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BI·영국 SFO 중 어디?..중수청 설립 규모·성격부터 난제
이효상 기자 입력 2022. 04. 24.[경향신문]
어느 국가 사례 모델 삼느냐
여야 샅바싸움 벌일 가능성
비대해진 경찰 수사권 통제
독립성 보장 장치 마련해야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검찰 수사권 단계적 폐지’ 방안에 합의하면서 약 70년간 유지된 형사사법체계는 근본적 변화를 맞게 됐다. 검찰의 권한이 아직 설립되지 않은 ‘중대범죄수사청(가칭)’과 경찰로 분산되는 ‘대수술’이 예고된 터라 앞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여야는 국회에 법률안 심사권이 있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구성해 ‘한국형 FBI(미국 연방수사국)’라 불리는 중수청 설립 등 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 중수청 어떤 기관으로?
논의 시한은 6개월인데 논의해야 할 것은 많다. 중수청의 성격과 규모를 어떻게 정할지부터 난제다.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미국 FBI의 경우 법무부 산하기관으로 소속 직원만 3만5000여명인 대형 수사기관이다. 국가안보 관련 범죄, 약취유괴죄, 연방공무원 뇌물 범죄, 은행 강도 범죄 등을 수사하고 수사가 종결되면 검사에게 사건을 넘겨 기소 여부를 결정토록 한다.
다른 모델인 영국의 중대비리수사청(SFO)은 법무부와는 별도로 설치된 법무총감 산하기관이다. 경제·뇌물·부정부패사건을 수사하는데, 규모가 작아 연간 100건 이하의 사건을 다루지만 기소도 한다는 점에서 FBI와 다르다.
어느 나라의 사례를 모델로 삼느냐를 두고 여야가 샅바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관련 법안 3건을 발의했는데, 2건은 FBI 모델을, 1건은 SFO 모델을 따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한동훈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터라 민주당이 ‘법무부 산하 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공룡 경찰’ 어떻게 통제?
사개특위는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통제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치안과 정보 기능을 가진 경찰은 중재안이 시행되면 수사를 온전히 주도하게 된다. 경찰의 재량과 권한이 유례없이 커지지만 중재안에는 경찰에 대한 견제나 통제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 분권조치는 더디 진행되는 터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자치경찰·자치분권 틀에서도 그런 부분이 필요하고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의 분리, 국가수사본부 설치 등과 관련한 법안이 나와 있는데 논의를 통해 검찰과 경찰 개혁의 균형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자치경찰·국수본 도입을 위한 경찰청법 개정안 통과 이후 구체적인 분권화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수사권의 통제와 수사의 공정성 확보도 매우 중요해졌다. 사개특위는 행정부의 입김으로부터 경찰과 신설 중수청의 독립성을 보장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별건’ 막으려다 ‘여죄’ 수사 막나
중재안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허용하면서도 ‘단일성’ ‘동일성’ 등 제약을 둔 탓에 보완수사가 형식적 절차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성격이 경찰 판단대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다 조직 범죄나 무고 정황이 드러나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검찰 내부에서는 단일성·동일성 제약만큼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남양주지청 김규현 검사는 지난 2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직접인지수사 권한은 경찰과 새롭게 신설되는 수사청에 이관하고 (검사의) 95%가 하고 있는 사법통제 및 보완수사 환경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언론에서도 ‘공룡 경찰’이라는 표현을 쓰듯,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사법통제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시사 이슈 국내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 G7 최빈국 전락하며 한국에도 밀린다"..日석학, 치명적인 '엔저' 경고 (0) | 2022.04.25 |
|---|---|
| 생존본능 가득 '휘돌아 자란 소나무' 보셨나요 (0) | 2022.04.24 |
| 윤 당선인 "국민 우려" 첫 언급..보수 지지층 반발 수습 나선 듯 (0) | 2022.04.24 |
| 아이오닉5·EV6, 獨 유력 전문지 평가서 테슬라 '모델Y' 제쳤다 (0) | 2022.04.24 |
| 진중권 격분 “‘개혁뽕’ 안 맞으면 못 사는 XX들…뽕 없이 금단현상 일으키는 애들” (0) | 202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