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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신문 읽고 명상하듯 필사 쇼츠에 질린 MZ, 종이로 복귀

하나님아들 2025. 3. 12. 00:05

매일 신문 읽고 명상하듯 필사 쇼츠에 질린 MZ, 종이로 복귀

 
이호준 기자
입력 :  2025-03-11

 

 

매일 아침에 종이신문 읽고
SNS 계정에 주요기사 정리
"필수 정보들만 엄선한 신문
온라인 뉴스와 확실히 달라"
최근 서점가엔 필사책 불티
올해 들어서만 20여권 출시

◆ 종이매체의 귀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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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신문' 인스타그램은 여느 계정과 다르다. 여행 사진, 카페 사진, 음식 사진이 아니라 신문 사진으로 가득하다. 계정 주인인 진예정 씨가 일주일에 6일 발행되는 신문을 읽고 흥미로웠던 기사를 남기는 공간이다. 신문 6개를 두고 1면만 찍어서 올리는가 하면, 추천할 만한 기사는 밑줄을 긋고 단상과 분석을 함께 공유하기도 한다. 6일신문 계정 팔로어는 4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북카페 '반월'에서는 일주일에 5번씩 독서클럽 '클로버' 모임이 열린다. 독서클럽 총 회원 수는 1000명이 넘고, 매주 월~목요일, 일요일에 열리는 모임에는 매번 10명가량이 모인다. 각자 가져온 책을 읽고 내용을 공유하거나, 일상과 연관 지어 토론하기도 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종이 매체가 부활하고 있다. 11일 출판 업계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책과 신문 독후감을 공유하고, 오프라인에서 독서 모임이 활발히 생겨나고 있다 . 텍스트를 읽는 게 멋있다는 의미의 '텍스트힙(Text Hip)'을 비롯해 '독파민(독서 도파민)' '오독완(오늘의 독서 완료)' 같은 신조어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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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을 읽고 인증 사진을 남긴 인스타그램 운영자. 인스타그램 claire.j.kim

온갖 재밌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가득한데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종이 매체가 뜨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매력으로는 종이 매체의 진중함과 신뢰가 꼽힌다. 6일신문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진예정 씨는 "클릭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온라인 기사가 싫어 종이 신문을 다시 읽게 됐다"며 "가십성 온라인 뉴스와 달리 신문은 최소 몇 시간은 숙성되고 엄선된 기사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 펼치면 경제·부동산처럼 어렵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내용을 읽게 되는 것도 신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독서 모임 회원 강미나 씨는 "자기 전에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즐겨 봤는데, 다음 날 아침에 피곤해서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에 반해 독서 모임은 자극에 중독된 정신을 해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종이 매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도 많다. 미국 하버드대 저널리즘 연구기관 '니먼랩'이 발표한 '2025년 저널리즘 전망' 보고서의 저자인 에이미 라인하트 AP통신 인공지능(AI) 전략 수석은 "올해 인쇄 출판물의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쇄물은 사람을 도파민 자극에서 해방시키고, 더 중요한 것을 생각하고 느끼도록 만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 소재 언론사 '디 어니언(The Onion)'은 최근 10여 년 만에 종이신문을 복원했다. 종이 매체 인기와 더불어 필사 열풍도 불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필사 관련 책이 82권 출간되며 전년보다 43.9% 늘었다. 올해에는 1~2월 두 달 만에 25권이 출간됐다.

[이호준 기자 / 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