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논문 소논문

교회 개척 사역에 대한 옹호오종향 목사

하나님아들 2020. 6. 17. 14:09

교회 개척 사역에 대한 옹호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1. 질문: “과연 새로운 교회 개척이 필요한가? 그리고 가능한가?

필자가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에는 2004년 285개의 교회가 있었다. 그런데 2014년에 172개로 줄어들었다. 113개가 사라졌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든지, 교회 문을 닫았든지 간에 교회 수가 60%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서초구에는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양재성전 등 초대형교회들이 포진하고 있고, 남서울교회, 신반포교회, 높은뜻푸른교회 등 수천 명 이상 회집하는 교회들이 제법 많이 있다. 게다가 강남대로 너머 강남구로 넘어가면 소망교회, 광림교회, 순복음강남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즐비하다. 과연 여기에도 교회가 필요한가?

 

“대형교회들이 많이 있고, 사람들이 거기로 다 가는데, 과연 교회 개척이 될 것인가? 지금은 전도가 안되는 시대이다. 그나마 대형 교회들이 버티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과연 전도 개척이 될 것인가?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필자가 2010년도에 강남역 주변에서 전도적 교회개척을 시작할 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물었고, 많은 분들이 의아해했다.

 

“과연 아무 개척팀도 없이 어떻게 교회를 개척할 수 있는가? 강남 지역은 임대료가 비싼데 과연 유지를 할 수 있나? 이 지역에 또 하나의 교회가 과연 필요한가? 잘 하는 기존교회로 가면 되지 왜 새로운 교회가 필요한가?”

 

이 질문들에 대해서 개척자가 명확하게 답을 제시할 수 없다면 그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적어도 내가 훈련받았던 리디머 시티투시티 (Redeemer City to City)에서는 그렇게 개척후보생들을 가르쳤다. 리디머교회는 50개 도시에서 350개의 독립적인 교회개척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첫 번째 질문 중에 하나는 이것이었다: “왜 그 지역에 새로운 교회가 필요합니까?”

 

그렇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야말로 성도들이나 비신자들, 지역주민들이 진정으로 듣고 싶은 답이다. 반면, 일반적인 많은 개척 후보생들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답을 한다.

 

- 건강한 교회를 하고 싶다

 

- 대안적인 교회를 하고 싶다

 

- 선교적인 교회를 하고 싶다

 

- 신학적으로 올바른 교회를 하고 싶다

 

- 미래를 여는 교회를 하고 싶다

 

이 부분들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면 좋은 덕목에 대한 묘사들이지, 사실상 듣는 사람들에게는 그 내용이 공허한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결정적으로, 이미 기존의 교회들도 다 그런 모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답변이 돌아와야 할까? 필자가 교회개척훈련을 받으면서 내린 결론은 “바깥에서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교회”이다. 울타리 바깥에 있는 양들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교회이다. 예수님 바깥에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교회이다. 복음을 모르던 사람들이 복음을 알아갈 수 있는 교회이다. 교회를 안다니던 사람들이 새로 신앙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교회이다. 그럼 이것이 현실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2. “우리에 들지 아니한 다른 양들”을 위해 교회가 더 필요하다

교회 밖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인구통계와 각종 서베이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0년 전에 개신교에 속한 한국인은 861만명었다. 그런데 최소 758만 명 정도가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며, 이중 약 198만 명은 타종교로 전환했고, 약 560만 명은 비종교인이 었다. 한국 교회의 전도는 대부분 교회에 데려와서 앉혀놓거나 교회등록을 하게 하는 전도였기 때문에, 그만큼 개신교회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많았고, 나간 사람들도 못지않게 많았다. 교회 밖에는 적어도 4천만 명이 넘는 비그리스도인들이있으며, 2천만 명이 넘는 비종교인이 있다. 또한 1천만 명 가까운, 전에는 교회에 다녔으나 지금은 발길을 끊은 탈교회인들이 있다.

 

개척자에게 이것은 큰 기회이다. 왜냐하면 지금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80%가 넘는 것이다. 결국 이슈는 큰 그림으로 볼 때 주님의 우주적 교회 안에서 이 교회당에서 저 교회당으로 흩어진 양이 모이는 ‘내부이동’ 교회개척이 아니라, 바깥에서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전도적’ 교회개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이나 절대자나 신앙에 관심이 있다. 다만 그것을 이야기할 사람을 만나지 못하며, 믿고 배울 사람을 찾지 못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한걸음씩 움직여볼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다.

 

뉴시티교회를 개척하면서 ‘좋은 교회를 찾는 목마른 교인들’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안다니던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교회를 개척하자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울타리에 들지 아니한 양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선교명령은 경계선을 넘어가서 양들을 구출해오는 사역이었다.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교회를 하기 원했다. 복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복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교회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사도 바울과 초대교회가 헌신한 것이었다.

