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신학에서 본 성경의 중심사상
1. 성경신학에서 본 성경의 중심사상
* 성경의 역사성 *
성경의 대체적인 성격은 창세기로부터 계시록까지를 훑어볼 때(지혜서, 시
가서 제외) 근본적으로 하나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이 천
지 만물을 창조하신 역사에서 계시록의 마감하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
다. 역사의 성격 중에 첫째로, 성경은 하나의 관념이나 사상을 이야기하기 보
다는 옛 시간과 공간에 뿌리박은 하나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
다. 역사라할 때 대개 전제되는 것이 '시간'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
건들의 연속성을 역사라 하는데 이 역사라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합시다.
역사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는데, 어떤 이는 '역사는 순환적이다
'라고 말합니다. 역사를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계가 주기적으로
순서를 따라 반복되듯이, 어떤 사건이 반복되는 순환적인 것으로 보는가 하
면, 어떤 이들은 '역사를 주기성이다'라고 합니다. 즉 역사는 일정한 주기를
따라서 쇠퇴와 생성 그리고 발전을 되풀이 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이 역사의 성격에 대해서 다양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특별
히 성경에 기록된 역사성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제 목 : 1. 성경신학에서 본 성경의 중심사상 / 성경의 역사관
* 성경의 역사관 *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20:31에서 구약을 가리켜 즉, 창조로부터 이스라
엘의 멸망과 회복 속에서 가리키는 하나님의 역사가 결국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성경이 말하는 역
사의 근본적인 전제와 가장 핵심적인 사실이란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역사"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첫번째 성격이고, 두번째 성격은 "예
언과 성취"입니다. 우리는 흔히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예언과 성취라 고하
는데, 구약은 예언이며, 신약은 그 예언의 성취라고만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은 예언하는 역사요, 신약은 성취되는
역사라 했을 때에 '구약 책 자체가 예언이다' 함과, '구약역사 자체가 예언
역사다' 함은 다를 수가 있습니다. 흔히 구약을 예언하는 역사라 할 때, 구약
자체는 별 의미가 없고 신약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을 우리로 하여금
능히 가질 수 있게하여, 이것이 그대로 목회나 설교에도 반영이 되어서 대개
목사님들은 구약은 약간 제쳐놓고 예화정도만을 들고서 신약 중심으로 교리
설교를 하거나, 복음의 핵심 내용이 신약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신약만
이야기하는 편향적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구약의 역사
와 신약의 역사 자체만을 놓고 볼 때, 결국 구약의 역사는 예언의 역사만은
아닙니다. 구약 내에도 수 많은 성취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약도 순전
히 성취 역사만은 아니어서 수 많은 예언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마태복음 등의 신약에서는 예수님에게 일어난 사건을 묘사하면서, 이
것은 구약에서 예언한 '이러 이러한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함이라'는 표현이있
는데, 대개 이러한 표현들을 너무 극단적으로 해석해서 구약은 순전히 예언의
책, 예언의 역사요, 신약은 성취의 역사라는 식으로 이해하려고 하고 있습니
다. 그러나 사실 그 '이러 이러한 사건은 하나님께서 예언한 그 예언의 성취
'라고 하는 어법이나 표현도 신약에만 나타나는 고유의 표현은 결코 아닙니
다. 열왕기하 17장에 보면, 이스라엘이 계속 패역하는 중, 하나님은 선지자
를 보내서 계속 회개를 촉구하였으나 계속 완악하게 굴어 망해버리는 역사를
보고 성경기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그 종 모든 선지자로 하신 말씀대로 심지어 이스라엘을 그 앞
에서 제하셨다." 여기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
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었다는 표현에서 단순히 "구약은 예언
이요, 신약은 성취"라고하는 신약 편향적인 해석을 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
는 하나님에 대한 깊은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역사란 무엇이냐?'
