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상식 이야기!!

탈굼(타르굼)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아들 2022. 9. 16. 23:35

탈굼(타르굼)이란 무엇인가?        

 

 

 

Ⅰ. 타르굼이란 무엇인가?

 

아람어로 타르굼은 “번역” 또는 “의미의 해석”이라는 뜻을 지닌다. 타르굼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첫째, 바벨론 포로 초기에 타르굼은 언어와 상관없이 구약성경을 번역한 역본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둘째, 포로기 이후에 랍비들은 구약성경을 아람어로 번역하거나, 혹은 히브리어 본문을 아람어식으로 해석하고 주석적으로 보충한 것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했다. 이때에는 히브리어 성경의 권위를 존중하여 아람어로 번역하거나 해석한 것을 구전(口傳)했을 뿐 문자로 기록하지는 않았다.

​셋째, 후대에 아람어의 폭넓은 사용으로 인해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아람어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타르굼”은 문자화된 아람어 구약성경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타르굼은 구약성경을 문자 그대로 번역한 게 아닌, 구약을 설명한 일종의 해설 성경이다. 당시의 성서주석을 중심으로 한 미드라쉬와 달리, 타르굼은 바벨론 유배 이후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한 유대교 회당에서 전례를 행할 때 사용되던 번역서였다. 과거에 타르굼은 주로 기원후 4~5세기부터 중세에 이르는 동안 씌어진 문헌으로 알려졌으나 사해문헌에서 타르굼이 발견됨에 따라 이미 기원전 2세기부터 타르굼이 경전으로서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타르굼은 자신들의 나라와 성전과 언어를 잃어버려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빠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구약성경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당시 유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 아람어로 옮겨놓은 경전이었다.

 

*미드라쉬란?

고대 팔레스타인의 랍비학교에서 기원된 성경주석에 붙여진 명칭. '찾다, 조사하다'는 뜻의 히브리어 '드라쉬'에서 유래한 말로,

성경해석방법 및 그 내용을 담고 있다. 미드라쉬의 목적은 성경 본문의 의미를 밝혀 거기에 내포된 의미를 간파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율법과 원리를 이끌어내며, 그와 관련시켜 권위있는 종교적 윤리적 교리를 세우는 것에 있다.

미드라쉬에는 성경의 율법 부분을 다룬 '할라카'와 비율법적 부분을 다룬 '학가다'가 있다. 이런 자료들은 수많은 개작과 확대를 거쳐 독립된 수집본들로 정리되었다. 유대인의 전승에 의하면 미드라쉬는 에스라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미드라쉬 문헌은 A.D.2세기의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드라쉬 [Midrash] (교회용어사전 : 교리 및 신앙, 2013. 9. 16., 가스펠서브) 

 

 

 

Ⅱ. 기록배경 및 기록시기

 

포로 후 시대에 유대인들의 통상 언어는 히브리어에서 아람어로 대치되었다. 아람어는 서부 페르시아 제국의 공적인 언어였다. 히브리어는 특별히 학자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유대인 사회에서는 히브리어가 성경 교과를 가르치는데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에 성경은 회당에서 히브리어로 읽혀졌으며 또한 아람어로 번역되어 읽히기도 했다. 히브리어 성경을 아람어로 통역한 사람을 투르게만(Turgeman) 또는 메투르게만(Meturgeman)이라 했고 그 번역을 타르굼(Targum)이라고 했다. 타르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람어의 역사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1. 아람어의 역사

아람어는 셈어에 속한다. 셈어의 분류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약간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지역을 중심으로 분류한다.

 

1) 동부 셈어 – 아카드어, 바벨론어, 앗수르어.

2) 북서부 셈어 - 우가릿어, 페니키아어, 히브리어, 아람어, 암리어, 모압어, 암몬어, 에돔어.

3) 남부 셈어 – 아랍어, 이디오피아어.