 

만일 이미 교인들인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한다면, 혹시 빠른 시일 안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아니라, 특정 교회조직의 확장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복음의 초점을 벗어나면서 점점더 자기중심적이고 내향적인 폐쇄집단화, 친목집단화 되는 오류에 다시금 빠지는 첩경이다. 개척자들은 기존 신도들을 모아서 교회를 세우려고 하지말고, 직접 비신자들을 전도하고 그들을 교회의 개척멤버로 세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교회가 생기면, 그만큼 새로운 신자들이 많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회에 동참하는 기존교인들은 복음전도의 기쁨을 함께 맛볼 수 있어야 한다.



3. 전도와 제자도에 있어서 새로운 교회들이 훨씬 효과적이다

새롭고 작은 교회들이 전도에 있어서 훨씬 효과적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는 교회가 많은 편이고, 특히 준대형, 초대형 교회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대형교회들을 보면 예배에 사람이 많이 모이고, 세례식 때는 몇 십 명씩, 몇 백 명씩 세례를 준다. 그래서 전도가 잘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 그러한 대형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은 나름대로 교회가 전도와 선교 등의 사명을 잘 감당한다는 만족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착시현상이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한국에서 전도를 잘하며 예배가 부흥하며 설교가 좋으며 평판이 좋은 교회들 가운데 매년 장년 신자를 세례 주는 비율은 2% 정도가 된다. 이는 유아세례와 입교를 제외하고 성인들 중에서 세례를 받는 비율이다. 예컨대, 1만명 모이는 교회에서 1년에 200명의 성인에게 세례를 준다면 출석 대비 2%의 세례율이라고 볼 수 있다. 5만명 모이는 초대형 교회에서 1년에 1천 명 성인세례를 주는 비율이다. 1천 명이라고 하면, 상당히 많아 보이고, 게다가 그 예배에 출석하는 교인 입장에서는 세례 명단이 길어보일 것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라. 100명 모이는 교회에서 2명 세례주는 것과 같은 비율이고, 50명 모이는 교회에서 1년에 한 명을 전도해서 세례를 주는 비율이다.

 

충격적이지 않은가! 중대형교회에서 수백 명은 대단해 보이지만, 작은 교회에서 한두 명 전도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성인 것이다. 수많은 목사, 성도, 재정, 노력이 투입되는 중대형 교회의 화려한 전도집회가 소박하게 전도하는 작은 개척들보다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다만 숫자와 화려함의 착시현상이 있을 뿐이다! 수천 명, 수만 명 모이는 교회에서 수십명 수백 명 세례 주는 것은 마치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이 한 달란트를 남기는 것과 비슷하다. 매우 무능한 교회인데, 전도좀 하는 교회로 목사와 교인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등록교인들은 들어오고 있고, 새가족반이 분주하니 말이다. 그것이 한국교회의 어지간한 규모의 교회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서운 영적 착시현상이다. 그리고 작은 교회들에서는 큰 교회 때문에 전도가 안된다고 책임전가를 한다. 이 또한 무서운 직무유기일 수 있다. 물론 한 영혼이 구원되는 것은 온천하를 얻는 것만큼이나 귀한 일이지만, 여기서 요점은 대형교회가 전도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라고 하는 어떤 사람들의 믿음이 착시현상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새로운 교회는 복음적으로 사역을 한다면 전도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다. 미국의 교회개척기구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0년 미만의 젊은 교회들은 20년 이상 된 교회들에 비해서 10-15배 전도에 효과적이다. 그래서 피터 와그나 같은 선교학자나 팀 켈러 같은 목회자들은 (신학적 스펙트럼의 상이에도 불구하고) “해 아래 가장 효과적인 전도방법은 교회개척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알랜 크레이더는 초대교회가 첫 삼백년 동안 10년마다 40%의 성장을 했다고 보고한다. 로드니 스타크의 연구결과도 초대교회가 해다마 3% 정도의 성장을 했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폭발적인 성장이 아니라 점진적인 성장이었다. 그리고 중형, 대형교회를 통한 성장이 아니라, 크지 않은 교회들을 통한 성장이었다. 유명 설교자나 능력 있는 목회자를 통한 성장이 아니라, 이름 없고 평범한 교인들이 생활 속에서 복음을 나눈 결과 신자들이 늘었다. 건물 중심이 아니라, 만남 중심이었다. 프로그램 중심이 아니라 관계 중심이었다. 제도 중심이 아니라, 진리 중심이었다. 조직으로 전도한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 교인들이 복음을 경험하고 변화된 삶이 곧 전도였다. 그리고, 모든 도시에 복음이 전파되고 회심자들이 생기는 곳마다 예배와 배움과 삶을 함께 하는 교회들이 생겨났다. 마지막으로, 우호적인 상황에서의 성장이 아니라, 복음과 교회에 대해 적대적인 환경에서의 초자연적인 성장이었다.



