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구속과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거쳐 서울역 일대까지 도로가 집회 참석자로 가득 찼다. "조국 장관이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서 나왔다"는 할머니, "나라가 망가져 가는 것을 더 볼 수가 없다"는 중년 남성, "조 장관의 위선과 조로남불에 화가 난다"는 30대 청년, "검찰 개혁을 핑계 삼아 거짓말쟁이를 감싸는 문 대통령에게 더 실망했다"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집회 참석자들은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둔 2017년 초 이후 처음이다. 국민이 대통령 한 명에 대한 분노를 선거 때까지 억누를 수 없어서 거리에서 외쳐야 하는 불행한 역사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입만 열면 촛불 혁명으로 태어났다고 자화자찬해온 정권, 전 정권이 쌓아 놓은 적폐를 쓸어내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공정 평등 정의의 나라를 만든다던 대통령이 2년 반 만에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무능한 것도 모자라 국민의 상식을 깔아뭉개고 파렴치 인물을 비호하기까지 했다.
조국 장관을 둘러싸고 갈린 민심을 거리 세 대결로 내몬 것은 집권 세력이다. 지난 주말 조국 수호를 위한 1차 서울 서초동 집회를 앞두고 여당 원내대표는 "10만 인파가 검찰청사로 몰려갈 것"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했던 여당 의원은 "백만 촛불 민란이 정치 검찰을 제압했다"고 주장했다. 거리로 몰려나온 지지층 머릿수로 조 장관 임명의 정당성과 조 장관 수사의 부당성이 뒷받침된다는 해괴한 논리였다. 그런 집권 세력에 아부하겠다고 일부 언론은 집회 참석 인원을 "200만명"이라고 부풀렸다. 그날 서초동 지하철 이동 인원이 10만이었는데 190만명은 공중에서 날아왔다는 건가. 2차 집회는 5일로 예정돼 있다. 여당 의원은 "촛불 숫자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었다. 정부 매체들은 400만명이 모였다고 할 것이다. 이성을 잃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입에서 무슨 말인들 못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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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도심 집회는 청와대 행진으로 이어지며 조국 사퇴와 문재인 퇴진을 외쳤다. 아직 임기 반환점도 돌지 않은 대통령에게 물러나라고 외치는 함성이 수도 한복판에서 메아리쳤다. 조국 사태는 이미 조국으로 막기 어려운 지경으로 가고 있다. 문재인 사태로 번지고 있는 이 일을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