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의 성취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함은 곧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역사라하는 것은 하나님
의 뜻과 계획이 실현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같이 역사라는 것은 '하나님께
서 뜻하시고 계획하신 것을 선지자를 통해 알리시고, 말씀하신 그 말씀이 성
취되었다'고 하는 표현은 선지자들을 통해서 성경에 아주 많이 나타나고 있
습니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두번째의 성격은 '역사라는 것은 하나님의 뜻
의 실현이요, 말씀의 실현이며 이는 곧 하나님께서 진정한 역사의 주인이시
다'라는 것입니다.
세번째 성격은 "역사는 종국(완성)을 향하여 진전(발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분명히 구약의 역사나, 신약의 역
사나 다 하나님의 말씀이 실현된 역사이기에 이러한 의미에서 구약의 역사나
신약의 역사에는 질적인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실현이라는 관
점에서 보면 둘다 똑 같은 성격의 똑 같은 동질의 역사인 것입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구약의 역사와 신약의 역사를 비교해 보면, 무언가 구약의 역사
자체로는 불완전한 면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면이 있기 때문에 더우
기 마태복음과 같은 표현들과 사건들 '이것은 구약에서 말씀한 것을 이루게
함이라'와, 히브리서의 '신약의 그림자와 같다'라는 표현이 생겨나게 되었습
니다. 신.구약 역사는 다 같이 하나님의 말씀의 실현이라는 똑같은 성격과
질(quality)을 갖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과 뜻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신.구약역사는 똑같은 성격과 질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역사를 비
교해 볼 때 '신약 역사가 우월하다(표현에 어패가 있긴 하지만) 구약 자체는
불완전하여서 분명히 구약은 신약이 없으면 안되겠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
다. 그렇다면 이렇게 상반된 사실들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하는 문제
가 생기는데, 이것은 역사가 종국(완성)을 향하여 진전하는 역사라하면 두
가지 다 수용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하나님 말씀의 성취 역사이지만 그것이
어떤 종국(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할 때, 그 전(前) 단계는 그 다음 발전 단
계가 없을 때 그 자체는 불완전하게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전체가 완
성을 향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역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종국의 예수 재림을 치닫기 때문에 우리 역사 자체만을 볼
때는 무언가 불완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마태복음 첫 부분에서의 예수님의 족보 자체가 '성경 역사는 하
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역사'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으로서는 그리스도의 예비사역자인 세례 요한의 외침으로서 "회개
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입니다. 여기에서 천국은 곧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또한 예수님 자신이 최초로 선포하신 메시지 역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
다"였습니다. 이는 곧 아브라함을 통하여 다윗에게서 건설된 그 나라가 불완
전하고, 실패로 끝난 나라를 하나님의 은혜 약속에 따라서 다시 회복하고 완
성하기 위해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임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사역 자
체가 하나님 나라 건설임은 공관복음에도 역시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사도
행전 마지막 절에서 바울은 로마에서 전한 복음이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고
가르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예수 그리스도 사역과 사도의 사역
이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것이라는 예는 성경에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 성경의 중심 사상 *
또한, 역사관 자체에 이미 암시되어 있지만 성경의 역사가 어떤 시작점을
갖고 완성을 향하여 나아간다할 때, 그것은 중구난방식의 역사이며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서로 다양한 여러가지 역사 흐름이 교차하고 서로 상호 연관성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가? 아니면, 역사 전체를 꿰뚫어 본 중심적 흐름이 있는
가?하는 것을 검토해 보는 것이 의의가 있겠습니다. 구약의 역사가 중구난
방의 역사가 아니고, 여러가지 서로 교차하고 제각기 흘러간 역사가 아니라
면, 그 역사 중심과 핵심적인 흐름이 무언가 있겠는데, 바로 그 역사 전체
중심을 꿰뚫는 것을 '하나님의 계획'이라 하겠습니다. 우선 이를 제일 먼저
암시하는 것은 성경에서 첫번째 성격으로 뽑았던, '구약의 모든 역사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한다'는 말에서 이미 암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역사가 한 인격을 지시하며 증거하는 만큼 '그 역사는 동일성'을 갖
습니다. 그런데 구약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한다는 막연한 말 보다는 좀더
구체적인 중심 사상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인격
을 두고 볼 때 구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예외:시편의 메시야 시, 직접 예언하는 선지서, 요한복음에서 예수님
자신이 '구약 역사는 자신을 증거한다'고 하신 말씀) 무엇을 매개로, 어떤 방
식으로 구약의 역사가 예수를 증거하는지 관심을 가져봅시다.