4. 교회개척은 복음의 능력을 체험할 절호의 기회이다

호황 때에는 옥석이 가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불황이 오면 기본기가 탄탄하고 핵심역량에 헌신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대세 상승기에는 누구나 돈을 번다. 그러나 폭락기에는 진정한 실력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돈을 번다. 태평성대에는 누구나 능력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위기의 시대가 오면 진정한 능력자가 누구인지 드러난다. 복음은 능력이다. 하나님의 능력이다. 믿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능력이다. 복음 곧 은혜의 말씀을 깨닫는 날부터 열매가 맺힌다. 주님은 복음을 주시면서 전하라는 사명을 주셨다. 우리가 복음을 재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사람들이 복음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상 위대한 종교개혁과 대각성운동은 복음의 재발견에 따른 결과였다. 로이드 존스가 “부흥”에서 말했듯이, 죽은 정통 (dead orthodoxy)에서 산 정통 (live orthodoxy)으로 가는 것이 곧 부흥이다. 모든 교리가 다 맞고 모든 지식을 다 가졌고 모든 실천을 다 하지만 죽은 정통이 있다. 그것은 회심이 없고 변화가 없는 교회이다. 새로 믿는 사람들이 생기고 마음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달라지고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교회가 살아있는 교회이다. 살아 있는 정통은, 곧 복음을 개인과 공동체가 자신들의 마음밭에서 재발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일상언어로 복음을 표현하기 시작하며, 자신들의 일상의 삶에서 – 가족, 친구, 학교, 직장 – 복음의 진리를 따라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초대교회 때에도 정통신학과 말씀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바리새파 사람들, 살아있는 성전 예배를 드린다고 주장하는 사두개파 사람들, 세상 등진 탁월한 영성을 가졌다는 에세네파 사람들, 올바른 사회적 실천과 국가적 봉사를 한다고 믿는 급진당 사람들이 다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구원이 없었고, 예수님과 제자들은 은혜의 복음을 제시했다.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서 모든 사람을 죄에서 구원하며, 모든 불경건을 버리게 한다. 결국 복음의 재발견이 교회를 시대마다 새롭게 했다. 칼빈의 종교개혁이나 마틴루터의 이신칭의나 존 웨슬리의 갈라디아서 서문 사건이나 조나단 에드워즈의 각성운동이나 모든 참된 부흥의 근간에는 하나님의 은혜의 원리에 의한 죄인된 인간의 구원 - 즉 은혜의 복음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헌신이 있었다. 역사를 바꾼 지속적인 위대한 종교개혁과 부흥의 시기에는 반드시 은혜의 복음, 이신칭의의 복음에 대한 깊은 각성들이 있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은혜의 복음이 온전하게 소통되며, 받아들여질 때에 교회가 세워지게 하신다.

 

지금이야말로, 복음 자체의 능력에 천착하며, 복음 자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능력을 신뢰해야 할 때이다. 지금이야말로, 조직이나 자금이나 제도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복음 자체의 재발견과 능력으로 전도하며 제자도를 세우며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때이다. 지금이 그리스도교의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우리가 복음에 헌신하느냐, 아니면 복음의 결과물 또는 복음의 축복에 헌신하느냐를 분명히 할 때이다. 자기를 스스로 점검하고, 복음의 결과물이나 복음의 열매가아니라 복음의 메시지와 내용 자체에 헌신할 때에 주님께서는 당신의 교회를 친히 세울 것이다. 우리는 복음 자체 곧 주님의 진리의 기둥과 터 위에 굳게 서서 복음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회심과 헌신과 회복을 일으키는 전도, 제자도, 기도의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교회개척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해결하기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교회개척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필자가 미국 뉴욕의 리디머교회 시티투시티에서 5주간 합숙집중훈련을 받을 때 개척교회 실패의 주원인을 다루는 수업 시간이 있었다. 교회개척에 관한 베테랑 훈련자인 마크 레이놀즈 목사는 첫 번째 이유가 ‘성급한 개척’이라고 했다. 우리 훈련생들은 이에 관한 책을 읽고 여러 사례를 토론했다. 영어로는 premature launching이라고 하는데 ‘미숙아 개척’이라고 번역하면 어감이 적절할 것 같다.

 