 

아람어는 히브리어와 함께 셈어 중 북서부 셈어에 속하며 두 언어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본래 아람어는 시리아 북부 지방에 있는 아람 부족들만의 언어였으나 점차적으로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와 이스라엘 지역으로 확대되어 사용되었다. 고대 아람어 문서들은 이들 세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아시아, 인도 이집트, 아라비아 반도 등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대 근동지역에서 아람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람어의 역사는 약 3000년 가량이다. 아람어는 주전 10세기경부터 오늘날까지 구어(口語)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람어의 역사는 다음과 같이 다섯 시대로 나눈다.

 

1) 고대 아람어 : 주전 1000년 주전 700년

2) 공식 아람어 : 주전 700년 – 주전 200년

3) 중기 아람어 : 주전 200년 – 주후 200년

4) 후기 아람어 : 주후 200년 – 주후 1000년

5) 현대 아람어 : 주후 1000년 - 현대

 

고대 아람어는 가장 초기 단계의 아람어로 주전 1000년부터 고대 근동지역의 공식 언어로 채택되었던 주전 700년까지의 아람어를 말한다. 지역적으로는 상부 메소포타미아와 북시리아 그리고 이스라엘의 북부 지역에서 사용되었다.

공식 아람어는 앗수르, 바빌론, 페르시아 제국의 영향으로 고대 근동 전 지역에서 약 500년간 국제 공용어로 사용되었으며, 성경 아람어는 이 공식 아람어에 속한다.

​북 이스라엘이 멸망하여 앗수르로 유배를 갔을 때(주전 722년)는 아직 아람어가 국제어로 채택되기 전이었으나 남 유다가 바빌론으로 유배를 간 주전 586년 당시에는 이미 아람어가 국제어로 공인되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주전 200년에서 주후 200년까지 약 400년간 사용된 아람어를 중기 아람어라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더 이상 아람어가 아닌 헬라어, 라틴어가 공식 언어로 채택되었으나, 아람어가 500년 동안 국제어로 사용된 영향으로 이스라엘에서 아람어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던 언어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 시기에 아람어로 된 다양한 역본들(타르굼 옹켈로스, 타르굼 요나단, 타르굼 네오피티)이 나타났다.

아람어는 주후 7세기 중엽 아랍이 이스라엘을 지배하면서 아랍어의 영향권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유대인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유대인들의 중요한 경전인 ‘탈무드’역시 아람어로 기록되어 있다. 구약에서 아람어로 기록된 본문은 에스라 4:8-6:18, 다니엘 2:4b-7:28, 예레미야 10:11 그리고 창세기 31:47절의 일부분 등이다.

 

 

2. 타르굼의 번역

 

1) 역사적 기원

타르굼의 번역은 유대의 시대적 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스라엘인들은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기 이전부터 아람어를 사용하였다. 신-앗수르와 신-바벨론 제국이 아람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였기 때문에 메소포타미아, 시리아, 팔레스틴 전역의 외교 문서와 경제 문서에서 아람어를 사용하였다. 이 당시 유대인들 가운데 지식인들은 주변 국가와의 외교와 경제활동을 위해 아람어를 배웠던 것으로 보인다. 히스기야 시절에는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사용했지만 일부 엘리트 계층은 아람어를 이해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주전 586년 유다 왕국의 몰락과 함께 바벨론 포로로 끌려간 유대인들은 서서히 히브리어와 멀어지면서 자연히 당시의 국제 언어인 아람어에 익숙해졌다. 히브리어와 유사한 아람어의 특성 때문에 바벨론 유대인들이 아람어와 친숙해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람어 사용자의 증가는 회당에서 예배할 때에 히브리어 성서를 읽고는 이를 다시 아람어로 번역하는 통례를 만들게 되었고, 이러한 아람어 번역의 관례는 처음에는 구두로 전승되다가 나중엔 고정화되었다. 따라서 유대인의 역사에서 중요성을 지니는 아람어 번역 성경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곧 타르굼이다. 아람어가 히브리어를 대신하여 상용 언어가 된 시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느헤미야 때에 많은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상용화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성경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들이 히브리어 성서를 구어로 대치하려는 시도를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 타르굼의 기원을 추측할 수 있는 성경 구절

느헤미야 13장과 8장은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하여 주고 있다.

