지를 쓰는 바울에게 감동(inspiration)하셔서 오류가 없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록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하나님이 교회의 일꾼들에게 요구하시는 자격요건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세상의 다른 조직이나 기관에서는 일을 맡기는 가장 주요한 기준이 능력입니다. 시험을 보고 면접을 하는 것은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교회의 일꾼들에게도 능력이 요구되겠지만, 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교회의 일꾼들이 하는 일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고,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죄인을 불러 회개에 이르게 하여 구원을 얻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에이전트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구체적으로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는 자연 상태의 인간, 즉 죄의 영향과 능력 아래 있는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거룩하고 의로운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교회의 일꾼들은 그런 변화를 이끌고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일꾼이 되기에 합당한 사람은 그런 변화를 겪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바울이 언급하고 있는 자질들은 자연 상태에 있던 사람이 변화된 상태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여기 나오는 자질들의 반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인간의 죄성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방종하고 제멋대로 사는 모습입니다. 그러던 사람이 예수 앞에 나와서 옛 습관들을 버리고 거룩한 양심에 따라 사는 삶의 모습이 여기서 바울이 말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5장 17절에서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선언합니다. 새로운 피조물이란 먼저 신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죄로 인해 멸망하게 된 죄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가 대신 치르신 죗값의 결과로 죄를 용서받고 의인으로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죄인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 즉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분의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거지가 왕자의 신분으로 바뀌었다면 거지의 옷을 벗고 왕자의 옷을 입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죄인의 신분에서 의인으로 바뀌었다면 죄인의 행실과 삶을 버리고 의인의 삶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거기까지 이르러야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집사의 직분을 맡기에 합당한 사람의 자질은 먼저 단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단정하다는 말은 말쑥한 외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품위나 존엄성(dignity)을 의미합니다. 인품이 뛰어나서 존경할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구이언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말하고 저기 가서는 저렇게 말하는 사람은 신뢰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신실하고 한결같아야 하나님의 교회를 수종드는 직분을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술에 인박인 사람, 알콜에 중독되거나 마약을 복용한다면 온전한 정신으로 교회를 받들 수 없습니다.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유난히 돈 앞에 치사한 사람, 또는 돈 되는 일이라면 양심도 팔고 영혼이라도 팔 사람에게 교회의 일을 맡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믿음이 비밀이라고 말해지는 이유는 누구나 다 손쉽게 믿음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교제하고 영적 세계를 살아가는 것은 믿지 않는 사람이 볼 때 정말 알 수 없는 비밀일 것입니다. 그 믿음이 이제 깨끗한 양심으로, 깨끗한 행실로 증거되는 사람이어야 집사의 직분을 맡길 수 있습니다.
11절에는 여자들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것은 초대교회부터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없이 시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울의 사역을 도왔던 충실한 일꾼들 중에는 여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에서 만나 평생의 동역자가 된 사람들이 있는데,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입니다(행 18:2). 그런데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이렇게 아내의 이름이 앞에 언급되는 것으로 보아 브리스길라가 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겐그리아 교회의 일꾼 뵈뵈(롬 16:1), 바울과 감옥에 함께 갇혔으며 여자 사도로 여겨지는 유니아(롬 16:7) 등을 비롯해서, 많은 여성들이 교회에서 중요한 직분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여자들에게 요구되는 집사의 자격은 단정함과 아울러 참소하지 않는 것입니다. 참소란 말로 다른 사람을 흉보는 행위입니다. 좋은 말,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만 하기도 바쁜데, 흉보고 트집 잡는 말을 하고 돌아다녀서는 교회를 섬길 수 없습니다. 말은 인격의 표현입니다. 말이 많으면 허물도 많아집니다(잠 10:19). 또 집사는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성질난다고 그대로 성질내버리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그런 줄 알라는 식으로 행동해서는 교회에 덕을 세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절제는 온유함과 같은 의미가 됩니다. 절제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충성된 자여야 합니다. 작은 일에 충성한 사람이 큰 일에도 충성할 수 있습니다.
집사들은 또한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정이 평안하고 안정되어야 밖에 나가서도 마음 놓고 힘 있게 일할 수 있습니다. 또 밖에서 일하고 피곤한 몸과 마음을 쉬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가정입니다. 더욱이 가정은 리더십을 배우는 곳이고, 리더십에 순종하는 것을 배우는 곳입니다. 또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곳입니다. 즉 사회나 조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교회의 일도 신실하게 잘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섬기는 종으로 직분을 잘한 자들은 보상을 받게 되는데, 아름다운 지위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큰 존경을 받게 된다는 말입니다. 신실하고 충성스럽게 일하는 사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습니다.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가운데 믿음에 큰 확신을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믿음과 봉사는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습니다. 믿음이 있어야 봉사를 할 수 있고, 또 봉사를 해야 믿음이 성장합니다. 그렇게 충성한 일꾼들에게는 우리 주님께서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마 25:21)라는 칭찬을 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의 일꾼을 선출하게 되었습니다. 허리를 동이고 팔을 걷어붙이고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수고할 일꾼을 뽑는 것입니다. 오늘 선출될 장로, 집사, 권사님들께 하나님께서 성령과 지혜를 충만케 하셔서 큰 능력으로 앞장서서 교회를 이끌어가게 하시고,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을 품고 기쁨으로 함께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이 모든 일 위에 하나님께서 간섭하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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