물론, 우리가 복음사역을 교인의 수나 재정의 자립도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경우들이 종종 있기는 하다. 그러나, 불신앙에서 신앙으로 옮겨오는 회심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생기지 않고, 온갖 우상과 죄의 올무에서 해방되어 복음의 능력과 풍성함을 경험하는 회복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생기지 않고, 종교소비자에서 예수의 제자로 삶의 자리를 옮기는 헌신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표지이다. 단순히 출석교인의 숫자나 헌금의 숫자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갖게 된 회심자의 수, 마음과 관계와 가치관이 치유되고 구원되는 회복자의 수, 그리고 가정과 일터와 세상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헌신자의 수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이것을 놓치면 사역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교회개척을 한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는 해마다 5천 개의 교회가 개척되고, 3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는다. 1년에 2천 개의 교회가 순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 듯이 이것은 꼭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한국 교회에 교인이 약 40% 이상 줄었다. 전에는 1천2백만 교세를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6-7백만 교세로 줄었다. 올해 이루어지는 인구센서스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어쩌면 더 줄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모든 교단들에서 1년에 1만5천 명의 목사가 배출된다는 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중에 부목사로 수용되지 않는 사람들이 5천 명이라고 한다. 그 중에 많은 분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 없이 개척을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 교회에서도 교회 개척 (church planting)이란 험난한 일이다.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들에서 개척되는 교회 100개 중에 75개는 몇 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15%의 교회는 시작할 때의 숫자 그대로 유지한 채 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10%의 교회들만이 시작될 때의 숫자를 넘어서 회심, 회복, 헌신의 역사 가운데 성장하고 자립하고 복음의 열매를 맺어간다고 한다. 즉, 개척교회의 75%가 재정자립에 이르지 않고 사실상 문을 닫으며, 15%는 교회로 유지되지만 시작할 때의 숫자를 넘어서 성장하지 않으며, 오직 10%의 교회만이 성장하며, 자립하며, 발전한다는 것이다. 미국 교회의 통계현실이 이러하니, 겁쟁이들은 교회개척을 할 수 없다는 구호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동서부에서 각각 수천 명의 복음주의자들이 모여서 교회개척에 대한 컨퍼런스를 여는 엑스포넨쳘 (Exponential) 주제 강의들 중에 이런 부분을 다루는 것이 종종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교회들이 세워지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미숙아 개척이라는 점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아직 세상에 나올 준비가 안된 미숙아를 출생하는 셈이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집중 케어를 받아야 살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개척교회에는 그런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60% 이상이 30명 이하의 교회인 상태라는 보고가 나온다. 한국교회 90% 이상은 100명 이상이라고도 한다. 이런 부분은 미국 교회도 큰 차이가 없다.

 

이런 현상들에 대해서 외부적인 이유들을 살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주변에 교회가 많다거나, 큰 교회가 옆에 있어서 어렵다거나 하는 것이다. 일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나 된다. 신앙 없고 예배에 안가는 90%의 사람들은 기존 교회들의 문턱을 여전히 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울타리 바깥의 양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에게 교회개척은 레드오션 (경쟁자가 과밀한 오래된 시장)이 아니라 아니라 블루오션 (새로운 기회가 넘치고 경쟁자가 없는 신시장)을 탐험하는 사역으로 재정의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목회자 분들이 교회개척할 때 일꾼이 없다거나, 자본이 없다거나, 건물이 없다거나 하는 상황적인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이 말씀들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현실적으로 생활비가 없어서 힘들고, 가정 생계가 안되어서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시다. 사실 가족 식구들만 예배를 드리는 경우나 일가친척까지 예배를 드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준비되지 않은 개척의 사례들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어려운 대화 주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곳에 하나님께서 공급하신다는 ‘믿음 선교’의 고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우리가 갈 수 있는 준비와 훈련이 되어 있는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일을 감당할 자세와 능력이 구비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할 책임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결핍되고 어렵고 안타까운 점은, (1) 많은 개척교회 목사님들이 개척의 현실 앞에서 개척의 부르심에 대해 모호함을 느끼고 있고, (2) 현실적으로 개척목회를 할 역량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느끼며, (3) 구체적으로 교회개척 및 그 이후의 사역에 대해서 목회적으로, 관계적으로, 재정적으로 훈련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4) 교회개척의 준비/실행/단독목회 과정에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이 무척 외로워서 목회우울증 등을 포함한 많은 어려움에 빠지는 현실이다 .

 

이에 대해 전반적인 분석을 하자면, 우리 나라의 교회들에서는 적절한 (1) 개척자 선발과정이 없고, (2) 개척자 평가과정이 없고, (3) 개척자 훈련과정이 없고, (4) 개척자 코칭 과정이 없이 교회개척을 한다. 예를 들어, 준비되지 않은 개척을 막을 실질적 도리가 없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신학교에 불붙은 마음으로 간다고 할 때 말릴 장치가 없다. 어떤 부목사가 담임목사에게 교회개척하겠다고 말하고 나가서 개척하는데 그것을 말릴 방도가 없다. 교회규모가 좀 되는 교회들에서 선임목사 또는 장기간 근속한 부목사들에게 개척을 시켜주는데, 이것에 어떤 기준이라는 것이 없어서 준비나 자질이 없는 사람이 개척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서 담임목사님들이 고민하신다.

 

