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 저가 커피브랜드 매장이 나란히 입점해 있다. 연합뉴스
전국 커피 전문점 수가 10만개를 돌파했다. 고물가 시기가 길어지면서 ‘노란색 간판’으로 잘 알려진 저가 커피 브랜드 3사(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의 확산세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커피값이라도 아껴보자는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브랜드 3사의 전국 가맹점 수는 2022년 5285개로 전년보다 1436개(37.3%) 증가했다. 하루 4개의 가맹점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최근 3사의 매장 수는 7000개를 넘어섰다. 메가MGC커피 매장이 지난 5월 3000호점을 돌파했고 컴포즈커피(2500개)와 빽다방(1600개)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저가 브랜드 매장의 특징은 다른 커피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테이크아웃 손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 매장은 주요 도심 상가 1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고, 눈에 잘 띄는 노란색 간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직장가 한 건물에 3개 브랜드가 모두 입점한 경우도 있을 만큼 저가 커피 매장이 늘었다”며 “저렴한 가격에도 맛이 떨어지지 않고 주문 대기 시간도 짧은 데다 메뉴가 다양해 자주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 창업은 다른 업종 대비 장벽이 낮아 이처럼 빠른 확산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상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카페는 1억원 이내로 창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자본 업종”이라며 “커피·음료 판매가 많은 여름 시즌 수요에 맞춰 매장 수도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가 커피 매장의 급증에 힘입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개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2년 10만729개로 전년보다 4292개(4.5%) 늘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스타벅스도 점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수는 올 1분기 기준 191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만 116곳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올해엔 2000곳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저가 커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고급 브랜드 선호현상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