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잘하는 방법’ 본문설교의 장점과 주의점
[기획연재] 한일장신대 정장복 총장의 설교 코멘트 [2007-02-23 08:38]
- ▲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1) 본문 설교
설교의 기본적인 틀은 언제나 본문과 주제를 갖추어야 한다. 이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서는 설교로서의 성립이 어렵다. 즉, 무슨 말씀으로 무엇에 대하여 설교할 것인지 정하지 않고서는 어떤 경우도 설교로서의 출발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기초적인 설교의 상식이다.
이때 본문 설교는 결정되어진 본문의 접근에 있어서 그 심도가 어느 설교보다 진지하다. 그리고 메시지의 내용과 성격에 있어서 본문만을 중심으로 한다는 엄격한 제한을 둔다. 좀더 구체적으로 이 설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문의 길이를 3~4절 이내로 짧게 정한다.
둘째, 설교의 주제를 비롯한 주안점들이 모두 본문에서만 유출되도록 하여 설교자와 회중의 시각이 본문 이외의 곳에 가지 않도록 한다.
셋째, 본문에 함축되어 있는 메시지의 발굴에 집중하여 본문의 핵심과 쉽게 만나게 한다.
넷째, 본문의 정황을 비롯하여 중심된 단어들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석의를 시도하여 본문의 깊은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이상의 특징을 내포한 본문 설교의 장점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무엇보다도 설교자가 우선적으로 본문의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의하여 성경 언어와 그 주변 도구들과의 접근이 쉬워진다는 점이다.
둘째, 설교자의 개인적인 사상과 경험을 들려주는 잡다한 수식의 필요가 대폭 삭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회중이 정확한 메시지를 받을 뿐만 아니라 좀더 깊이있는 성격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본문 설교는 이러한 장점들과 함께 설교자가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할 다음의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취향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 성경의 어느 부분에만 머물기 쉬운 함정을 안고 있다. 즉, 통일성 있는 말씀의 전달이 아니라 단편적인 부분에 늘 머물게 되는 오류가 동행한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러한 오류는 자연스럽게 회중에게 영향을 주어 편협되고 제한된 성경의 지식을 소유하게 되고 진리의 왜곡이 있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셋째, 설교자가 자신의 사상과 주장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본문을 선택하여 자기 합리화의 도구로 삼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 본문 설교의 가장 위험한 부분이다.
1)주제 설교
오늘의 한국교회 설교자들을 비롯하여 심지어 설교학을 강의하는 강단에서부터 제목과 주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특히 설교의 유형을 말할 때마다 ‘제목 설교’란 말을 듣게 되는데 이것은 ‘주제 설교’를 잘못 일컫는 말이다. 제목은 준비된 설교의 이름을 무엇이라고 붙여 주보 등에 알릴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고, 무엇에 관하여 설교를 할 것인가를 논할 때는 주제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타당하다.
주제 설교는 설교자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설교의 유형으로 한국에서도 이 설교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설교는 삶의 장에서 발견된 주제를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본문을 찾는 과정을 밟는다. 또는 성경에서 주제를 찾아 삶의 장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이처럼 주제 설교는 주제의 선정과 본문의 선정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설교자가 자유롭게 진행한다. 그러나 설교의 전반적인 흐름은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내용이 전개되어 나간다.
이 설교는 수사학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형태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위하여 수집된 자료와 함께 논리적인 전개를 펼쳐 나가는 현대적 감각을 수반하기 때문에 현대인의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제 설교가 바른 설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하여 설교자는 다음의 몇 가지를 필수적으로 지켜야 한다. 즉, 주제 설교 역시 성경의 개념에 연접해 있어야 하고 하나님 말씀의 전달이라는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들이 지켜져야 한다.
첫째, 주제의 근원이 비록 설교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회중의 삶의 장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주제를 제어할 수 있는 본문과의 연관을 가져야 한다.
둘째, 대지별로 주제가 전개될 때 주제와의 통일성을 기해야 한다.
셋째, 설교자의 주관적 판단과 사상을 열거하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동일하다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넷째, 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방편으로서 본문을 사용하거나 자신의 말을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본문을 징검다리로 사용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상과 같은 원칙을 지키면서 본 설교를 활용한다면, 주제 설교만이 갖는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설교자에게 주어지게 된다.
첫째, 무엇보다도 주제 설교는 설교자의 구상이나 구성의 범위가 대체적으로 자유롭다.
둘째, 주제 설교는 설교자의 분석과 창작의 능력을 계속적으로 향상시킨다.
셋째, 회중이 설교의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현대적 감각을 공유하게 된다.
넷째, 주제 설교는 설교의 방향과 목적을 정확하게 제시해 주면서 회중을 이끌어갈 수 있다.
