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선교선언문, 그리스도 대신 성령과 그 보편성 강조
WCC의 종교다원주의 동향에 대한 바이어하우스 박사의 입장(中)
본지(크리스천투데이)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바이어하우스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이동주 교수님의 ‘WCC의 종교다원주의 동향에 대한 바이어하우스 박사의 입장’ 논문을 나눠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울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오른쪽) 등이 예배 전 물을 든 채 입장 순행을 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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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종교다원주의 WCC 전성기: 1990년대
WCC ‘타종교와의 대화분과’는 종교다원주의 선언문인 ‘바아르 선언문(1990년)’이 완성되기 20년 전에 이미 ‘타종교와의 대화’를 실습하였다.
WCC 안에 대화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작성되기 약 1년 전(1970년)에 WCC 회원들은 레바논의 아잘톤(Ajaltoun), 베이루트(Beirut)에서 먼저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함께 대화하며 혼합예배 시간을 가졌다.
인도의 오스마니아(Osmania) 대학 H. 아스카리(Askari) 박사는 그때의 상황을 “‘대화’는 우리를 하나의 ‘새로운 영성(eine neue Spiritualität)’으로 이끌었다”고 묘사했다.
함께 모인 여러 다른 신앙인들과의 공동기도 시간에 가장 강력하게 새로운 영성을 느꼈다고 하였다.
기도 시간에 기독교이건 무슬림이건 힌두교인이건 불교도이건 간에, 누가 기도했는가는 대수롭지 않았고, 또 무엇을 말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기독교적 기도 끝에 한 무슬림이 “아멘” 하는 것 쯤은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다만 하나님 앞에서, 또 하나님 안에서 우리 공동의 인간적 상황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인 1971년에는 WCC 내부에 ‘산 신앙인들과의 대화-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 대화-프로그램 초대 책임자였던 S, 사마르타(1971-1980)는 ‘대화를 위한 용기(1971)’라는 제목으로 1971년 WCC 중앙위원회에서 연설하면서, 구원은 ‘믿는 자의 구원’이 아니라 불신자를 포함한 개념으로 구원의 개념을 확대해석 하였다.
그는 타종교와의 ‘대화’만이 다원주의 사회에서 유일한 희망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는 이제 교회연합(Ökumene der kirche)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인류연합(Ökumene der Menschen)에 대한 목적을 갖고, 과거적 교회들간의 대화를 넘어 이제 타종교와의 대화를 통한 세계공동체 형성을 위해 모든 종교인들의 협력을 구하였다.
사마르타는 ‘믿는 모든 사람들’만이 아니라, ‘믿음과 상관없는 모든 사람’을 포함하는 만인구원론적 입장에 서서, 그리스도, 성령, 구원의 개념들을 모두 확대해석하여 WCC 안에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급진전시켰다.
WCC의 대화-프로그램과 1973년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 선교와 복음화대회(CMME, 제8차 IMC)에서는 개회 연설을 세계불교연합회 회장 Diskul Poon Prismai여사에게 부탁하였다.
그녀는 기독교와 타종교들은 겉모양은 다르나 다 같은 목표에 도달한다는 다원주의적 입장을 지지하고, 불경(Tripitaka)과 성경은 ‘같은 영’에 의해 서로 다른 용어로 쓰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종교가 없는 사람은 동물과 같다고 하였다.
영혼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약이 있는데, 이 약을 먹으면 건강해지고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 건강을 그는 ‘열반, 영생, 신과의 일치’라고 칭하며, 이러한 같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세계의 종교들은 연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이러한 혼합주의 영성이 1990년 들어 그대로 한국 신학계에 전수되었다.
S. 사마르타의 뒤를 이은 제 2차 ‘타종교와의 대화 분과위원회’의 책임을 맡은 스리랑카 W. 아리아라자는 교회연합을 넘어 ‘인류 연합’이라는 ‘광범위한 에큐메니즘’을 주장했다.
그는 이 ‘새로운 에큐메니즘’을 위해 “신학적 기초들을 다시 고안해 내야하는 필요성”을 주장하고, 다른 신앙을 가진 이웃들을 회심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셨던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함께 가는 순례자들로 이해했다.
세계통합적 노선에 서서 그는 세상 문제들이 기독교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함께 언급해야 할 인류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정의, 평화, 인권, 환경파괴, 종교, 나라, 문화, 경제를 넘어 함께 일할 필요 언급했다.
그리고 기독교를 초월하여 “우리의 삶을 지도해 줄 ‘세계적인 도덕’”에 대한 부르심을 언급함으로써, 하나님의 법이 아닌 통합 세계의 도덕법에 찬동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WCC가 세계통합운동(광범위한 에큐메니즘)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영’이 이 세상 속에서 일하고 계시다는 확신 때문이다.
WCC가 비기독교인들과의 연합운동의 기초를 든든히 세우게 된 것은 1968년 웁살라에서 열린 제4차 WCC총회에서 ‘교회의 보편성(Katholizität)’이라는 개념을 통해서였다.
제1분과 회의에서 사용한 ‘교회의 보편성’이라는 말은 교회의 일치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라, 인류의 일치를 말한 것이다.
위와 같이 우주구원과 만인구원 신앙은 WCC 10차 부산 총회에 이르기까지 더욱 강화되면서, 종교다원주의가 불가피하게 요구된 것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면서, WCC는 종교다원주의가 자연스럽고 당연해졌다. 1990년 가톨릭과 정교회 대표들과 함께 4년간 연구한 ‘바아르 선언문’을 통해 WCC는 최종적으로 종교다원주의 입장을 공표하고, 이듬해인 1991년 제7차 WCC 캔버러 총회에서 “오소서 성령이여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총회 주제로, 샤머니즘과 혼합한 예배를 거행하며 초혼제를 지내고 종교혼합주의 예배를 실시했던 것이다.
