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 전화 받았다면…“먼저 말하지 마세요”
입력2024.07.19.
2~5초 말해도 딥보이스 피싱 악용 가능해
게티이미지뱅크
짧은 통화로도 목소리를 녹음한 뒤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해 보이스피싱에 악용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지난 17일 올라온 글을 보면,
짧은 통화로도 목소리를 녹음한 뒤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해 보이스피싱에 악용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지난 17일 올라온 글을 보면,
숙명여대 학생 ㄱ씨는 “교수님 덕분에 보이스피싱을 피했다”고 했다.
그는 “전화를 받았는데 건 사람이 계속 한마디도 안 했다.
‘여보세요’라고 하려다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전화를 건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절대 말하지 마라’고 했던
교수님 말씀이 생각나 바로 끊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때 말하면) 목소리를 따서 가족에게 사기를 치려는 것이라고 한다.
교수님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고 덧붙였다.
숙명여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글에 등장한 교수는 조수영 숙명여대 교수(법학)다.
조 교수는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과 법’ 과목 강의 중 기술 발달에 따라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이 내용을 언급했다”며
“글을 보니 학생이 당부를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이 통화 목소리를 녹음하고,
조 교수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이 통화 목소리를 녹음하고,
이를 다른 텍스트와 결합해 새로운 음성을 만들어 협박에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여보세요. 누구시죠’ 등 짧은 단어 두 세 마디만 말해도 이렇게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딥보이스(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내는 기술)를 통해
피해자 목소리로 ‘교통사고 등 급한 상황이 생겼으니
돈을 보내달라’고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요구하는 식이다.
정수환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정수환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9월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목소리만 들어서 합성이냐 아니냐(를) 구분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며
“최근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5초 (음성) 샘플만 있어도 된다.
최근에는 2초 샘플 갖고도 어느 정도 퀄리티(품질)가 나온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은행은
실제로 지난 2021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은행은
평소 거래하던 대기업 임원의 목소리를 흉내 낸
딥보이스 보이스피싱에 속아 3500만달러(당시 약 420억원)를 송금했다.
지난해 3월 캐나다에서는 딥보이스로 만든 가짜 아들 목소리에 속은 부모가
보이스피싱범에게 2만1000 캐나다 달러(당시 약 2000만원)를 송금하는 피해를 봤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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