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국민 우려" 첫 언급..보수 지지층 반발 수습 나선 듯
심진용 기자 입력 2022. 04. 2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야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에 대해 “일련의 과정들을 국민들이 우려하는 모습과 함께 잘 듣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침묵으로 일관해온 윤 당선인이 ‘우려’라는 단어를 꺼내들며 처음으로 목소리를 낸 셈이다.
윤 당선인은 여야의 검수완박 관련 합의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대통령 취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취임 이후 헌법 가치 수호를 위해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 논란 내내 거리를 둬왔다. 윤 당선인은 여야의 극한대치가 이어지던 지난 8일 “나는 국민들 먹고사는 것만 신경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2일 여야 합의 직후 “중재안 수용을 존중한다”며 “당선인으로부터 별다른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침묵을 깨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보수 지지층 반발을 수습하기 위한 의도라는 풀이가 나온다. ‘취임 이후’ 언급에선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국회의 추후 논의 과정에서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관측도 있다.
윤 당선인은 직접 개입에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배 대변인은 “국회 일은 저희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에 대한 윤 당선인 입장을 두고 “(배현진) 대변인이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신중 모드는 여야 합의가 이미 나온 상황에서 직접 개입해봐야 실질적인 소득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거쳐 중재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여야 합의를 부정할 경우 자칫 집안싸움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 주변에서는 검수완박 합의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입장문에서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 없이 급하게 추가 입법이 되면 문제점들이 심하게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중재안 수용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국회 의석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운용의 묘를 발휘한다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판단해 어쩔 수 없이 양보했다”며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는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 공수처 문제를 비롯해 이 부분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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