무엇보다도 곤란한 것은, 개척하려는 분들이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지역교회에서 부목사로 수년 간 사역한 경험을 토대로 개척을 하면서, 본인이 아무런 개척 준비도 되지 않았고 개척 훈련도 받지 않았는데, 믿음과 성령의 역사를 따라서 개척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밀려가는 것이다. 많은 부목사들이 마음에는 부담과 두려움이 있으면서도 막상 본인이 하면 아주 잘 될 것 같은 기대를 갖고 시작한다. 왜냐하면 기존에 규모가 그래도 있는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할 때에는 나름 열매도 있었고 인정도 받았고 나름 이렇게는 안해야지 하는 소신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많은 목회자들이 미숙아 개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작 개척이라는 뚜껑을 열고 몇 년이 지나보면 교회개척 사역에 아무런 준비가 안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멘붕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목회적으로 손에 잡히는 도구를 가르쳐주는 방법론적 세미나를 찾아가게 된다. 여기에는 온갖 종류의 소그룹 세미나, 설교 세미나, 은사 세미나, 치유 세미나, 리더십 세미나, 묵상 세미나, 영성 세미나, 교회론 세마나 등이 있다. 이 세미나들은 특정 목회자의 은사와 강점이 특정 지역 회중의 특성과 만나서 꽃피운 것들인데, 그것을 일반화하여 방법론적 목회 모델로 격상시켜서 전수한다. 그것은 그 시대, 그 지역, 그 회중, 그 목회자의 손에서 성령님께서 아름답게 사용하신 은혜의 도구들이지, 다른 시대, 다른 지역, 다른 회중, 다른 목회자의 손에는 맞지 않는 도구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행히, 자신의 모교회에서 익힌 목회적 도구들이 자기에게 잘 맞고 대상 회중에게 잘 맞거나, 새로 손에 잡은 도구가 자신과 회중에게 잘 맞으면 무리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수많은 갈등과 부작용이 일어나 교회가 싸우고 목회자가 사임하고 성도들이 상처를 받는 경우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미국장로교(PCA) 교단의 경우에는 노회에서 교회개척자들을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노회에서 평가자로서 섬기는 목사님들이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부목사님들의 지원을 받아서 그분들이 준비가 되었는지를 심사한다. 미리 서면 심사와 설교 리뷰를 거친 열 쌍 정도의 부부를 3박4일간의 교회개척자 심사 수양회에 초청하여 세 명 정도의 평가자가 360도 평가를 한다. 그 과정에서 복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복음을 분명하게 설교할 수 있는지, 복음이 내면과 부부관계에 체화되고 있는지, 삶에 치명적이고 습관적인 죄는 없는지, 교회개척에 필요한 영성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지를 심사한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사랑으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평가를 준다. 놀랍게도, 이 심사 수양회에 참석하는 부부들은 많은 사랑과 은혜를 체험하면서 눈물의 회개와 뜨거운 사랑을 체험한다고 한다. 이 심사 결과 (1) 즉각적으로 교회를 개척해도 된다, (2) 개척해도 되지만 단서가 있다 – 2년 정도의 훈련 시간이 필요하다, (3) 개척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이 있지만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 5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4) 다 좋지만 한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 건강 문제나 부채문제, (5) 개척하면 안된다와 같은 분류들로 심사결과를 보낸다고 한다. 이 결과는 개척자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평가를 의뢰한 노회에는 최종 평가 결과만 보내어서 개인적인 부분들을 기밀로 지킨다. 요점은 이렇게 평가과정을 필수화한 다음에 미국장로교에서 교회개척자들의 성공 비율이 기존 67%에서 90% 이상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교회들은, 장로교단들을 포함해서, 개척자들을 ‘(1) 선발, (2) 평가, (3) 훈련, (4) 코칭’하는 목회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 이런 부분의 개선이 일어나지 않고는,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미숙아 개척교회 양산을 피할 도리가 없다. 이것은 기존 교회들이도 큰 부담이 된다. 수많은 신학생들과 부목사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1) 부르심이 있는 이들을 선발하고, (2) 그들이 부르심에 합당하게 준비되어 있는지 평가하고, (3) 부르심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하도록 목회적 훈련을 제공하고, 그리고 (4) 교회개척 이후에 목회를 지속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교회개척 생태계의 구축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교회가 살 수 있는 선순환 에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1) 선발에 있어서, 정말로 목회나 교회개척사역으로 부르심이 있는지를 점검 또는 재점검하는 공신력 있는 외부 인증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받은 신학생이나 선교사나 목회자에 대해서는 성도들이 기본적인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생각이고 의견이다. ‘선발’에 관련하여서는 수많은 다른 아이디어들이 가능하다.

 

(2) 평가에 대해서는, 탁월하게 교회개척 사역이나 목회자 선발이나 훈련에 참여했던 목회자들 중에서 교회 개척자들이 교회를 개척할 준비가 되었는지, 모교회가 재정을 지원해도 될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해주는 평가 절차나 제도 생성이 필요하다. 잠재적인 교회개척자들을 선발하는 것과 그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왜냐하면 평가의 목적은 그 이후에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자료로 사용되는 것이며, 그 평가 결과에 따라서 그 이후 그 목회자가 훈련과정을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 파악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3) 훈련에 대해서는, 실제로 교회개척을 1-3년 안에 할 수 있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야 사변적/이론적 대화에 멈추지 않고 실질적 소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자가 탐방하고 연수하고 훈련받은 미국의 여러 교회개척학교들에서는 교회개척을 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훈련을 제공하고 있었다. 즉, 어느 정도 코어 그룹이 형성되어 있고, 목회의 기본기가 검증된 사람들에게 이것을 제공한다. 필자의 경우 리디머교회 시티투시티에서 5주간의 합숙집중훈련을 받은 것이 절정이었는데, 미국 교회들이 성령님께 적극적으로 순종하기 위해 애쓰는 헌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약 2백 시간의 강의, 워크샵, 대화, 질의응답, 피드백, 실습을 했다. 필자가 참가해서 훈련받았던 도브 교회의 교회개척학교도 당시에 한달에 2박3일씩 1년간 150개의 강의, 워크샵, 토론, 피드백 시간을 가졌었다. 이렇게 발굴, 평가, 훈련을 하는 교회들에서 나오는 교회개척은 거의 98% 이상 성공한다. 미국 평균 10%와는 전혀 다르다. 교회개척자의 발굴, 평가, 훈련에 대한 성경적 근거들에 대해서는 본고가 아닌 다른 글에서 기회 있을 때 다루도록 하겠다.

