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도
입력 : 2021-05-20
- 예배에서 ‘대표기도’의 유래는 무엇이고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
- 교회 예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기독교 예배의 원형은 신자들이 모여 예수의 기억을 나누고 주님의 명령대로 떡을 떼어먹는 정도였는데, 신자들이 모여 드렸던 첫 번째 기도를 ‘콜렉타(collecta)’라고 부른다.
- 천주교나 성공회에선 ‘본(本)기도’,
- 루터교회에선 ‘오늘의 기도’라고 부르지만
- 한국의 주류 교회에선 교인 대표가 앞에 나와 드리는 ‘대표기도’ 정도로 이해된다.
초대교회에서 이 시간은 예배에 참여한 교인들이 살아온 일상의 경험 즉 시련과 탄원, 감사의 제목들을 한데 모아 서로를 위해 기도로 다독이고 격려하는 순서였다. 일주일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온 삶을 모아(collect)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시간, 교회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콜렉타는 근본적으로 ‘교회’(에클레시아·ecclesia) 정신과 맞닿아 있다. 독일 교회에선 이 순서를 ‘교회의 기도’(Kirchengebet)라고도 부른다.
루터는 예배에서 기도의 개혁을 역설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표기도는 형식적인 말이나 개인의 잡설, 훈시나 낭독이 아닌 회중 전체를 위한 궁극적으로 교회 담 너머를 위한 기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며 기도하는 집이라는 이유는 교회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신자들은 한곳에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 교회 안팎의 사람을 가리지 말고 생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님께 아뢰며 그분의 긍휼을 간구해야 합니다. 교회의 기도는 언제나 이웃의 아픔을 내 교회의 아픔으로 공감하며 그리스도를 신뢰하는 확신 가운데 기도해야 해야 합니다. 이런 기도가 없다면 차라리 예배 자체를 없애버리는 게 낫습니다.
만일 교회에 모여 자기 잇속만 차리며 기도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마음 씀이 없고 다른 이들의 궁핍을 염려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기도하는 집에 함께 모일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교회의 이름으로 함께 모인다는 것은 우리가 공동의 기도를 하고 회중 전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사소한 것을 구하고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이기적인 기도 외에 아무것도 없을 때 그런 기도를 두고 어떻게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선한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교회의 기도가 될 수 있으며 어찌 거룩한 날 모인 회중이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교회를 반대하는 모든 일에 대항해 싸우는 가장 힘센 일은 기도입니다. 땅 위에 세워진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큰일입니다. 이 일보다 더 큰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것을 성령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기도를 자꾸 외면하고 막아 버립니다. 저는 여러분을 교회 건축에 참여시킬 수도 있고, 많은 재산을 수도원이나 교회에 바치게도 할 수 있고, 함께 노래하고 책을 읽으며 유익하게 만들 수도 있고, 이런저런 예배를 만들어 다 참여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를 기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면서 우리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착각하지 마십시오. 이런 일을 하면서 과시하느라 우리가 정작 해야 할 교회의 기도는 잊혀버리고 효력 있고 열매가 풍성한 교회의 기도는 죽어버리고 맙니다. 기도가 시들해지면 성령이 하시려는 일을 이룰 수 없게 되고 저항의 힘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기도한다면 비록 우리의 기도 장소가 움막이나 누추한 오두막이라 해도 우리를 대적하는 이들은 기도 없는 대성당보다 이곳을 훨씬 더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모이는 건물과 환경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드리는 진정한 교회의 기도, 오직 이 기도만이 문제입니다.”(마르틴 루터, ‘선행에 관하여’)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92303&code=23111413&sid1=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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