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자궁 이식받은 英 여성, 무사히 딸 출산
입력2025.04.08.

8일 영국 언론 BBC 보도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생식기 기형질환을 갖고 태어난 36세 여성 그레이스 데이비슨은 2023년 친언니가 기증한 자궁을 이식받았다. 영국 최초의 자궁 이식 성공 사례다.
그레이스는 자궁이 없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희귀질환인 ‘마이어-로키탄스키-쿠스터-하우저 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레이스 가족들은 그레이스에게 자궁을 기증하길 원했으나 그레이스의 어머니는 기증을 하기에 부적합한 자궁이란 판정을 받았다. 기증 적합 판정을 받은 그레이스의 언니인 에이미는 2명의 자녀가 있으며 더 이상 출산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레이스에게 자궁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의료진이 에이미의 자궁을 제거하고 그레이스에게 이식하는 데까진 17시간이 걸렸다. 이식을 진행한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처칠병원 이식팀은 이식 수술은 위험을 각오해야 하는 수술이지만 두 자매의 수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자궁 적출술을 받은 여성들은 상실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에이미는 그레이스가 출산할 수 있게 된다는 기쁨으로 상실감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레이스는 이식을 받은 뒤 2주 내 생애 첫 월경을 했고 2년이 지난 2월 아기를 출산했다. 런던 퀸샬롯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자궁을 기증한 언니 이름을 따 에이미가 됐다.
아기 에이미는 2kg이 조금 넘는 저체중으로 태어났지만 무사히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레이스는 둘째 출산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기증받은 자궁은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 제거될 예정이다. 면역세포가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지 않도록 복용하는 면역억제제가 신장 기능 저하, 혈압 상승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레이스에게 자궁을 이식한 수술팀은 그레이스 이후 세 차례의 자궁 이식 수술을 추가로 시행했다. 이들은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총 15건의 자궁 이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영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살아있는 기증자와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받은 자궁 각각 5개와 10개를 이식하는 수술 허가를 받은 상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궁 이식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2014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다. 이후 미국,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튀르키예 등 12개국에서 135건의 자궁 이식이 이뤄졌고 현재까지 총 6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국내에서는 2023년 삼성서울병원이 최초로 자궁 이식 수술을 시행했고 이식 받은 여성은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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