 

(4) 코칭에 대해서는 담임목사가 ‘앞에 서서’ 전임 부목사에게 ‘이렇게 하라’고 코칭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교회를 분립시킨 목회자들 중에서 목회코치 훈련을 받은 분들이 개척목사님들 ‘옆에 서서’ 함께 걸으며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듣는 코칭을 한다. 리디머교회 시티투시티는 코치 없이는 개척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주관하는 자가 아니라 옆에 서서 돕는 자로서의 코치상을 확립하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3백 개가 넘는 새로운 교회들이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남미에 성공적으로 계속해서 개척되도록 돕고 있다.

 

한국의 교회들에는 부르심 받은 목사님들, 좋은 신학을 가지신 목사님들, 탁월한 영성을 가지신 목사님들, 그리고 말씀에 정통한 목사님들이 많이 계시다. 목회자의 제일 사명은 다른 목회자들을 기르는 것이라는 종교개혁자 칼빈의 말을 기억한다. 우리 나라의 교회들에서 교회개척자들을 선발, 평가, 훈련, 코칭하는 목회생태계가 지금 진공상태에 있다. 이 진공 영역에 예수님의 은혜의 복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목회자들을 준비시키고 훈련시켜서 준비된 개척을 하게 한다면 우리 나라의 작은 교회들, 미자립 교회들, 그리고 신학생들에게 크나큰 빛이 될 것이다. 교회를 개척시킬 때 성물(성도와 물질)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적 원리와 교회사의 교훈은 목회자들을 심사하고 훈련하고 코칭하는 것이 위대한 초대교회의 부흥과 종교개혁의 혁명적 역사 이면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개척목사가 쓰는 복음적 교회개척론: 개척팀 만들기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질문: 교회 개척은 누가 하는가?

답: 개척 목사가 한다. 예수님은 궁극적인 교회개척자이시다. “내가 내 교회를 세우노라”. 예수님이 가장 위대한 교회 개척자이시며, 우리는 예수님에 대한 신앙 고백 위에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시는 과정에 동참한다. 교회는 돈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고, 조직으로 세우는 것도 아니고, 예수님이 개척자를 통해 성령의 능력으로 비신자들 가운데 전도와 제자도가 일어나게 하심으로써 세우는 것이다.

 

질문: 개척팀은 성경적인가?답: 그렇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훈련하여 둘씩 다니며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베드로는 마가와 여러 지체들과 함께 사역하였고, 바울은 바나바, 디모데, 디도, 소스데네, 실라 등과 팀을 이루어 사역했다. 특히 바울의 팀 자체는 어느 도시에 가든지 전도하고, 그들을 양육하고, 그들 중에서 지도자를 세워서 목양하게 하는 등 개인 전도와 관계적 양육,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말씀에 근거한 선포와 가르침을 통해 교회를 개척했다!



질문: 개척팀은 어떻게 생기는가?

답: 개척 목사가 예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성령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만드는 것이다.



질문: 개척팀 없이 교회를 개척해도 되는가?

답: 개척팀 없이 교회를 시작할 수 있으나, 교회를 시작한 다음에 개척팀을 만들어야 한다.



질문: 개척팀에는 어떤 사람들이 들어가야 하는가?

답: 개척하려는 의지와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목사에게 배우려는 겸손과 뜻이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



질문: 개척팀은 많을수록 좋은가?

답: 개척팀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수준이 중요하다.



질문: 개척팀의 수준이란 무엇인가?

답: 개척팀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복음을 전할 의향과 헌신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복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고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복음으로 삶을 살아내기 때문에 복음의 매력이 삶에서 품어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질문: 개척팀의 수준이 안되는 경우는 어떤 것인가?

답: 첫째, 개척팀이 자기들의 결핍을 채우는 목적으로 교회에 참여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목회자에게 자기의 결핍을 채우도록 요구하는데, 울타리 밖에 있는 다른 양들의 결핍에 대해서 둔감하며 때로는 배타적이기도 하다. 둘째, 개척팀이 복음을 인격적으로 모르며, 복음이 삶에 내재화 되지 않은 경우이다. 복음을 모르거나 체화되지 않아서 마음에 여유가 없고, 이기적이고, 사납고, 인색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진심이 없고, 진실하지 않고, 세상적인 가치관으로 사는 경우들이다. 그런 경우는 새로운 사람들이 교회에 왔을 때 복음으로 품지를 못하며 인간적으로 품게 된다. 복음으로 보살피지를 못하며 인간적으로 보살핀다.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 좋다가 그 이후에는 인간관계의 갈등이 표출된다. 그래서 공동체가 복음으로 전진하지 못하게 된다. 셋째, 전도 DNA가 없이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이다. 아주 선한 사람들이지만 구령의 열정이 없는 것이다. 개척팀에는 신자들만이 아니라 비신자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 신자들이 전도한 비신자들이 함께 있어야 한다. 전도하지 않는 신자들끼리 모인 것은 안좋은 사례이다.



