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교회. 신약교회(6)-사제
종교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 사제 (제사장)제도일 것입니다.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양 측을 중보해야하는 자가 없이는 신과의 교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제가 없이는 종교자체가 존립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상의 모든 고등종교들 뿐만 아니라 샤마니즘이나 토속신앙 속에서 조차도 무당이니 박수니 하는 영매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사제
구약교회에서도 세상의 어떤 종교도 따라올 수 없는 완벽한 사제제도가 존재했습니다.
구약에서 말하는 사제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1.레위지파 아론의 자손이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두 하나님의 백성들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종교적인 일은 직접 할 수가 없고 사제가 대신해 주어야 했기 때문에 그 일을 위해서 아론의 자손이 선택되어졌습니다.
아론의 자손이란 백성중에서 뽑힌 레위 자손들 중에서도 또 뽑힌 자들이기 때문에 이 신분은 고유한 권한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들 외에는 아무도 제삿일을 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왕도 이 신분을 침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울 왕이나 웃시야 왕은 이 업무를 월권하여 스스로 제사를 드리다가 버림을 당하거나 문둥이가 되었습니다. 사제직은 신성 불가침의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제는 절대적으로 인간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 사제는 특별한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일반 사제에게는 특별한 옷이 주어졌습니다.
속에는 가는 베실로 짠 반포를 입고, 겉에는 청색으로 된 긴 옷을 입었는데, 그 옷 가장가리는 청색,자색. 홍색실로 짠 석류와 금방울을 달았고, 베실로 만든 관을 쓰되 거기에는 <여호와께 성결>이라고 쓴 금패를 부착하였습니다.
대 사제는 더 특별했습니다. 일반 사제가 입는 옷에다가 에봇이라는 앞치마 비슷한 것을 덧입었는데 거기엔 홍마노라는 두개의 보석을 장식하였고, 가슴에 흉패라고 하는 특수한 패를 만들어 가슴에 부착하였는데 거기엔 열두개의 보석이 박혀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롭고 아름답게 하되 너는 그것을 네 형 아론과 그와 함께 한 아들들에게 입히고."(출28:40)
이러한 옷은 당시에는 흔히 볼 수 없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옷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특별한 음식이 주어졌습니다. 즉, 백성들이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린 예물들이 그들의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레위인들이 드린 십일조를 먹었습니다. 즉 십일조의 십일조를 먹었던 것입니다.
십일조라는 것이 첫열매를 의미하는 것인데 십일조 중에서도 십일조이니 <첫것중의 첫것>즉, 최상위의 음식을 먹었다는 말인 것입니다.
이렇게 의식주 문제가 특별하게 주어지는 것은 그들의 하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3.그들은 엄한 생활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늬 백성들 보다도 성별한 생활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까다로운 많은 규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포도주나 독주를 마셔서는 안되었고, 소제 예물에는 누룩을 넣지 말고 먹어야 했으며, 화제중에서 주어진 응식은 거룩한 곳, 즉 성막안에서 먹어야 했으며, 시체를 보거나 만지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결혼이나 재혼도 이스라엘 처녀중에서로 제한되었습니다.
이러한 까다로운 많은 규정들 때문에 사제들 중에서는 불의의 죽임을 당한자들도 많습니다.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쟁터에서 나가 죽었고, 나답과 아비후는 제단에서 나온 불에 타서 죽었고, 엘르아살과 이다말은 모세로 부터 꾸지람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구약의 사제들은 인간성을 극복하지 못함으로 인해 사제직을 수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도 죄인이면서 남의 죄를 위해 제사해 주어야 하는 모순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시말해 하나님과 인간의 중간에서 중보하는 사제는 죄가 없어야하는 것이 기본조건인데 이 조건이 망가진 상태에서 하는 속죄제사이니 효력이 있을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의 사제들은 대 속죄일에는 백성의 죄를 위해 제사를 드리기 이전에 먼저 자신을 위한 속죄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것은 모순인 것입니다.
이로서 알게 되는 것은 구약의 제사는 불완전하다는 것입니다. 즉, 완전한 것이 올 때에는 사라져야할 임시적 제도임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가 무식하고 미혹한 자를 능히 용납할 수 있는 것은 자기도 연약에 쌓여 있음이라."(히5:2)
"이런 것은 먹고 마시는 것과 여러가지 씻는 것과 함께 육체의 예법만 되어 개혁할 때까지 맡겨둔 것이니라."(히9:10)
완전하고 참된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
신약교회에는 아론의 자손같은 인간 제사장은 없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완전한 제사장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있으니 승천하신 자 곧 하나님 아들 예수시라."(히5:14)
어떻게 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제사장이신가? 그 자격과 정통성에 대해 히브리서는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1) 멜기세댁의 반차를 좇는 분입니다.
"너는 멜기세댁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시110:4)
구약의 사제는 아론의 자손이어야 했습니다. 아론은 아브라함의 후손입니다. 그런데 신약의 제사장은 아론보다, 아브라함보다도 훨씬 높으신 멜기세댁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십니다.
멜기세댁이 이처럼 높으신 분인 증거는 그가 하나님 아들을 표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족보도 없으며,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 아들과 방불하여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히7:3)
뿐만 아니라 그가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축복은 높은 자가 낮은 자에게 하는 것), 십일조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레위나 아론까지도 아브라함의 허리에서 멜기세댁에게 축복을 받고 십일조를 드린 셈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일찌기 아론보다 월등한 제사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참된 제사장으로 보내시기 위해서입니다.
