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상)
Ⅰ. 본문해설
갈라디아서는 율법주의자들을 반박하고 믿음으로 구원받는 교리를 강조하고 있다.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이유가 우리를 율법과 모든 죄에서 건져내시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고 이어 이 사실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간증하듯이 남기고 있다.
Ⅱ.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힘
A. 핍박자 사울의 회심 : 대속의 교리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힌 것, 이 대속의 교리가 핍박자 사울을 회심하게 하였다. 사울은 나사렛에서 나온 예수가 결코 그리스도일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생각에 예수는 다만 하나님의 형벌을 받아 나무에 달려 죽은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예수를 다메섹에서 직접 만나게 된다. 그는 큰 고민에 빠진다. 하나님의 형벌을 받아 죽은 사람이라면 하나님이 다시 살리실 이유가 없고, 하나님이 살리실 정도로 인정한 분이라면 형벌로 죽으셨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 명제의 모순에서 사도 바울은 대속의 교리를 발견하게 된다.
B. 대속 교리의 핵심 : 못 박힘
예수님의 죽으심은 우리를 위한 죽으심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죄 때문이 아니라, 구원받을 모든 사람들의 죄를 끌어안고 그들을 대신하여 형벌적 죽음을 당하신 것이다(내포적 대신의 죽음). 이 의미를 깨달은 후 사도 바울은 불순종하고 악을 행하였던 자신이 그와 함께 영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혔음을 알게 된다. 그리스도께 불순종하던 자신은 죽은 자로 여기고, 새 사람으로 살아야 함을 알게 된다.
Ⅲ. 우리 안에 함께 사시려 함
A. 본문의 주해
우리말 성경에서 20절은 ‘내가 그리스도와~ 못 박혔나니’라고 시작한다. 이 부분은 희랍어 성경에 19절로 되어 있다. 즉 ‘내가 율법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었나니 이는 하나님에 대하여 살려 함이라.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이다. ‘함께 못 박혔나니’는 희랍어 성경에 현재완료형으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혀 있어 왔노라’(I has been co-crucified)라고 번역해야 한다. 십자가 경험 사건은 과거에 있었지만 그 결과가 현재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말한다. 즉 우리가 구원받음과 함께 죄와 율법에 대하여 죽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을 자신으로 알고 나를 주인 삼으며 살려 했던 ‘내’가 죽어 있는 것이다.
B. 그리스도가 사시는 방식
사도는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 박혀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살아있다’는 것은 생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목적이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는 그리스도를 믿는 순간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접붙여져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부어주신 생명과 사랑을 분여받게 된다. 이것이 교회와 신자와의 영적 관계이며 이로 인해 신자 안에 그리스도가 사시게 된다. 이것이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며 그 본질은 성령의 교통이다. 결국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다는 것은 내 안에 성령의 교통을 충만히 누리며 사는 것이다. 성령은 신자 안에 오셔서 그리스도의 생각과 뜻을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전달해주신다. 또한 사랑으로 감동시켜 예수님께 순종하며 살 수 있는 힘을 주신다.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계셨더라면 사셨을 삶을 하나님 앞에서 살게 된다. 이것이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사시는 방식이다.
C. 내 안에 사시는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함께 죽으시고 살리신 것은 ‘육체로 살게 하시기 위함’이다. 대속의 은혜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한 사람들이 실제적인 삶 속에서 열매 맺게 하시기 위함이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계셨더라면 하시고 싶으신 일들을 실제적인 생활 속에서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진리의 빛을 머금고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고 그 아름다운 지식과 윤리의 열매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것은 그리스도인 각자가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채로 옛 성품을 죽이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새로운 피조물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Ⅳ. 적용과 결론
신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야 한다. 신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이며 더 이상 죽은 자처럼 살지 않고 산 자처럼 하나님을 향해 살도록 부름 받은 자이다. 따라서 옛 자아에 대하여 죽고 예수님을 향해 살면서 구체적인 삶 속에서 열매를 맺어야 한다. 이때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충만한 은혜를 주실 것이다.
김남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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