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曹溪山(884m)
좌우 대칭의 모양을 갖춘 산이다. 가운데 장막골을 축으로 양쪽 산줄기와 물줄기들이 반대방향으로 같은 수로 뻗어 있다. 산세가 유순해서 어디 한 군데 모난 구석이 없다. 기암괴석과 협곡이 빚은 절경은 없지만 숲속에 안기는 즐거움이 있는 산이다.
조계산이 명산 반열에 오른 건 기슭에 있는 두 군데 가람 덕분이다. 승보사찰 송광사와 태고총림 선암사다. 들머리는 선암사와 송광사 산문 가운데 마음 가는 곳을 따르면 된다. 산행은 두 명찰을 잇는 순례길이 대표적이다. 송광사~송광굴목재~선암굴목재(큰굴목재)~선암사로 이어지는 동서 횡단로는 정상과 주능선을 거치지 않는 산길이지만 양대 사찰답사와 숲길 산행에 이어 산중 주막에서 보리밥 먹는 즐거움이 더해지는 코스다. 3시간 정도 걸린다.
추천 코스: 송광사~송광굴목이재~선암굴목이재~정상~선암사(3시간)
용화산龍華山(878m)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간동면, 하남면의 3개 면을 끼고 있는 산이다. 이 산에 살던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이다. 북쪽으로 파라호, 남동쪽으로 소양호, 남서쪽으로 춘천호를 끼고 있어 호반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 득남바위, 층계바위, 만장봉, 주전자바위, 작은 비선대 등 기암과 바위가 연이어지는 바위 산행도 일품이다. 용화산 준령과 오봉산 사이에 성불령이라는 고개가 있고, 이곳에 성불사 터가 있다. 성불사 저녁 종소리와 용화산의 안개와 구름, 기괴한 돌, 원천리 계곡의 맑은 물, 부용산의 밝은 달, 죽엽산의 단풍, 구운소의 물고기 등을 예로부터 화천팔경이라 불렀다. 인근에는 삼악산, 구곡폭포, 검봉산, 의암호, 봉의산성, 청평사, 남이섬, 소양댐 등 춘천 비경8선도 있어 산행뿐 아니라 각종 역사 유적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추천 코스: 양통마을~큰고개~정상
~858봉~양통마을 (3시간)
덕항산德項山(1,071m)
어느 산객이 "우리나라에서 그랜드캐니언을 닮은 곳이 있다면 삼척의 덕항산 자암골"이라 했다. 경동지괴傾動地塊(땅이 한쪽 부분만 올라가거나 내려가서, 한쪽은 경사가 급한 절벽을 이루고 다른 한쪽은 경사가 완만해진 지형)의 표본 같은 곳으로 동쪽은 석회암 사면, 서쪽은 1,000m 전후의 고도이면서 평탄하다.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 가운데 석회암층이 가장 많이 노출된 곳이다. 그래서 환선굴, 바람굴, 관음굴 같은 동굴들과 촛대봉, 사다리바위, 나한봉, 수리봉, 금강봉, 미르공 같은 기암들이 즐비하다. 골짜기는 대부분 안개에 차있고 그 사이로 언뜻언뜻 험산과 기암이 드러나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독특한 석회암 지형은 식물들의 생육에도 영향을 미쳐서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야생화가 많이 있는데 국내 특산식물인 홀아비바람꽃, 할미밀망, 갈퀴현호색, 터리풀, 노랑갈퀴, 산앵도나무, 참좁쌀풀, 만리화, 고려엉겅퀴 등이 골고루 자생하고 있다.
추천 코스: 골말~전망바위~사거리 안부~정상~사거리 안부~환선봉~자암재~환선골 입구~골말(5시간)
방장산方丈山(743m)
전라북도 고창 지역과 영산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가다보면 호남평야가 끝나면서 길이 산으로 들어간다. 왼쪽에는 입암산 꼭대기 농바위가 인상적인데 오른쪽으로 장대한 산이 하나 솟아 있다. 방장산이다. 평지에서 불쑥 솟구친 데다 능선들이 일필휘지로 그린 듯 단순명쾌하다. 그만큼 전망이 좋아 고창읍내와 주변 평야는 물론이고 그곳 명소인 모양성까지 그림지도를 보는 듯 생생하다. 갈재에서 벽오봉(640m)을 거쳐 양고살재까지 능선을 종주하면 호남정맥과 변산지맥, 두승지맥, 경수지맥, 태청지맥 등에 박혀 있는 봉우리들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산세가 깊고 계곡의 수량이 풍부해서 크고 작은 폭포가 많다. 한여름에는 편백숲이 울창한 방장산자연휴양림과 용추계곡 코스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산 아래에 석정온천(석정휴스파)이 있어 산행 후 피로를 풀기에도 제격이다. '절집의 원로'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관련은 없다. 백제 때는 방등산方等山으로 불렸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방장산으로 바뀌었다는 게 정설.
추천 코스: 갈재~쓰리봉~서대봉~봉수대~정상~고창고개~억새봉~벽오봉~방장사~양고살재(5시간)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