 

그 자녀가 아스돗 방언을 절반 쯤은 하여도 유다 방언은 못하니

그 하는 말이 각 족속의 방언이므로 내가 책망하고 저주하며 두어 사람을 때리고 그 머리털을 뽑고(느 13:24)

 

즉 많은 유대인들이 유다 방언과 멀어져 있는 것을 한탄하는 구절들을 보아서 당시 유대인 사회가 히브리 방언을 상용화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하나님의 언약과 말씀을 지켜왔던 에스라와 느헤미야 같은 자들이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율법을 가르쳤는데 그 백성은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레위 사람들이 일반 백성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성경의 뜻을 해석해 주었다.

 

레위 사람들은 백성이 제자리에 서 있는 동안

그들에게 율법을 깨닫게 하였는데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느헤미야 8:7-8)

 

어떤 이들은 이 본문이 타르굼의 기원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레위 사람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경의 뜻을 해석해 준 것이 책으로 기록되어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 타르굼이라는 것이다. 바벨론에서 귀환한 일반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이방인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들을 위해서 성경의 뜻을 해석해 준 것이 바로 ‘타르굼’이라고 한다.

 

3) 타르굼의 기원을 추측할 수 있는 문자적 증거

유대인들이 아람어를 일상 언어로 사용했다는 또 다른 증거로 문자의 변천을 들 수 있다. 페니키아 문자에서 장방형 문자로 형태가 바뀌어 히브리어 문자의 변천은 아람어의 영향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문자의 변천에서 생각해 볼 것은 초창기에 자음으로 기록되어온 א(알렙), ו (바브), י (요드) 세 문자가 후대에 와서 모음문자로 정착하게 된 것도 아람어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람어가 일상 언어가 됨에 따라 타르굼의 해석과 번역은 더욱 진전되었다. 이 해석은 오랜 기간 동안 구전(口傳)되다가 후에 기록된 문서로 나타나게 된다.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욥기 타르굼은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주전 2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미 주전 2세기 이전에 타르굼이 문서로 기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문서의 아람어 역은 모두 5세기 이후에 나온 것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에 유다의 유대인들은 회당에서만 히브리어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같은 셈어족 계열에 속하는 아람어를 구어로 사용하였다. 신약 성경이 언급하는 “히브리 말”은 아람어를 말한다(요 19:20; 행 21:40). 주후 1세기에는 잘 검증된 히브리어 성경의 아람어 번역인 타르굼(Targums)을 출판해야만 했다.

 

 

Ⅲ. 타르굼의 종류

 

1. 팔레스타인 타르굼(Palestinian Targum)

팔레스타인 타르굼은 이스라엘에서 사용된 타르굼을 말한다. 슈도 요나단 타르굼(Pseudo-Jonathan Targum)과 네오피티 타르굼(Neofiti I Targum), 조각 타르굼(Fragment Targum)과 카이로 게니자 조각 타르굼(Cairo Genizah Fragment Targum)이 여기에 해당한다.

팔레스타인 타르굼들은 모두 모세오경만을 다루고 있다.

​이 중에서 모세오경 전체를 담고 있는 것은 슈도-요나단 타르굼과 네오피티 타르굼 뿐이다.

 

1) 제1 예루살렘 타르굼(슈도-요나단 타르굼 Pseudo-Jonathan Targum)

가(假) 요나단 타르굼(Pseudo-Jonathan Targum-가짜 요나단 타르굼)으로도 알려져 있다. 슈도 요나단 타르굼은 모세오경을 다룬 모든 타르굼 중에서 가장 길며 그 분량이 원래의 히브리어 본문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원문의 문자적 번역에 충실한 옹켈로스와는 달리 성경 본문을 해석하는 미드라쉬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슈도 요나단 타르굼은 오래 된 자료들과 많은 후대의 편집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타르굼은 많은 주석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본문의 가치보다도 당시 유대인들의 성경 주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 타르굼의 기록 언어는 팔레스타인 아람어이다.