질문: 개척팀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 개척팀으로 모인 양들을 복음의 꼴로 먹여야 한다. 개척팀과 복음 성경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가복음, 요한복음 등의 복음서; 로마서, 갈라디아서 등의 서신서; 창세기, 시편 등의 하나님 나라와 인생의 주제 등 사람들이 목자에게 성경을 통해 복음을 배워서 삶이 변화되는 체험들이 축적되어야 한다.



질문: 개척팀과 꼭 성경공부를 해야 하나?

답: 그렇다! 개척팀과 성경공부모임을 하는 것은 필수이다. 첫째, 그들은 교회에 대해서 동상이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목회자의 십년 제자들이라 할지라도 교회에 대한 이상과 기대가 상이하다.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하면서 주님께 받는 비전과 개척 멤버들이 새 교회에 대해 갖는 기대가 같아져야 한다. 성경공부를 통해서 복음에 대한 이해, 교회에 대한 그림, 신앙생활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 자체이다. 기존 신자들의 경우는 교회생활을 하면서 봉사와 위주로 지내다가 내적 정체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내면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모순과 갈등이 있고, 여전히 반복되는 우울과 분노와 정욕과 거짓과 탐심의 이슈들이 있고, 여전히 바뀌지 못한 관계의 고통이 있으며, 가정이나 인생에 해결되지 못한 슬픔과 아픔과 고통과 숙제가 있다. 그것을 복음으로 접근해서 묶인 것을 풀어내고 매인 것을 놓아주며 막힌 것을 열도록 돕는 사역이 필요하다. 개척팀 멤버들과 다른 무엇보다도 복음 자체로 만나서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이슈들을 복음으로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개척 목회자가 해야 할 역할이다.



질문: 그렇게 만날 사람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나?

답: 개척 목사의 최우선 역할은 스스로 전도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전도자로 만드는 것이다. 개척 목사는 스스로 비신자를 찾아가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고, 복음을 제시해야 한다. 노방 전도가 은사라면 노방 전도를 하라. 축호 전도가 은사라면 축호 전도를 하라. 관계 전도가 은사라면 관계 전도를 하라. 필자는 노방 전도나 축호 전도를 시도해 보았지만, 지역 여건과 필자의 은사가 거기에 맞지를 않았다. 그래서 필자에게 어색한 노방 전도 대신에 관계 전도를 택했다. 필자는 교인의 비신자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만나서 차를 마시고 복음 성경공부를 하는 것을 꾸준히 해왔다. 더딘 것 같아도 일주일에 수십 명을 만날 수 있다. 일년에 수십 명을 만나서 전도하고 그들이 예배로 오게 된다면 성공적인 교회설립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몇 년 하면 일백 명 출석을 넘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질문: 전도하는 개척팀이 아직 없다면 어떻게 하나?

답: 개척 목사는 신자들이 전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즉, 목사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면, 목사의 제자훈련은 목사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을 키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즉, 개척사역을 하는 목사가 된다는 것은 목사의 정체성을 교회 운영을 잘 하는 사람에서 ‘사람을 살리는 사람을 키우는 사람’으로 정체성을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목사의 제자훈련은 성도들을 훈련하여 세상에 내보내는 차원을 보다 구체화하여 자신의 내적, 관계적, 인생의 고통과 숙제와 문제들을 복음으로 해결하고, 그리하여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에 인생의 답이 있음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척 교회에서의 목회자의 목양 또는 제자훈련은 성도들이 복음에 대한 확신과 기쁨을 가진 전도자가 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목회자의 우선 임무는 전도자를 키우는 것이며, 전도하는 개척팀을 만드는 것이다.



질문: 개척팀을 만드는데 특별한 교재가 있나?

답: 어떤 교재를 쓰든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시중에 나온 교재들 중에 좋은 교재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특정 교재에 매이지 말고,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과 접근법이 무엇일지 고민해서 교재를 편집해서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직접 교재를 쓸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도 않고, 꼭 필요하지도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교우들과 자주 많이 만나서 복음 성경공부를 하고, 교우들의 지인들 (잠재적 신자)과 만나서 그들의 아픔, 슬픔, 고통, 고민, 인생의 질문들을 듣고 그들의 애환과 질문에 대해서 우리 신앙의 교리적, 정통적, 성경적 복음이 어떻게 답을 주는지 연결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



질문: 우리 교회는 분위기는 좋은데 전도도 안되고 성장도 안된다.

