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까지 등장한 그 단어 ‘누칼협’, 도대체 왜? [라인업]
입력2022.11.11.
1년 전 등장한 신조어 ‘누칼협’
비극 원인을 사회 구조 아닌 개인 선택으로 귀책
게임판 넘어 정치·경제 논쟁까지 전방위 확산
경기 불황·사회 참사에 언급량 급증
누칼협은 무엇이며,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1월 2일 서울 원효로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유실물 보관소에 주인 잃은 신발이 놓여 있다. /뉴스1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 취재팀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량이 급증한 신조어 ‘누칼협’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습니다. 2030 시청자가 대부분인 라인업 유튜브 채널 댓글에서도 이따금 ‘누칼협?’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더군요.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
누칼협은 강렬한 어감에서 느껴지듯, 섬뜩한 표현입니다. ‘누가 칼들고 협박이라도 했냐?’의 줄임말로, 부당한 업무환경·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네가 처한 악조건은 누가 억지로 강요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네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고 냉소하는 말입니다.
이런 누칼협의 뜻을 알고나니,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미안해요, 리키’(2019)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영국 택배기사 가족의 애환을 다룬 이 영화에는 ‘누칼협’과 유사한 논리가 Z세대 사고뭉치 아들의 입을 통해 등장합니다. 말썽 피우던 아들은 야단치던 아빠에게 이렇게 반박하죠.
택배기사 아빠: “네 인생에 선택권을 줘. (아빠처럼) 가능성을 차버리지 마. 거지 같은 일 전전하면서 14시간 일하고, 남 뒤치다꺼리하면 결국 ‘종놈’이 되는거야!”
사고뭉치 아들: “(이웃 형처럼) 대학 갔다가 5만7000파운드 빚지고, 콜센터에서 일하면서, 현실을 잊으려고 주말마다 만취하라고? 아빠 삶은 (누가 협박해서) 주어진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거잖아.”
영화 '미안해요 리키'
그러니까 누칼협은 비극적 현실에 대해 ‘사회 구조적 원인’을 따지기 앞서 ‘개인 탓’을 지적하는, 무척 뼈 아픈 말입니다. 2021년 7월 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1년여 만에 2030세대가 첨예한 정치·경제·사회 논쟁을 펼칠 때 즐겨 쓰는 유행어로 확산했습니다.
실제로 이 단어는 지난 9월 중순 공무원 임금 인상 시위, 우리사주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로 패닉에 빠진 카카오 직원 상황과 관련해 언급량이 늘더니,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언급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온라인에서 누칼협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최악의 이태원 참사 이틀째인 2022년 10월 30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게 왜 이태원에 갔느냐’ ‘누가 억지로 이태원 가라고 했느냐’면서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겁니다.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 기관의 관리 실패, 늑장 대응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데도 참사 원인을 희생자 개인의 선택으로 귀책시키는 풍조가 확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유행어 누칼협.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누칼협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그 단어’가 2022년 인터넷 공론장을 뜨겁게 달구는 유행어가 된 배경을 라인업이 분석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누칼협이 상징하는 2022년 대한민국의 서글픈 단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영상 보시고 댓글 남겨주세요.
#STORY 조선일보 한경진 기자
#VIDEO 스튜디오광화문 이예은 PD
#유튜브 바로가기 [EP.32 이태원 참사에까지 어김없이 등장한 ‘그 단어’ 누칼협. 도대체 왜?] https://youtu.be/-1WYip1MZsk
비극 원인을 사회 구조 아닌 개인 선택으로 귀책
게임판 넘어 정치·경제 논쟁까지 전방위 확산
경기 불황·사회 참사에 언급량 급증
누칼협은 무엇이며,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 취재팀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량이 급증한 신조어 ‘누칼협’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습니다. 2030 시청자가 대부분인 라인업 유튜브 채널 댓글에서도 이따금 ‘누칼협?’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더군요.
“누가 칼로 협박함?
2030 신조어 누칼협
”
누칼협은 강렬한 어감에서 느껴지듯, 섬뜩한 표현입니다. ‘누가 칼들고 협박이라도 했냐?’의 줄임말로, 부당한 업무환경·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네가 처한 악조건은 누가 억지로 강요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네 자유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고 냉소하는 말입니다.
이런 누칼협의 뜻을 알고나니,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미안해요, 리키’(2019)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영국 택배기사 가족의 애환을 다룬 이 영화에는 ‘누칼협’과 유사한 논리가 Z세대 사고뭉치 아들의 입을 통해 등장합니다. 말썽 피우던 아들은 야단치던 아빠에게 이렇게 반박하죠.
택배기사 아빠: “네 인생에 선택권을 줘. (아빠처럼) 가능성을 차버리지 마. 거지 같은 일 전전하면서 14시간 일하고, 남 뒤치다꺼리하면 결국 ‘종놈’이 되는거야!”
사고뭉치 아들: “(이웃 형처럼) 대학 갔다가 5만7000파운드 빚지고, 콜센터에서 일하면서, 현실을 잊으려고 주말마다 만취하라고? 아빠 삶은 (누가 협박해서) 주어진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거잖아.”
그러니까 누칼협은 비극적 현실에 대해 ‘사회 구조적 원인’을 따지기 앞서 ‘개인 탓’을 지적하는, 무척 뼈 아픈 말입니다. 2021년 7월 한 게임 커뮤니티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1년여 만에 2030세대가 첨예한 정치·경제·사회 논쟁을 펼칠 때 즐겨 쓰는 유행어로 확산했습니다.
실제로 이 단어는 지난 9월 중순 공무원 임금 인상 시위, 우리사주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로 패닉에 빠진 카카오 직원 상황과 관련해 언급량이 늘더니, 최근에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언급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업체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온라인에서 누칼협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최악의 이태원 참사 이틀째인 2022년 10월 30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게 왜 이태원에 갔느냐’ ‘누가 억지로 이태원 가라고 했느냐’면서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겁니다.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 기관의 관리 실패, 늑장 대응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데도 참사 원인을 희생자 개인의 선택으로 귀책시키는 풍조가 확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유행어 누칼협.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누칼협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그 단어’가 2022년 인터넷 공론장을 뜨겁게 달구는 유행어가 된 배경을 라인업이 분석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누칼협이 상징하는 2022년 대한민국의 서글픈 단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영상 보시고 댓글 남겨주세요.
#STORY 조선일보 한경진 기자
#VIDEO 스튜디오광화문 이예은 PD
#유튜브 바로가기 [EP.32 이태원 참사에까지 어김없이 등장한 ‘그 단어’ 누칼협. 도대체 왜?] https://youtu.be/-1WYip1MZsk
한경진 기자 kj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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