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미자 질량, 수사망 좁혔다…"전자 질량 100만분의 1도 안돼"
입력2025.04.11. ㅜ

독일 카를스루에공과대가 주도하는 '카를스루에 삼중수소 중성미자(KATRIN)' 국제공동연구팀은 중성미자 질량의 새로운 상한선을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중성미자는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이동하며 지금도 우리 몸과 지구 등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질량이 거의 없고 전하도 띠지 않아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유령 입자'로 불린다. 중성미자의 질량을 정확히 알면 우주와 은하가 탄생·성장하는 과정을 더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KATRIN 연구팀은 수소(H)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를 활용해 중성미자를 연구한다. 삼중수소는 전자와 양성자가 1개씩 있는 수소의 원자핵에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 2개가 더 있는 방사성 원소다. 삼중수소가 헬륨(He) 원자로 붕괴할 때 전자와 반중성미자가 나온다는 사실을 활용하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반중성미자의 질량을 직접 감지하긴 어렵다. 대신 연구팀은 23미터 길이의 초고진공 밀폐 검출기에서 전자의 에너지를 측정해 반중성미자의 질량을 간접적으로 추정한다.
검출기 한쪽 끝에서 삼중수소가 초당 1000억번 붕괴하면 초당 약 1개의 전자만 반대편 끝에 도달한다. 삼중수소 붕괴에서 나온 전자의 운동에너지를 측정하면 에너지 보존 법칙에 따라 함께 튀어 나온 반중성미자의 질량을 가늠할 수 있다.
질량과 에너지는 서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작은 질량은 에너지 단위로 표현되기도 한다. 입자 수준에서 질량을 표현할 때 주로 쓰이는 단위는 전자볼트(eV)다. 전자의 질량은 약 51만1000eV다.
2022년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중성미자 질량 최대값으로 0.8eV를 제시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공개했다. 직전 상한값이었던 1.1eV를 약 3분의 2로 줄인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259일간 측정된 전자 데이터 3600만개를 분석해 이 상한값을 절반인 0.45eV로 줄인 것이다. 중성미자의 질량이 전자 질량의 100만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결과다.
중성미자의 질량 상한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올해 말까지 총 1000일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연구팀은 "분석이 완료되면 중성미자의 최대 질량 추정치가 90% 신뢰도로 0.3eV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ence.adq959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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