답: 성장지상주의는 성장을 우상으로 삼은 것인데, 성장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상으로 삼은 것이 악한 것이다. 생명이 있다면 성장이 있어야 하고, 성장의 표지에는 회심, 회복, 헌신이 있다. 비신자가 신자가 되는 것이 회심이고, 신자가 신자답게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 회복이고, 신자가 하나님의 소명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집중하는 것이 헌신이다. 이런 결과가 반드시 있어야 우리는 생명체로서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개척교회들을 연구한 한 결과를 보면 75%가 수년 안에 사라진다. 15%는 시작할 때 규모 그대로 있는다. 오직 10%의 교회만이 성장한다. “지금이 좋사오니”의 마음으로 성장을 원하지 않는 교인들에게 복음을 계속 심겨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음으로 자신의 삶이 계속 변화를 경험하면 전염적 전도가 반드시 일어난다. 그들의 변화된 삶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고, 그들도 ‘이 사람이 우리 교회 예배에 오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 지금 개척팀으로 모이는 사람들이 교회에 불만인 사람들이 중심이다.

답: 불만이 있다는 것이 대안이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몸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몇 마디씩 할 수 있는 분석 능력이 있는 것과 몸을 고치는 명의가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새로운 교회에는 불만 있는 사람들이 올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 상태 그대로 가서는 결국 그 교회에서도 불만을 느낄 것이다.



질문: 개척팀을 구성할 때 이상적인 구성은 어떤 것인가?

답: 교회를 시작할 때부터 전도 DNA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새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신자가 아니거나 교회를 안다니거나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개척팀 구성으로 나타나야 할까? 가장 좋은 조합은 비신자가 삼분의 일, 그들을 영적으로 도울 수 있는 성숙한 신자들이 삼분의 일, 그 사이에 이도저도 아닌 신자들이 삼분의 일 정도인 것 같다.



질문: 왜 개척팀에 비신자들이 포함되어야 하는가?

비신자가 삼분의 일이라는 것은 교회를 처음 다니거나, 예수를 처음 믿거나, 교회를 다니다가 중도에 그만두었거나, 교회를 다녀봤지만 하나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삼분의 일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헌금을 안할 것이고, 매주 출석도 안할 것이고, 봉사활동이아나 모임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비신자 그룹이 개척팀에 소속되어야 이들을 의도적으로 품고 이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이들을 깊이 이해하고 이들을 신앙적으로 돕는 전도 DNA를 교회 안에 형성할 수 있다. 전도가 일년에 한두 번, 또는 일주일에 한 시간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교회생활 전체에 전도적 DNA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비신자들의 임재를 항상 염두에 두고 말하고 일하고 모이는 것이 필요하다.



질문: 개척팀의 삼분의 일은 성숙한 신자여야 한다는데 어떤 의미인가?

답: 다른 사람들을 영적으로 돌보고 양육할 수 있는 성숙한 신자 그룹이 있어야 한다. 비신자들의 어색함이나 불편함, 뜬금 없는 질문들, 그리고 신앙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들을 이해하고 품어주고 복음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성숙한 신자들이 있어야 한다.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이나 오해나 비기독교적인 사고들을 쉽사리 정죄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믿음의 여정을 이어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전도자 그룹, 양육자 그룹이 필요하다.



질문: 그런 이상적인 그룹 구성이 가능한가?

답: 이러한 그룹 구성은 의도적이어야 한다.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만일 비신자들이 전혀 또는 거의 없다면 교회가 비신자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분위기일 가능성이 있다. 비신자들이 너무 적고 전도적 DNA가 없다면, 예배나 소그룹에서 비신자들이 배제되며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 오래된 신자들은 비신자들의 생각이나 고민이나 신앙에 대한 질문이 어떤지 너무 모르게 되고, 그러면 전도의 현장성이 상실된다. 반면, 성숙한 지도자 그룹이 없다면 비신자들이나 중간에 있는 그룹들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된다. 목회자가 고군분투하면서 매우 외롭고 힘든 씨름을 홀로 감당하게 된다. 세 종류 그룹을 적절하게 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목회자가 비신자들을 계속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달에 연재한 글처럼 “전도적 예배 만들기”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뉴욕의 리디머교회에서 교회개척운동을 할 때 이 원리를 중시한다. 필자도 지난 5년간 비신자가 삼분의 일, 성숙자가 삼분의 일로 구성되는 교회개척을 해올 수 있었다.



질문: 개척팀의 궁극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답: 개척팀의 역할은 개척이 실현되게 하는 것이다. 개척팀의 역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전도하는 사람, 비신자를 데려오는 사람, 새로 믿는 사람들이 공동체에 있게끔 하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성숙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자기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목회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개척팀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자기의 필요가 아니라 비신자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목회자를 중심으로 비신자들을 품으며 바라보며 다가가는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척팀의 역할은 교회의 기둥이 되는 것이 아니다. 개척팀의 역할을 복음 DNA를 심으면서 일상적으로 비신자를 데려와서 복음을 같이 듣고 살아내는 문화가 되게 하는데 있다. 이와 별도로, 교회의 중심과 기둥을 이루는 것은 복음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복음을 내재화하고 삶에 체화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물론, 가장 바람직하기로는 모든 개척팀 멤버들이 그런 지도자들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