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 심장에 좋다’는 연구에 찬물 팍!
입력2024.04.30.
한 때 적당한 음주는 심장에 이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더 나은 연구로 인해 이 가설은 된서리를 맞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롬비아에 있는 빅토리아 대학교의 캐나다 약물 사용 연구소 책임자인 티모시 나이미 박사는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 더 건강해지는 좋은 방법”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여러 연구로 술이 건강에 해롭다는 게 입증되면서 각 나라의 음주 권고안은 대개 술을 덜 마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호주는 알코올 섭취 권장량을 낮췄다. 아일랜드는 2026년부터 주류에 암 경고 부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알코올이 암, 심혈관 질환, 부상 등 200가지가 넘는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압도적인 증거로 인해 과학적 합의가 바뀌었다”라고 세계보건기구 유럽 지역 사무소의 알코올 자문관인 카리나 페레이라 보그스 씨가 말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음주량에 따라 여러 집단을 비교한 불완전한 연구에서 비롯됐다. 일반적으로 음주량은 한 시점에 측정됐다. 그리고 어떤 연구도 무작위로 사람들을 음주 또는 비음주 그룹에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었다.
적당히 마신다고 답한 사람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이 높으며, 의료 서비스를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경향이 있다고 나이미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것들을 조정하면 이점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연구에 젊은 층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알코올 관련 원인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거의 절반이 50세 이전에 사망한다.
나이미 박사는 “중년기까지 생존하고 문제가 생겨 술을 끊지 않았으며 폭음하지 않은 사람들을 연구하는 경우, 이는 매우 선별된 그룹”이라며 “이는 실제로는 통계적 착시에 불과한 적당한 음주자에게 이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구들은 알코올에 이점이 있다는 생각에 도전한다. 이 연구들은 술을 마시는 것을 불쾌하게 만드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다.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술을 아주 적게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연구 중 하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알코올이 심장 질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생각에 또 다른 타격을 가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음주가 적당할까.
음주는 대장암, 간암, 유방암, 구강 및 인후암을 비롯한 여러 유형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로 분해되어 세포를 손상시키고 세포가 스스로 회복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암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한다.
나이미 박사는 남성은 하루에 두 잔 이하, 여성은 한 잔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고하는 정부의 지침을 따른다면 매년 수천 명의 미국인이 사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잔은 12온스(약 355㎖)짜리 맥주 한 캔, 5온스(약 148㎖)짜리 와인 한 잔 또는 양주 한 잔에 해당한다.
나이미 박사는 연구로 입증된 결과에 따라 권고하는 가장 간단한 메시지는 “술을 마신다면 적게 마실수록 건강에 더 좋다”라고 단언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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