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과 신약의 건널목 - 시대적 배경
구약성경 역사서의 마지막 권에 해당하는 마카베오기의 배경이 되는 시대부터 세례자 요한의 탄생 전까지의 기간은 신약성경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기간입니다. 세계사의 맥락으로 볼 때 헬레니즘, 로마제국, 유다이즘을 이 시대의 특징으로 들 수 있습니다.
헬레니즘: 기원전 332년대에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광대한 제국 내에 유포시킨 그리스의 발전된 문화사상을 통칭합니다. 신약성경은 당시의 공식어인 '코이네 그리스어'로 쓰여 헬레니즘을 수용한 로마제국의 수많은 민족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로마제국: 카이사르에 적극 협조한 공으로 유다인들은 로마제국 내에서 특권을 인정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초기 그리스도교가 비교적 쉽게 전파되었습니다.
유다이즘: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이후부터 여러 나라에 흩어진 유다인 공동체에서 싹트기 시작한 유다이즘은 유다인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선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식하게 했습니다. 헬레니즘이라는 세계정세에 흔들리면서도 예수님 시대까지 깊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2. 신약성경의 형성
1) 신약성경의 기원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성경은 구약성경이었습니다. 사도들은 구약성경의 모든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깨닫고, 구약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부활의 빛 속에서 새롭게 이해하였습니다. 그들은 ‘복음’을 예배와 여러 모임에서 구전으로 전했습니다. 사도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글로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부활 사건 후 20년이 지난 50년경부터 서간과 여러 형태로 기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 신약성경의 정전(正典) 목록
초대 교회가 전통적 신앙을 순수하게 전하기 위해서 신약성경 목록을 확정시킬 필요성을 느낀 것은 이단적 영지주의와 마르키온파가 성행하던 150년경부터였습니다. 이에 교회는 사도 전래성, 보편성, 영감성이라는 원칙 아래 각종 문헌을 식별, 검토하여 정전 작업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성 아타나시오 주교는 현재와 같은 27권의 신약성경 목록을 주창하였고(367년), 성 예로니모 역시 불가타 성경에 27권의 신약성경을 실었습니다(397년경). 이러한 노력으로 4세기 말엽에 전체 그리스도교가 신약성경 27권을 확정하였습니다.
[쿰란에서 발견된 문헌(4Q27i).]
3) 신약성경의 언어
하느님의 말씀이 유한한 인간의 언어에 담겨 전해졌습니다. 히브리어와는 달리 그리스어는 어휘가 풍부하고 문법이 정확하고 쓰기와 읽기가 명확합니다. 신약성경 27권은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코이네 그리스어’로 쓰였습니다. 필자 친히 썼거나 혹은 구술하여 쓰게 한 원문은 분실되고 수사본(手寫本)들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원문에서 베껴 쓴 수사본들은 베낀 것을 몇 번이고 다시 베껴 쓴 것들 중 그리스어로 된 것 만으로도 5000여 종이 있습니다.
4) 신약성경의 분류
초대 그리스도교에서 생성된 신앙 문서 가운데 27권만 정경으로 선택되었습니다(나머지는 외경).
① 복음서 (4권)-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중심으로 하여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서술하고,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비추어 줍니다.
② 사도행전(1권)-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 선포가 사마리아와 온 유다 지역과 로마에 이르기까지 행한 선교 활동의 주요 사건을 기록한 것입니다.
③ 서간(21권)-일상생활 안에서 당면한 신앙문제에 관한 해답이나 구체적인 그리스도인의 생활 규범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간의 발신인은 사도 바오로와 사도 이름을 내세운 공동체의 지도자들이며, 개인에게 보낸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지역 교회 공동체가 수신인입니다.
④ 요한 묵시록(1권)-박해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을 위로하고 격려와 힘을 주기 위해 기록된 것입니다.
신약성경은 이 모든 요소 이외에 사도들의 부활 체험과 성령에 의한 새로운 교회의 탄생이 복음 선포의 배경을 이룹니다. 하느님과의 친교, 부활에 대한 희망과 구원의 보증에 관한 사도들의 증언은 당시 최고 지성인 헬레니즘과 막강한 권력을 가진 로마제국을 사로잡았고, 신자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신앙을 지켜가게 만들었습니다.
신약성경의 말씀을 통해서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신약은 구약 안에 숨겨져 있고. 구약은 신약 안에서 밝혀진다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처럼 마음을 열고 ‘말씀’을 받아들일 때 새로운 생명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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