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으로 살아온 한국인의 식탁 위에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음식, ‘빵’.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한 한 끼이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빵을 먹기 위한 여행’,이른바 ‘빵지순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전통의 향수를 간직한 오래된 빵집부터SNS에 입소문이 난 지방 소도시의 독특한 빵집까지.
EBS<한국기행>이
전국 곳곳을 누비며 빵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5부작 다큐멘터리 <빵지순례>로 담았다.
EBS<한국기행> 5부작 빵지순례. 엄선된 전국 빵집이 소개된다.
첫번째 빵집은 전북 완주군 화산면에 있는 한 무인 빵집을 찾는다.
주인은 보이지 않지만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는 빵집 덕분에 논과 밭뿐인 한적한 시골 마을에 요즘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년 전, 도시 생활을 접고 귀촌한 최미경 씨는 문화공간 운영을 위해 빵을 팔기 시작했다. 빵에 대한 진심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마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사람을 반기는 따뜻한 인사 대신, 고소한 빵 냄새가 손님을 맞이하는 이 마을.
두 번째 주인공은 술빵이다. 전남 목포의 ‘도깨비시장’이라 불리는 구 청호시장.
이른 새벽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빵집이 있다. 기다림 끝에 손에 쥐는 것은 전통 발효 방식으로 만든 ‘술빵’이다. 20년째 술빵을 빚어온 임상배·최은혜 부부는 가격을 한 번도 올린 적 없다.
남편 상배 씨는 젊은 시절 사고로 삶의 기로에 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술빵 덕분이었다. 술빵을 빚으며 살아온 시간, 그리고 부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시작을 함께 따라가 본다.
전남 목포 도깨비사장의 술빵.
세 번째는 충남 금산의 한 산골 마을의 컨테이너 빵집이다.
구불구불한 길 끝에 자리한 빵집은 농부이자 제빵사인 황선학 씨가 매일 아침 직접 키운 밀을 갈아 빵을 만든다. 돼지감자, 인삼, 깻잎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빵은 건강함과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그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고령의 어머니다. 어머니를 위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빵, 그리고 아들과 어머니가 공유하는 따뜻한 기억이 화면에 담긴다.
황선학씨의 통밀빵
그 다음은 빵집에서 빠지면 섭섭한 쫄깃쫄깃 찹쌀떡이다.
경북 상주에서 52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동네 빵집. 성춘택 제빵사는 매일 새벽 3시에 가게 문을 연다. 그의 대표 메뉴는 ‘찹쌀떡’.상주산 찹쌀을 세 번 곱게 갈아 만든 반죽에 화로에 구운 밤과 좁쌀을 더해 완성된다. 2년 전, 큰아들 민수 씨가 기술을 배우기 위해 가게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까다로운 기준과 장인정신은 아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찹쌀떡 한 조각에 담긴 부자의 뚝심과 세월, 그 시간을 기록한다.
성춘택 제빵사의 찹쌀떡.
‘빵지순례’의 중심지로 불리는 대전.
600여 개가 넘는 빵집이 모여 있는 이 도시는 그야말로 ‘빵의 도시’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소금빵으로 주목받고 있는 30세 제빵사 전소현 씨의 가게가 인기다.
전공자가 아니었던 그는 빵에 대한 열정 하나로 4년 만에SNS인증샷 명소를 만들어냈다.
한 자리에서 32년간 단팥빵을 만들어온 정인구 제빵사의 빵집도 여전히 성황이다.
직접 팥을 씻고 삶는 고집스러운 정성과, 단팥빵에 담긴 그의 인생 철학이 돋보인다.
<빵지순례>는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매주 평일 밤 9시 35분,EBS1에서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