다섯째, 설교의 주안점(대지)을 열거함에 있어서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유형의 설교보다도 주제 설교에는 설교자가 이탈하기 쉬운 함정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은 무엇보다도 주제 설교가 비성경적인 설교의 길을 걷게 되기 쉽다는 점이다. 성경에 근거한 말씀의 전달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사상과 지식과 정보를 본문을 징검다리로 하여 전달하는 오류를 쉽게 범한다는 문제이다.
설교자가 강단에 서기 전에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교회를 찾아와 예배의 장에 앉아 말씀을 기다린다는 것이 한 주간의 시사나 사건의 나열을 다시 듣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싱싱한 말씀의 푸른 초장을 바라고 하나님이 설교자를 통하여 말씀에 굶주린 자신들을 채워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이상과 같은 가장 근원적인 문제가 주제 설교의 함정이라는 사실을 아는 설교자는 주제 설교를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위치와 의무가 하나님의 말씀의 운반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만 갖고 있다면 원만한 유혹과 오류의 덫을 넘기는 슬기가 있게 되리라고 본다.
1)강해설교
강해설교는 주해설교라고도 이름하는 설교로서 그 정의가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교회에 이미 소개된 바 있는 프레드릭 마이어는 그가 1910년에 펴낸 책에서 강해설교의 정의를 ‘성경 가운데 한 권이나 또는 어느 일정한 부분을 본문으로 하여 그것을 연속적으로 주석해 나가는 설교’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를 따를 때 그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화와 국민들이 지키고 있는 특별한 절기를 비롯해 교회력과 같은 교회의 중요한 목회 방향과 무관한 설교를 지속해야 하는데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다음으로 좀더 광의적인 차원에서 강해설교를 설명한 복음주의 설교학자로 잘 알려진 해돈 로빈슨의 견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는 설교란 하나님과 설교자와 회중이 다 함께 연관되어 있는 살아있는 과정이기에 설교의 어떤 정의도 그 역동성을 그대로 나타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해설교의 정의를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다.
“강해설교는 어떤 본문의 문맥에 맞는 역사적, 문법적, 문학적 연구를 통해 얻어지고 전달되는 성경적 개념을 전달하는 설교이다. 성령님은 그것을 먼저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시키고 그 다음에 그를 통하여 그의 회중에게 적용시킨다.”
강해설교의 특징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강해설교란 다른 유형의 설교보다 많은 분량의 성경 구절을 설교의 본문으로 하고 구절을 따라 강해적 형태를 취한다.
둘째, 본문의 석의적 접근보다는 주해적 접근을 더 강조하여 진리의 현재성을 밝히고 발견되어진 진리를 회중의 삶에 조명해 준다.
셋째, 하나의 단일한 목적과 주제로 통일성을 갖추며 설교의 전개가 본문에서 발생되어야 한다.
넷째, 설교자가 본문에 완전히 심취되어 본문에서 나오는 진리와의 만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설교자가 본문의 지배자가 아니라 완전한 봉사자로서 진리의 전달에만 집중해야 한다.
강해설교의 장점으로는 첫째, 설교자가 강해설교를 계속하는동안 자연적으로 성경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경 연구생으로의 기본 자세를 갖게 된다. 둘째, 설교자가 자신이 말씀의 운반자 또는 말씀의 메신저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셋째, 설교를 듣는 회중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장을 하면서 삶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넷째, 설교자의 주관적인 사상이나 경험 또는 지식을 설교에서 나열하지 않게 되고 순수한 성경의 말씀에만 설교를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유형의 설교도 완벽한 장점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설교자는 깊이 주의해야 한다. 강해설교가 최상의 설교 유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거기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성경 중 한 권을 선택하여 한 장씩 주해를 해나가는 설교의 현장에서 설교자가 빠지기 쉬운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태만함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강해설교는 어떤 설교보다 더 많은 석의 작업을 이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문을 읽고 자신이 이해하는 바탕에서 설교를 끝내 버리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둘째, 설교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회중이 경험하는 삶의 현장과 연관을 맺어야 하는데 말씀의 강해에 치중하다 보면 이러한 부분을 뚜렷하게 상관짓지 못하는 제한성을 갖게 된다.
셋째, 강해설교가 성경의 한 책을 지정하여 연속적으로 강해를 계속하는 형태가 된다면 교회의 중요한 교회력 뿐만 아니라 민족적인 절기나 긴급하게 다루어야 할 회중의 삶과 무관한 설교를 해야 하는 모순을 갖게 된다.
넷째, 변천하는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말씀을 적재적소에 선포하는 사역을 이행할 수 없다.
다섯째, 주제의 선정을 본문에만 의존하는 관계로 다양한 설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없다는 제한성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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