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현 정부 검찰개혁 결과물인 공수처까지 흔든다
허진무·이보라 기자 입력 2022. 04. 20.“검사의 직무 수행” 공수처
수사권 근거 사라지게 돼
학계 “규정 정리 후 입법을”
수사·기소 적정성 심의 등
검찰개혁위 권고도 무력화
사회적 약자 전담검사 ‘차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결과물 상당수가 현실적 근거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과 각종 검찰개혁 위원회의 권고들은 검찰이 수사도 한다는 것을 전제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 검찰개혁의 대표적 결과물인 공수처는 법과 사건사무규칙의 상당 부분을 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서 가져왔다. 공수처법 제8조 제4항은 “수사처 검사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청법 제4조는 검사의 직무로 수사를 명시한 조항이다. 공수처 사건사무규칙도 검찰사무규칙을 준용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서 검사의 수사권을 삭제하면 공수처 검사의 수사권도 근거가 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은 발의하지 않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일 “공수처 특성상 수사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데 수사권 규정을 깨끗하게 정리해 입법이 진행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공수처법 제23조가 ‘수사처 검사는 고위공직자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 수사해야 한다’고 규정해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있지만 현행 형사소송법도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 수사한다’고 한다. 이런 견해를 따르면 현재 검찰이 모든 범죄를 다 수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대검과 법무부가 운영한 검찰개혁 위원회의 권고들도 검찰의 수사권을 전제한 것이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는 2017년 10월 시민위원이 모여 검찰의 수사·기소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 도입을 권고했다. 2018년 1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이를 수용해 검찰의 주요 수사는 절차적으로 시민의 감시를 거치게 됐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1기(2017년 8월~2019년 7월)는 ‘공수처 설치’ ‘밤샘조사·별건수사 금지’, 2기(2019년 10월~2020년 9월)는 ‘국회의원·판사·검사 등에 대한 불기소결정문 공개’ ‘검찰 옴부즈맨제도 도입’ 등을 권고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위원회 권고가 휴지조각이 됐다. 검찰개혁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도돌이표’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로 마무리돼 이제 제도를 정착시키고 보완할 시기”라며 “민주당이 비대해질 경찰 수사권을 통제할 대안 없이 무조건 입법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전문적인 수사를 위한 전담검사 제도도 힘을 잃게 된다. 성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발달장애인법 등은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인 범죄에 검찰이 전문지식을 갖춘 전담검사를 지정하도록 했다. 검찰은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전담검사를 지정하고 벌칙해설서를 일선에 배포해 수사를 준비해왔다. 각 분야에 공인전문검사 제도를 도입해 전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은 피해자나 사건관계인을 직접 보완수사할 수 없다. 전담검사도 경찰이 넘긴 사건기록 검토만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허진무·이보라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시사 이슈 국내 국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푸틴, 탁자 모서리 꽉 쥐더니.." 건강이상설 또 터졌다 (0) | 2022.04.22 |
|---|---|
| 양향자, 민형배 ‘꼼수 탈당’에 “발상 경악…민주 성찰해야” (0) | 2022.04.20 |
| “국회 완전 개판, 이젠 두렵다” 참여연대 출신 변호사, 꼼수 탈당 비판 (0) | 2022.04.20 |
| 이상민, 민형배 탈당에 “헛된 망상, 패가망신 지름길” (0) | 2022.04.20 |
| 김용민, 법원행정처에 “국회가 우습나”... 고검장 “국민이 우습나” (0) | 2022.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