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산 BEST4
입력2026.08.03

산맥 민岷, 두루 주周 자를 써서 '사람들이 사방에서 두루 우러러보고 의지하는 산'이라는 뜻을 지닌 민주지산은 해발 1,242m라는 높이면서도, 칼날 암릉 대신 넉넉하고 부드러운 흙산이다. 주능선에서 만나는 삼도봉(1,176m)은 이름처럼 충청북도(영동군), 전라북도(무주군), 경상북도(김천시)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지점으로 행정구역뿐만 아니라 세 갈래의 문화와 방언이 교차하는 곳이다. 1989년부터 매년 삼도봉에 세 지역 주민들이 모여 행사를 여는 화합의 장소이기도 하다. 북쪽 자락의 물한계곡은 이름대로 '물이 차가워 한가하게 발을 담그고 있을 수 없다'는 뜻을 가질 만큼 한여름에도 한기가 도는 곳이다.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로 원시림이 잘 보존돼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들이 빽빽하게 초록 차양막을 형성하고 있다.
추천 코스: 물한계곡주차장→삼마골재→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 정상→지릅재→쪽새골→물한계곡주차장 (14.5km, 5시간 30분)

경상북도 문경과 충청북도 괴산의 경계를 이루는 대야산은 백두대간 본줄기에 솟아 있어 경상도와 충청도를 가르는 자연적 장벽 역할을 해왔다.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속리산, 희양산, 청화산 등과 어우러져 백두대간 특유의 웅장한 화강암 암릉미를 보여 준다. 8월 대야산의 백미는 동쪽 자락의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이다. 용추폭포는 거대한 암반 한가운데가 오랜 물살에 깎여 하트 모양의 깊은 소沼를 이루고 있으며 조선 중기 학자 한음 이덕형이 은거하며 자연을 벗 삼았던 선유동계곡과도 이어져 있다. 이 산은 아래에서 볼 때는 울창한 육산처럼 보이나, 고도를 높여 밀재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1km 구간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드러나는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추천 코스: 대야산주차장→용추폭포→월영대→밀재→정상→피아골→월영대→주차장 (10km, 5시간)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구만산은 여름철 협곡미가 뛰어난 숨은 명산이다. 계곡이 워낙 깊고 험해 임진왜란 당시 왜군조차 좀처럼 접근할 수 없어 인근 백성들이 대거 이 산으로 피신, '구만 명에 달하는 백성들이 목숨을 건졌다'고 하여 지금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산의 남쪽 자락을 흐르는 '통수골' 계곡은 지형학적으로 매우 독특한 수직 절벽 협곡으로 양옆으로 높이 수백 미터에 달하는 화강암 지반의 거대 벼랑이 수직으로 솟아, 마치 설악산 천불동계곡을 연상시킨다. 이 거대한 바위 절벽들이 8월의 강렬한 햇볕을 차단해 준다. 지형 특성상 좁은 틈새로 바람이 통과하는 속도가 빨라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해 계곡 깊숙이 들어설수록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차가운 산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다.
추천 코스: 구만산장주차장→구만암→오른쪽 능선길→전망바위→억산 갈림길→정상→구만계곡→구만폭포→구만약물탕→구만암→주차장 (9.5km, 4시간30분)

조선 건국 전 이성계는 관동지방(강릉 등)을 다녀오다 영동고속도로 옛길 부근을 지나게 됐다. 아름다운 산세에 잠시 발길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푸른 이끼와 울창한 숲이 산을 뒤덮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푸르고 큰 산이로구나!" 감탄하며 바위에 '청태산靑太山'이라는 이름을 새겼다고 전해진다. 1993년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된 청태산은 국내 1세대 국립휴양림이다. 청태산은 영서과 영동을 나누는 태백산맥의 서쪽 사면에 위치해 8월 한여름 폭염에도 해발 700~1,200m 지대는 영동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열기를 식혀 주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대도시보다 5~6℃ 이상 낮다. 육산이라 산행 피로도가 낮고 숲이 깊어 뙤약볕을 거의 받지 않으며 걸을 수 있어 여름 산행에 최적화된 산이라 할 수 있다.
추천 코스: 휴양림 주차장→제2등산로→헬기장→정상→제3등산로→수리바위→데크로드→주차장 (5.5km, 3시간)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
이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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