2)하나님이 맹세하신 분이십니다.
"오직 예수는 자기에게 말씀하신 자로 말미암아 맹세로 되신 것이라. "주께서 맹세하시고 뉘우치지 아니하시리니 네가 영원히 제사장이라 하셨도다."(7:21)
맹세(혹 언약)는 법보다 우위에 있는 것입니다.(갈3:17) 그러므로 이 맹세는 어떠한 법으로도 무효화시킬 수 없습니다. 하물며 레위의 법이 어떻게 하나님의 맹세에 필적할 수 있단 말입니까?
더구나 아론의 후손이 제사장들이 된것은 맹세로 된 것이 아니요 법에 의해 된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는 감히 비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히7:21)
"저희는 맹세없이 제사장이 되었으나 오직 예수는 ...맹세로 되신 것이라."(히7:21)
3) 하나님이 제물로 마련하여 놓으신 육체를 입고 오신 분입니다.
"하나님이 제사와 예물을 원치 아니하시고 오직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도다...이제 내가 말하기를 하나님이여 보시옵소서 두루마리 책에 기록한 것과 같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나이다."(히10:7)
짐승도 아니고, 보통 사람도 아니고, 하나님께서 친히 마련해 놓으신 육체로 제물을 삼아 제사했다는 것은 그 제사가 얼마나 완벽했겠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4)그는 도덕적으로 흠이 없는 제사장이십니다.
"이러한 대 제사장은 우리에게 합당하니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죄인에게서 멀리 떠나 계시고 하늘 보다 높이 되신 자라."(히7:26)
5)도덕적으로 흠이 없는 제물이십니다.
"흠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히9:14)
6)성령으로 제사하셨습니다.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히9:14)
7)하늘의 성소에서 제사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히9:11)
"그리스도께서는 참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오직 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히9:24)
사람이 만든 성소에서 드린 제사가 아니라 하늘에서 드려졌다는 것은 모형이 아닌 실제적 제사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8)영원한 효력을 갖는 제사를 드리셨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히10:12)
"이것을 사하셨은 즉 다시는 죄를 위하여 제사드릴 것이 없느니라."(히10:18)
9)구약의 제사제도를 폐하시고 우리로 하나님께 직접 나갈 수 있는 새 길을 여셨습니다.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히10:19)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히10:20)
10)이스라엘과 이방의 구별을 없애셨습니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이스라엘과 이방)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엡2:16)
예수 그리스도는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한 제사를 드리신 것이 아니고 모든 인류를 위한 제사를 드리신 것입니다.
만인사제
이와 같은 완전한 사제에 의해 완전한 제사가 드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게 되어졌습니다. 이제는 제사라는 형식을 갖출 필요없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면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 나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이것을 <만인사제(만인제사장)>라는 말로 표현을 했습니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벧전2:9)
사도 요한도 믿는 자들이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희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왕)와 제사장을 삼으셨으니 저희가 땅에서 왕노릇하리로다."(계5:9)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거룩한 행실과 품위있는 행위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교회사의 오류
그런데 교회 역사를 보면 이 엄연한 사실이 망각된 채 시대를 역행하여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세 교황권은 교회안에서 이방종교를 본뜬 사제제도를 두고 백성들 위에 군림하였으며 예배를 제사(미사)로 바꾸고, 온갖 의식을 집행하면서 사제계급으로써 행세하여 왔습니다.
이것이 성경에 위배된다는 것을 종교개혁자들이 깨닫고 <만인사제직>을 외치면서 개혁의 횃불을 높이 들었으나 오늘 날엔 많은 목사님들이 마치 제사장 처럼 행사하여 종교개혁자들이 말한 <만인사제직>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예를들면 종교개혁시대에 어떤 개혁자는 더이상 사제복인 중백의를 입지 않겠다하여 죽임까지 당했는데 오늘 날 어떤 목사들은 그들을 부끄럽게 만들기라도 하려는 듯 긴 소매 달린 소위 <성의>들을 걸치며 일반 신자들과 자신을 구별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예배 마지막엔 카톨릭 수도원인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만든 축도를 하면서 스스로 하나님과 백성 중간 위치에 있는 사제로써의 자신을 은연중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형제니라"고 말씀하셨건만 어떻게든 남보다 우월한 지위와 권세를 추구하는 인간의 타락한 마음은 이미 지나가 버리고 만 사제제도 까지 오늘에 부활시키면서 까지 그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형제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특정한 자(예를 들면, 목사)의 입을 통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며, 특정한 자의 기도만을 받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성도 각자가 자기의 모습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갈 수가 있습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을 사다리로 삼아서 하나님께 무엇을 얻어볼 마음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 나가는 데 있어서 사람을 의지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신앙은 말씀에 대한 무지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오늘날 목사 신성시내지는 교권주의를 생산하는 주범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목사는 하나님과 백성을 이어주는 사제가 아니라 신앙생활의 멘토 (선배, 친구, 상담자, 조언자, 코치와 같은) 일 뿐임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직도 행해야할 제사장 역할이 있다면 바울 처럼 믿지 아니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그들을 구원하는 <복음의 제사장> 역할 뿐인 것입니다.
"이 은혜는 곧 나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군이 되어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무를 하게 하사 ..."(롬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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