 

2) 네오피티 타르굼(Neofiti I Targum)

네오피티 타르굼(Neofiti I Targum)은 1956년 바티칸 도서관에서 온전한 코덱스의 형태로 발견되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 타르굼 중에서 가장 온전하며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팔레스타인 타르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3) 조각 타르굼(Fragment Targum)과 카이로게니자 조각 타르굼(Cairo Genizah Fragment Targum)

나머지 두 개의 조각 타르굼들은 온전한 것이 아닌 여러 조각의 형태로 발견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온전한 타르굼의 일부이거나 또는 다양하게 변형된 본문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 바벨론 타르굼

바벨론 타르굼은 바벨론을 포함한 동방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했던 타르굼을 말한다. 바벨론 타르굼에는 모세오경을 다루는 옹켈로스 타르굼과 선지서를 다룬 요나단 타르굼이 있다.

옹켈로스 타르굼과 요나단 타르굼은 기원 후 9세기 이후에 유대인들 사이에서 훌륭한 번역서로 권위를 인정받았다. 회당에서 히브리어 성경의 율법 부분과 함께 낭독한 타르굼이 옹켈로스 타르굼이고, 선지서의 부분과 함께 낭독한 타르굼이 요나단 타르굼이다.

 

1) 옹켈로스(Onkelos) 타르굼

옹켈로스 타르굼은 모세오경을 다루고 있다. 이 타르굼은 팔레스타인 아람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아람어도 간혹 발견된다. 이 문헌은 다른 타르굼보다 문자적 번역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간혹 설명을 추가하고 있다. 또한 주석 면에서 창 49:10과 민 24:17을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구절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 요나단 타르굼(요나단 벤 우찌엘 타르굼)

요나단 벤 우찌엘 타르굼은 예언서를 다루고 있다. 이 타르굼은 율법학자 힐렐의 문하생인 요나단 벤 우찌엘이 저술한 것이다. 번역 면에서 매우 훌륭하나 의역과 해석이 첨가되어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이사야 52, 53장의 그리스도의 고난에 관한 구절을 탈락시키거나 그 대상을 그리스도가 아닌 이스라엘의 대적에게 적용하여 해석한 경우도 있다.

 

 

3. 시가서 타르굼

시가서를 다룬 타르굼은 욥기, 시편, 잠언, 역대기를 각각 다룬 타르굼들과

다섯 개의 두루마리(The Five Scrolls), 즉 룻기, 에스더, 아가서, 예레미야 애가, 전도서를 다룬 타르굼이 있다.

탈무드는 모세오경과 선지서를 다룬 타르굼 외에 공식적인 타르굼은 없다고 말한다.

​시가서에 대한 공식적인 타르굼이 없는 이유는 시가서가 유대인의 회당 예배에서 낭독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가서 타르굼은 서방 이스라엘 땅에서 기원했다. 그러나 시가서 타르굼은 회당 예배에서 공식적인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타르굼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잘 보존되지 않았고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림1) 바벨론 타르굼 중 옹켈로스 타르굼, 오른쪽이 히브리어 텍스트, 왼쪽이 아람어 옹켈로스 (위키백과 ‘옹켈로스’ 본문 중 그림)

 

 

 

Ⅳ. 타르굼의 특징

 

1. 바벨론 타르굼과 팔레스타인 타르굼의 특징 비교

<바벨론 타르굼, 팔레스타인 타르굼>은 각각 다른 특징을 갖는다.

​전자는 후자에 비해 문자적인 번역에 충실하다.

​후자 중에는 문자적 번역을 한 것도 있지만 미드라쉬적이고 설교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것들도 있다.

​각 타르굼의 특징을 잘 알면 성경을 연구할 때 타르굼을 필요에 따라 잘 활용할 수 있다.

 

1) 바벨론 타르굼 : 성경을 쉽고 명확하게 해석

바벨론 타르굼은 문자적 번역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성경 중 어렵거나 애매한 표현의 명확한 뜻을 알고자 할 때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바벨론 타르굼이 문자적 번역의 성격이 강하다는 말은 팔레스타인 타르굼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뜻이며 실제로 이 타르굼들은 의역에 가깝다. 즉 문자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청중들의 시대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맞게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한 것이다.

