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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의 미니 섬은 '황금 정원'으로 변신 중

하나님아들 2024. 9. 30. 23:51

['1004섬 옐로 정원' 팔금도] 신안의 미니 섬은 '황금 정원'으로 변신 중

입력2024.09.30.
봄에는 유채꽃 축제가 펼쳐지고 가을엔 은행나무와 황금사철이 섬 전체를 물들이는 팔금도는 '옐로 정원'으로 변신 중이다.
팔금도는 전라남도 신안군(박우량 군수) 신안군에서 가장 작은 섬이다.
목포에서 서쪽으로 24㎞ 지점에 위치한 이 섬의 주민은 952명(2024년 8월 현재).
매도, 거문도, 거사도, 띠섬, 백계도, 원산도, 매실도, 일금도 등 미니 섬 8곳을 간척을 통해 연결했다.
섬 생김새가 여덟 마리 새가 내려앉은 모습을 닮아 팔금八禽이라 불린다.

북으로 암태도, 남으로 안좌도를 이웃으로 둔 팔금도는 교통의 요충지다.
압해도와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를 지도에서 보면 신안의 정가운데다.
압해도는 신안군청이 있는 행정 중심지이고,
자은, 암태, 팔금, 안좌도는 지리적으로 교통의 중심지로
신안군에서는 이 섬들이 위치한 지역을 중부권이라 부른다.
게다가 1990년에 안좌면과 연결하는 신안1교, 2005년에는 암태면과 팔금면을 잇는 중앙대교에 이어 2008년 압해대교,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돼 육지와 연결됐다. 목포에서 차를 타고 가면 이제 1시간 남짓 걸린다.

봄철 유채꽃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
8마리 새가 내려앉은 모습

팔금도는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작은 섬들 사이 갯벌의 간척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평지가 넓게 분포해 있어 신안 섬 중에서 쌀이 많이 나는 곳으로 꼽힌다.

섬 많기로 우리나라에서 첫째가는 신안에서도 자은, 암태, 안좌, 팔금, 장산, 신의, 하의, 도초, 비금도를 선으로 연결하면 다이아몬드 모양이 된다고 해서 이 섬들을 아우르는 지역을 다이아몬드 제도라 부른다. 바다 위에 끝없이 흩뿌려진 섬들로 이뤄진 천사섬 신안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팔금도 채일봉 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다도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가을이 되면 팔금도를 황금빛으로 물들일 '옐로 정원 프로젝트'. 섬마다 고유의 색깔을 입히는 신안군의 컬러 마케팅 현장이다.
팔금도는 고대와 현대를 망라해서 해상교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교통의 요지면서 큰 섬이 아니라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갯벌 사이를 헤집고 찔러오는 북서풍을 막아야 생활이 가능한 섬이다. 그래서 팔금도에는 우실이 많았다. 우실은 바람을 막는 일종의 방풍림이다. 우실의 본디 말은 '울실'로, 마을의 울타리라는 뜻이다. 서남해안 도서지역인 전남 신안군, 고흥군, 보성군, 장흥군, 진도군, 여수시, 광양시와 경남 남해군 등지에 분포해 있었다. 팔금도에는 매도, 서근리, 원산리, 이목리, 읍리에 각각 우실이 있었다. 땔감이 귀하던 시절에도 우실에서 땔나무를 취하는 것은 금기였다. 상여가 나갈 때도 우실 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팔금도 사람들이 나무를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지금은 섬 곳곳에 흔적만 남아 있다.

팔금도 '옐로 정원 프로젝트'는 섬에 은행나무 등 황금빛 식물을 심는 것은 물론 지붕과 마을의 생활시설 등도 황금빛으로 통일하는 사업이다.
신안군의 14개 읍면 중 가장 주민 수가 적고 조용한 팔금면은 지난해 봄에 시작된 유채꽃 축제 기간을 제외하면 방문객이 많지 않은 곳이다. 한 해 3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 관광지인 퍼플섬을 방문하기 위해 지나치는 길목 정도로만 여겨지던 곳이었지만 이젠 옛 이야기가 될 듯싶다. '황금의 섬'으로 변하는 팔금도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팔금도 선학산 채일봉전망대.
은행나무와 호랑가시 정원으로 변신

신안군은 2년 전부터 팔금도를 '1004섬 옐로 정원'으로 가꾸고 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황금사철과 은행나무를 비롯해 호랑가시, 감탕나무, 금계국, 매자나무 등 황금빛 꽃들로 섬을 디자인하고 있다.

팔금도 선학산 채일봉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풍경. 일몰과 일출 때를 놓치지 마시길.
세계는 지금 컬러 마케팅 붐이다. 색깔이 심리, 생리적인 면에서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안군은 자연풍광을 테마로 섬마다 색깔을 입혔다. 선도에는 노란색 수선화, 반월도에는 보라색 라벤더, 병풍도에는 주홍색 맨드라미, 도초도에는 푸른색 수국을 심었다. 섬마다 특색 있는 꽃과 나무를 심고 지붕과 가로등, 버스정류장도 꽃 색깔에 맞췄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인증샷을 올리고 공유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알려졌다. 황금색 꽃들의 정원으로 탈바꿈하는 신안 팔금도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이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