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구약의 음부 개념의 이해

하나님아들 2022. 9. 5. 23:04

구약의 음부 개념의 이해        

 

 

 

히브리인의 음부 개념을 을바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유념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첫째 구약에 나타난 음부(히. 스올)와 신약의 음부(헬, 하데스)는 그 개념이 서로 다르다. 즉 구약의 음부는 단순히 사자(死者)의 처소로만 언급된 반면 신약의 음부는 보다 구체적으로 악인들이 세상 끝날 최후 심판으로 지옥에 가기 전에 머무는 형벌의 중간기 처소로서 낙원(헬,파라다이스)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는 계시의 점진성(漸進性)에 따라 구약 시대보다 신약 시대에 사후 세계에 대한 계시기 더욱 명료히 주어졌기 때문에 생긴 차이이며, 서로 상치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구약의 음부 개념은 일차적으로 구약시대 히브리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그들 자신의 음부 개념을 반영하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양자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히브리인 자신들은 그 당시 고대 이방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 그릇된 음부 개념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나 구약 성경은 신약과 상호 모순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에 의해 기록되었기 때문에 결코 그릇된 것이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구약 성경 가운데 자주 나타나는 음부의 개념에 대하여 살펴본다.

 

1. 음부의 원질적 의미

구약에서 '음부'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스올'이며 모두 65회 사용되었다.

이 단어의 문자적 의미에 대해서는 다소 견해가 엇갈리나 이에 대한 유력한 견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단어는 '묻다'(toask)라는 의미를 가진 '솨알'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는 죽은 자가 음부에서 엄중하게 문책을 받는다는 사상의 반영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동일한 히브리어 '살알'로 '요청하다'라는 의미도 지닌 것에서 착안하여 이 명칭은 음부가 죽은 자를 끊임없이 요청하는 곳이라는 사상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본다. 그러나 음부, 즉 '스올'이란 단어가 '움푹 꺼지다'(to be hollow)란 의미와 관련된 것으로 보아 음부가 땅 밑의 움푹 패어진 장소에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는 이 단어가 영어 성경에서는 움푹한 구덩이'를 의미하는 'pit'로 번역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음부를 '어두침침하게 하다'(make dim), '황폐케 하다'(crash)란 뜻이 있는 '솨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아 음부가흑암의 세력이 지배하는 어둡고 황폐한 곳임을 반영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사실에 보다 근접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모두 나름대로 구약 시대 사람들의 음부에 대한 관념이 어떠했는지를 암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음부에 대한 구약의 묘사

구약 성경은 음부를 선한 자나 악한 자나 구분없이 모든 죽은 자들이 가서 머무는 곳으로 본다. 그리고 그곳은 어둡고 그늘진 곳이며 (욥 10:21,22, 시 143:3) 아름다움과(시 49:14) 만족함과(잠 27:20)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 없는(사 38:18) 침묵의 장소이며(시 31:17), 오히려 고통과(시 116:3) 잔혹스러움이 있는(아 8:6) 흑암의 장소(욥 10:22)로 설명되고 있다. 이처럼 구약 시대 사람들은 인간이 죽음으로 영원히 멸절하는 것이 아니라 음부라는 실존의 장소에서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이곳 역시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하는 영역으로 여겼다(욥 26:6, 시 16:10,11). 따라서 구약의 성도들은 이러한 암울한 음부로부터 하나님께서 건져주실 것을 간구하기도 하였다(시 89:48).

 

3. 음부의 위치에 대한 구약의 언급

죽은 자가 거하는 처소라는 가장 소박한 음부의 개념에 의거하여 일차적으로 음부를 죽은 사람의 시체가 묻히는 무덤이란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시 141:7). 따라서 토라는 음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스올'을 31번이나 '무덤'(the grave)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음부의 보다 보편적인 용례는 사후(死後)에 육체와 분리된 영혼이 가는 이 세상과 별개의 처소를 가리킨다. 히브리인의 우주관에 의하면 세계는 하늘(天)과 땅(地)과 땅 아래 장소(地下)로 나누어지며 죽은 자의 영혼이 머무는 음부는 땅 아래 지하 세계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민 16:30,33, 겔 31:17, 암 9:2).

따라서 이곳에 있는 자는 다시 지상으로 갈 수 없는 것으로 생각 되어졌으며(삼하 12:23, 사 26:14) 음부에 있는 자와 교통을 시도하는 자는 하나님의 질서를 범하는 것으로 여겨 정죄되었다(신 17:11, 사 8:9). 또한 이곳은 대양(大洋) 아래 깊은 물 가운데 있으며 문을 가진 집단 거주지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상징되기도 하였다(욥 26:5, 38 :17). 한편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이러한 음부에 대한 표현은 당시 히브리인들의 사상을 반영한 것으로 표면상으로는 신약의 음부 개념과 배치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때에는 사후 세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보다는 사후 세계의 존재 자체를 말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은유적, 비유적인 표현들을 이용하여 음부에 대해 당대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성경 저자들을 인도하셨다고 볼 수 있다.

 

혹자들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음부에 대한 묘사를 고대 근동의 다른 이방 문화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과 유사한 신화적 상상의 소산으로 보기도 했다. 또한 사후의 중간기 처소로서 의로운 자가 거하는 낙원과 대치되는 음부에 대한 신약 성경의 묘사와 구약에 나오는 음부 개념이 상호 모순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차 밝혔듯이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음부의 묘사는 계시의 점진성에 따라 아직 확실한 계시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 구약 시대 사람들이 가진 관념을 사실 그대로 반영하되 구약 성경 특유의 회화적 묘사나 특히 시가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학적 표현이 가미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 표현상 다소 혼란을 일으키기는 하나 성경 전체의 계시와 근본적으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약과 근원적 동질성을 갖는 음부에 대한 기록을 대할 때 인간의 삶이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도 영원히 지속됨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의 뜻에 따라 사는 진지한 삶의 자세를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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