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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 너무 졸려서, '졸음쉼터'서 10분 잤더니..

하나님아들 2021. 4. 26. 00:04

운전하다 너무 졸려서, '졸음쉼터'서 10분 잤더니..

남형도 기자 입력 2021. 04. 25.

 

13일 오전 9시쯤, 취재하러 가던 길이었다.

차로 운전해서 가고 있었다.

20분 자고 일어났다는 신영식씨(51)는 "운전하다 조금만 졸려도 바로 졸음 쉼터로 온다"며 "무리하단 큰일난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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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쉼터 첫 이용기..'졸리면 잔다', 이 당연한 걸 안 해서 5년간 437명이나 숨졌다

13일 오전 9시쯤, 취재하러 가던 길이었다. 차로 운전해서 가고 있었다. 목적지는 대전, 달리던 곳은 천안 인근. 아직 60여킬로미터는 더 가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너무 졸려 미칠 것 같았다. 처음엔 창문을 열어 잠을 깨보려 했다. 거센 바람이 큰 얼굴을 쉴새 없이 때렸다. 정신이 좀 들었다. 한 20여분쯤 지나자 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이번엔 허벅지를 사정 없이 꼬집었다. 순간 잠을 깼지만 별 소용 없었다. 정신은 이미 다른 차원을 헤매고 있었다.

처음 가본 졸음쉼터, 고작 10분 잤는데도…

700미터 앞에 '졸음쉼터(풍세)'가 있단 파란 간판이 보였다. 잠시 고민했다. 빨리 취재하러 가야 하는데, 조금만 더 참아볼까. 이러다 사고날 수도 있으니 잠시만 자고 갈까. 아내와 똘이(반려견) 얼굴을 떠올렸다. 그외 사랑하는 가족들 생각도 났다. 10분만 자고 가야겠다 맘 먹었다. 속도를 늦춰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려 서서히 졸음 쉼터로 진입했다.

기어를 P(주차)로 바꾼 뒤 시동을 껐다. 알람을 10분 후로 맞춘 뒤, 등받이를 한껏 젖혀 누웠다. 너무 편안해 금세 졸음이 쏟아졌다. 10분 뒤 귀를 휘젓는 듯한 알람 소리에 깼다. 잠깐 잤는데도 무척 개운했다. 졸음이 싹 가셨다.

바깥에 나와 공기를 쐬고, 스트레칭도 했다.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시원히 봤다. 졸음쉼터엔 차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잠자는 운전자들이 꽤 보였다. 20분 자고 일어났다는 신영식씨(51)는 "운전하다 조금만 졸려도 바로 졸음 쉼터로 온다"며 "무리하단 큰일난다"고 했다. 그는 지켜야 할 아내, 딸, 아들이 있다고 했다. 멋있었다.

그리고 다시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정신이 맑아 온전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졸음쉼터서 보낸 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무사히 대전에 도착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만나, 취재할 수 있었다.

'졸리면 잔다', 이 당연한 걸 안 해서 매년 87명씩 숨졌다

2018년 8월,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에서 남산2터널 방면 도로에서 1톤 트럭이 도로를 벗어나 지하도로 추락해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었다./사진=뉴스1

졸리면 자야 하는데, 이 당연한 걸 안 해서 5년간(2015~2019년) 437명이 졸음운전으로 숨졌다. 월별로는 5월이 52명으로 가장 많았다. 봄철이 춘곤증 때문에 졸음운전이 가장 많다. 그래서 4월에 미리 쓴 기사다. 졸리면 제발 잤으면 해서.

졸음운전 사망률(경찰청 통계)은 4.51%로 음주운전 사망률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고속도로서 시속 100km로 운전할 때, 1초만 졸아도 28미터를 나가고, 4초면 100미터를 무방비로 나가게 된다. 올해 1~3월에도 벌써 졸음운전으로 35명이 숨졌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원인 중 1위였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이가 졸음운전을 할까 염려하던, 가족들의 메시지를 담는다. 서울 광화문서 인터뷰를 했다.

"여보, 지방 출장 많아서 걱정되네. 운전할 때 졸리면 꼭 자고 가. 당신 건강이 제일 중요해."(35세, 이아영씨)
"엄마, 아빠, 졸리면 운전하면 안 돼요. 사랑해요."(7세, 김하연양)
"딸, 운전 많이 하는데 사고 안 나게 조심해. 봄이라 졸음 운전 특히 ! 엄마 너 없으면 못 산다."(61세, 윤모씨)

남형도 기자 hum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