랍비들은 바벨론 타르굼의 쉽고 명확한 해석이 성경을 아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바벨론 포로들이 예루살렘에 귀환한 후 백성에게 성경을 가르칠 때에 성경과 타르굼을 낭독하던 방식이 회당의 예배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또한 이 타르굼들은 탈무드에서 공식적인 타르굼으로 권위를 인정받았고 주석가들도 많은 곳에서 이 타르굼을 인용했다. 유대인들은 성경의 기초적인 교육 자료로 바벨론 타르굼을 사용했고 랍비 아키바도 초기에 이 타르굼을 성경 연구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벨론 타르굼은 구약 성경 본문의 뜻을 이해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

 

2) 팔레스타인 타르굼 : 예수님과 사도들이 공유한 성경 해석

팔레스타인 타르굼에 속하는 슈도-요나단 타르굼은 해석적인 내용이 많이 추가되어 그 양이 히브리어 원문의 두 배에 달한다. 학자들 중에는 이 타르굼이 1-2세기부터 기록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타르굼은 그 시대에 성경과 히브리어와 아람어에 능통한 학자들에 의하여 기록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성경 해석과 적용에 대한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학자들은 타르굼이 그 시대 랍비들의 성경 해석인 미드라쉬적인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시대는 바로 예수님과 사도들이 활동하던 시대이다. 예수님의 말씀과 유대 문헌을 비교해 보면 예수님의 말씀은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가르침과 전혀 다른 것이 아니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예수님은 유대인 랍비들이 사용하던 언어와 비유와 가르침의 방식을 많이 사용해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타르굼의 해석은 예수님과 사도들의 해석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신약 성경에서 타르굼과 연결되는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 계시록 6장에 나오는 일곱 인에 대한 내용은 슈도 요나단 타르굼의 십계명 부분에 기록되어 있다. 구약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바울이 모세를 대적한 자들로 말한 ‘얀네와 얌브레’(딤후 3:8)도 이 책의 출애굽기에 기록되어 있다. 슈도-요나단 타르굼은 구약 성경의 해석과 적용뿐만 아니라 신약의 예수님과 사도들의 말씀과 함께 연구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2. 타르굼이 지닌 특징들

 

1) 하나님을 의인화하는 표현을 피함

타르굼에서 변경된 부분은 하나님에 대한 경의를 보이려는 목적으로 삽입되었다. 성경은 하나님이 신체를 가진 존재처럼 행동하시는 것으로 묘사했다. 예를 들면 ‘내가 손을 펴서’(출 9:15)라는 표현이 있다. 타르굼이 무조건 의인화를 피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표현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나타내기 위해 다소 과장된 문학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창 3:5 네오피티 타르굼 하나님께서 아시기 때문이다
주님 앞에 그것이 나타나
알려졌기 때문이다
창 11:5 네오피티 타르굼 주님께서 그 도시와 그 탑을 보시려고 내려오셨다
주님의 세키나(현존)의 영광이 그 도시와 그 탑을 보시려고 나타나셨다
창 26:3 슈도 요나단 타르굼 이 땅에 거주하라.(그러면)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이 땅에 거주하라.(그러면) 내 말이 너를 도우리라
출 3:20 네오피티 타르굼 내가 내 손을 뻗어 이집트 사람들을 칠 것이다
내가 내 벌의 역경을 보내어 이집트 사람들을 죽게 할 것이다
출 15:8 슈도 요나단 타르굼 당신의 콧숨으로 물이(한쪽으로) 쌓여졌다
당신 앞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물이 겹겹으로 쌓여 변해 있었다

 

타르굼 번역자들은 의인화를 피하기 위해 본문에 ‘메므라’라는 용어를 삽입했다. 타르굼 번역자들에게 여호와 하나님은 그의 피조물들을 초월한 절대자이다. 따라서 이들은 히브리 성경에 나타나는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인동형론적 표현을 극도로 절제하여 사용했다. 하나님과 사람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기 위한 매개체로 하나님의 ‘메므라’를 삽입했다.