1991년 WCC에 샤머니즘이 수용돼 그것과의 혼합주의 의식이 WCC의 총회 주제로 거행된 것은 하나의 실수도 아니고 갑작스러운 충동적 도입도 아니다. 이 같은 WCC의 종교혼합주의 예배는 실수로 안한 것도 아니고, 충동적인 허용으로 인한 것도 아니다.
이는 이미 바이어하우스 박사가 직시한 바와 같이, 이미 1961년 제3차 뉴델리 총회로부터 탈복음적 기초가 놓이고, 그 후 30년을 지나면서 1971년 대화–프로그램을 거쳐, 1991년 가톨릭과 정교회 대표단과 함께 합의로 이루어진 공식문서 ‘바아르 선언문’을 내놓고 극단적인 종교다원주의 입장을 천명했다. 그 기초 위에서 1991년 캔버라 총회에서 정현경 교수가 총회 주제강연을 초혼제 예배의식으로 거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WCC의 탈복음적 진행에 관해, 2014년 이상규 박사는 “해가 거듭할수록 WCC는 구원에 있어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양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아르 선언문’을 보면 구원의 역사가 타종교를 통해서도 이뤄져 왔다고 주장한다. 즉 “기독교의 배타적 구원관에서 떠나 타종교에까지 미치는 보편적 구원을 말하고 있다”며 “WCC는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부인하지는 않으나, 구원이 기독교에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능력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런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라는 사실을 … 거부하는 것”이라고 역설한 바와 같다.
사실 ‘바아르 선언문’이 고백하는 성령관은 ‘성령의 종교적 다원성’이라는 소제목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우리는 명확하게 성령 하나님께서 다른 살아 있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전통 속에 일하고 계셨음을 인정한다”고 고백한다.
WCC의 이러한 종교다원주의와 영적 혼합주의는 ‘창조자 자신의 영’과 ‘피조물의 영’과 ‘범신론적 우주 영’과 죽은 인간의 혼을 뜻하는 ‘귀신’을 구별 없이 혼합하면서 성경적 개념을 확대시키겟다는 작업 중에 형성된 것이다.
‘바아르 선언문’은 ‘III. 기독론과 종교적 다원성’이라는 소제목 하에
“우리는 구원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명백한 개인적 헌신으로 제한하는 신학을 넘어서야 하는 필요를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즉 성육신하신 말씀 안에, 폐기될 수 없는 유대와 언약을 맺고 온 인류의 가족들이 하나님께 연합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면서 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이 아니라 자동구원 내지 만인구원 신앙을 고백한다.
4. 제10차 부산총회의 포스트모던적 종교다원주의적 이중진술
WCC의 선교신학에는 1960년대로부터 현대까지 종교다원주의와 복음주의라는 두 얼굴이 있다.
WCC의 이중적, 혼합적 태도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부산총회 선교선언문에서도 복음적이고 성경적인 진술과 함께 종교다원주적인 진술을 발견하게 된다.
2013년 부산총회 선교선언문에서 고백한 다중진술 중 대표적인 복음주의적 진술은 아래와 같다.
8항: 모든 기독교인들, 교회들, 그리고 회중들은 구원의 좋은 소식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로 부름 받았다.
57항: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상에 파송 하시는 것과 동시에 교회 안에 성령을 불어넣으셨다(요 20:19-23). 그러므로 마치 불이 타면서 존재하는 것처럼 교회는 선교함으로써 존재한다. 만일 교회가 선교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부산총회 선교선언문의 특징은 주로 성령론을 다루고, 그리스도에 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종교다원주의적 진술은 특별히 성령관에서 나타난다.
부산총회 선교선언문의 특징은 대신 성령과 그 보편성을 강조하면서, 과거에는 ‘그리스도’의 개념 확대’로 인격적인 ‘예수’와 분리된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보편성”이 취급되었으나, 이제는 ‘함께 생명을 향하여’ 제37항이 설명하는 바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의 인격성이 상실된, “만물 안에 생명 충만이 가득 찬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창조자의 영적 보편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부산 총회는 아래와 같이 ‘성령’을 중심으로 한 보편주의적 종교다원주의를 고백한다.
27항: 생명을 긍정하는 지역의 지혜와 문화는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오는 선물이다. 우리는 신학자들과 과학자들에 의해 멸시와 조롱을 받아온 전통들 속에 살아 온 사람들의 진술을 높이 평가한다. 그들의 지혜가 피조물 안에서 성령의 생명과 우리를 다시 연결할 수 있고, 피조물 안에서 하나님이 계시되는 방법을 사고하도록 돕는다.
93항: 하나님의 영은 생명을 긍정하는 모든 문화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성령은 신비로운 방법으로 일하시기에 우리는 다른 신앙전통들 안의 성령의 활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다양한 영성들 안에 고유한 가치와 지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선교는 ‘다른 사람’을 선교에 동반자로 만들며, 선교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는다.
110항: 전도할 때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존경과 신뢰 관계를 정립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각각의 혹은 모든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며 복음은 특정 단체에 의해 소유될 수 없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우리의 임무는 선교지로 하나님을 모셔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곳에 계시는 하나님을 증언하는 것이다(행1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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