마태복음 1장을 살펴보자면,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하나의
족보를 보여주는데, 족보란 하나의 단순한 역사를 나타냅니다. 여기서예수
그리스도의 역사 근원을 살펴보면 아브라함으로 거슬러 올라 감을 볼 수 있
습니다. 먼저 아브라함의 역사를 살펴보면 창세기 12:1-3절에서 하나님께서
는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하란에서 다시 가나안으로 가라고 하시면서
"네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나...... 너로 하여금 복의 근원으로 삼겠다"고 하
셨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어떤 땅에 어떤 큰 민족(nation)으로서 나라를
건설하시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과 대조
를 이루고 있습니다. 창세기 11장의 나라 건설은 노아 이후의 도시 건설로
서, 저주와 멸망으로 마쳐지는데, 창세기 12장의 또 다른 나라는 온 세계 민
족의 축복이 된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면 이 두 나라의 차이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창세기 11장의 바벨탑사건
에서 세워진 나라는 순전히 인간의 힘으로 건설된 인간 왕국이며, 창세기
12:1절의 왕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내가 네게 지시하
는 땅으로 가서' 세우는 철저히 하나님 자신이 세우시는 나라입니다. 이는 매
우 의미가 깊은 내용으로서, 이 두 왕국을 대조시킬 때 그 둘의 운명은 11장
의 인간 왕국은 하나님께서 악하게 보시어 다 멸하여 온 땅에 흩어지게 하는
심판과 저주로 끝마치는 나라인데, 12장은 그 흩어진 인간 세계에서 한 사람
을 불러서 나라를 세우는 것으로 이 나라는 축복의 나라가 될 것이요, 온 세
계 민족의 복의 매개체로서 복의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성경(구약 역사)이 예수님을 증거한다고 할 때 어떻게 구약 역사와
관련이 되는가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마태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근원은 다윗입니다. 다윗과 관련된 하나님의 역사 계획을 살펴보면 이는 하
나님의 나라 건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때 마태복음 1:17절에서 족보
에 대하여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구약 역사를 다룬 의미와 일치합니다. 즉
아브라함-다윗까지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며 선언하신 이스라엘
왕국 성립시기이고, 다윗-포로시대까지는 그 나라의 실패 역사이며, 포로시대
-예수 그리스도까지는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 시작되며
그 회복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 종합 *
성경은 근본적으로 역사를 예언한다고 했고, 그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역사요, 하나님의 뜻과 말씀이 성취되는 역사이고, 하나님이 철저히
주관하시는 역사입니다. 또한, 역사는 종국을 향해 진전하는데 여기에는 그
중심을 꿰뚫는 예수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예수님으로 직결되는 하나님의 뜻
과 계획의 구약역사를 연결시켜 보면 결국 하나님 나라의 역사였습니다. 또
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 나라의 회복, 완성하시는 분으로 오셨으므로 진
정한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실 분은 예수님뿐이신 것입니다.
'성경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경해석학 (0) | 2023.03.07 |
---|---|
성· · 경· · 해·· 석··학 (0) | 2023.01.08 |
성경의 세 골격 (0) | 2022.08.26 |
개혁주의 성경신학이란 무엇인가? (0) | 2022.01.24 |
성경신학(Biblische Theologie)이란 무엇인가?/김창선교수 (1) | 2022.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