창 3:8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하나님에 대한 육체적 언급을 하지 않으므로, ‘하나님의 소리’가 옹켈로스 타르굼에 의해 ‘하나님의 메므라의 소리’로 번역되었다. 여기서 소리는 실제 목소리가 아니라 ‘명령’을 의미한다.

‘메므라’의 삽입은 궁극적으로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의 역사를 운행 하시는 분이 여호와의 ‘메므라’라는 사상을 만들었다. 옹켈로스 타르굼 창세기에 따르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은 하나님의 ‘메므라’이다. 히브리어 동사 “아마르(רםא)”에서 파생한 명사 ‘메므라’는 우리말로 ‘말씀’으로 옮길 수 있다. 요한복음의 “로고스(λογος)” 주석가들은 옹켈로스 타르굼에서 ‘여호와의 메므라’가 단순히 여호와의 ‘말씀’의 의미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요한복음에서 태초에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 ‘로고스’를 ‘메므라’에 대한 그리스어 번역으로까지 주장한다. 여기서 요한의 로고스에 대해 자세히 살필 수는 없으나 타르굼의 번역이 신약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 동시대화

타르굼은 성서를 동시대화 하는 경향이 있다. 타르굼은 기록될 당시에 유대인들에게 잊혀진 지명을 그 당시 지명으로 전환시켜 이해를 도왔다.

 

창 10:2
슈도 요나단 타르굼


야벳의 아들은 고멜, 마곡, 메대, 야완, 두발, 메섹, 다라스이다.


야벳의 아들은 고멜, 마곡, 메대, 야완, 두발, 메섹, 다라스이며,
그들이 사는 곳은 프리기아, 게르마니아, 메디아, 마케도니아, 비티니아, 아시아, 그리고 트라스이다.

 

 

3)특정 단어, 구문 첨가 혹은 삭제

호세아 1:2-3,6을 보면, 탈굼은 원문에는 없는 새로운 내용을 보충하거나 삭제하기도 한다.

개역개정 호 1:2-3,6 탈굼 호 1:2-3,6
2 여호와께서 처음 호세아에게 말씀하실 때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가서 음란한 여자를 맞이하여 음란한 자식들을 낳으라. 이 나라가 여호와를 떠나 크게 음란함이니라.”


3 이에 그가 가서 디블라임의 딸 고멜을 맞이하였더니 고멜이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매


6 고멜이 또 임신하여 딸을 낳으매 여호와께서 호세아에게 이르시되, “그의 이름을 로루하마라 하라. 내가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을 긍휼히 여겨서 용서하지 않을 것임이니라.”
2 호세아에게 임한 야훼 말씀의 시작. 그리고 야훼께서 호세아에게 말씀하셨다. “가라. 우상숭배하는 도시의 주민들에 대하여 예언을 예언하라.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죄를 지었다. 왜냐하면 그 땅의 주민들이 야훼를 섬기는 것으로부터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3 그리고 그는 갔다. 그리고 그들에 관하여 예언했다. “만일 그들이 돌아온다면 그들에게 용서가 주어질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무화과 잎들이 떨어지듯이 그들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악한 일들을 행했다.


6 그리고 그들은 계속해서 죄를 지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의 이름을 그들의 행위로 인하여 ‘라 르히민’이라고 불러라. 왜냐하면 내가 이스라엘 집에 더 이상 자비를 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온다면 그들에게 용서가 주어질 것이다.”

 

2-3절에서 고멜이란 인물의 언급이 사라지고, 6절에는 용서받지 못할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한다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언급된다. 타르굼 호세아 1장에서 고멜의 죄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로 대치되고, 회개에 따른 용서가 3절에 첨가되고, 6절, 부정문이 긍정문으로 뒤바뀐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당시 탈굼 번역자가 하나님의 종이 창녀와 결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하나님의 종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음란한 여인과 결혼한다는 것은 이를 금하는 할라카와 전적으로 모순된다. 따라서 호세아와 고멜의 결혼을 우상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로 대체하는 것이다. 여기서 타르굼이란 ‘번역’임과 동시에 ‘해석’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타르굼은 히브리 본문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건들에 대한 주석이다.

 

 

Ⅴ. 타르굼의 중요성과 가치

 

 

1. 구약적 의의

 

타르굼의 기원은 회당에서 행해졌던 전례였다. 즉 타르굼은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은 후 곧이어 아람어로 번역하고 주석했던 구두전승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타르굼은 히브리어로 기록된 본문과는 또 다른, 새로운 구약성경의 본문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왜냐하면 번역이라는 것은 새로운 본문을 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번역은 새로운 본문의 창조를 뜻한다. 그리고 타르굼은 그것이 전승되고 편집되었던 당시에 구약성경이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이다.

구약성경의 내용을 당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한다는 것은 성경에서 모호한 부분은 상세히 설명하고, 본문의 상이한 모순을 조화시키며, 여백은 채우고, 사람들의 호기심에서 나온 질문에 대답하며, 논란이 있었던 문제에 대하여도 해답을 제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타르굼은 당시에 구약성경을 해석하고 주석했던 방법들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2. 신약적 의의

 

70인역 성경과 함께 타르굼은 그리스어와 아람어에 익숙했던 유다인들이 성경을 읽고 이해하도록 번역되었다.

​이 번역은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상황 안에서 성경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하나의 해석학적 작업인 동시에 하나의 토착화 작업이었다. 왜냐하면 성경의 말씀은 특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맞춰 항상 새롭게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타르굼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사이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다리이다.

 

실제로 신약 성경에서 타르굼과 연결되는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구약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바울이 모세를 대적한 자들로 말한 ‘얀네와 얌브레’(딤후 3:8)도 슈도-요나단 타르굼의 출애굽기에 기록되어 있다.

​신약에서 아람어로 기록된 부분은 막 5:41 “달리다 굼(ταλιθα κου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 막 7:34 “에바다(εφφαθα, 열리라)” / 막 7:11 “고르반(κορβαν, 하나님께 드림)” / 요 20:16 “랍오니(ραββουνι, 선생님)”/ 막 14:36, 갈 4:6, 롬 8:15 “아빠(αββα, 아버지)” / 고전 16:22 “마라나타(μαραναθα, 오 주님 오소서)” / 마 27:46, 막 15:34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가 있다.

​이처럼 타르굼은 구약 성경의 해석과 적용만이 아니라 신약의 예수님과 사도들의 말씀과 함께 연구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신약성경은 단순히 구약성경을 상속받은 것이 아니라 번역된 성경을,

​더욱이 해석된 성경을 상속받았다. 따라서 제2차 성전시기의 구두전승에서 유래하여 오랜 전승과 편집의 역사를 가진 타르굼은 구약성경에서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대해 증언하는 고마운 사료이다.

 

   

 

참 고 문 헌

 

 

국내 도서

권성달. 『성경 아람어 울판』. 도서출판 목양. 2012.

원용국. 『구약사본』. 삼용서관. 1978.

원용국. 『성경사본과 고대근동사본 연구』. 호석출판사. 1998.

 

2. 국내 번역서

Albert Bell, 오광만 역, 『신약 시대의 사회와 문화』, 생명의 말씀사, 2001.

Harrison R. K., Waltke B. K., Guthrie D., Fee G.D. 오화선·오성일 공역. 『성경비평 역사, 문학, 본문 비평』. 도서출판 참말. 1993.

작자 미상. 이상준 역. 『탈굼 옹켈로스』. 이스트윈드, 2017.

 

3. 국내 논문

김선종. 타르굼 호세아 1장의 번역 기법. 성경원문연구(26). 2010.

배철현. 타르굼 아람어 성서 번역의 특징. 성경원문연구(18). 2006.

신충훈. 「탈굼의 언어, 문체적 특성 연구」. 기독교와 어문학 3권 1호. 2006.

 

4. 국외 문서

Martin Mcnamara, 『Targum and Testament Revisited』, Eerdmans Pub Co, 2010.

 

5. 기타

Jannes and Jambres “Rabbinic Literatur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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