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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코로나19 검사하면 무면허 의료행위?

하나님아들 2022. 3. 22. 20:36

[팩트체크] 한의사가 코로나19 검사하면 무면허 의료행위?

이웅 입력 2022. 03. 22. 
한의업계 신속항원검사 허용 요청에 의사협회 "무면허 의료행위" 주장
의료법에서 한의사 의료행위 범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한의원에서 검사시 보험 적용 안돼..양성 나와도 확진 인정 못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내 검사자가 급증하면서 한의원 업계도 신속항원검사(RAT·rapid antigen test)를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한의원에서 RAT를 해 확진 판정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안내문을 통해 회원들에게 RAT 참여를 권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강원도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한의사들의 RAT 시행은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하며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이다.

한의사들이 코로나19 검사를 하면 실제로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할까?

신속항원검사에 북적이는 동네 병원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하기 위해 피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3.18 hwayoung7@yna.co.kr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지난 14일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해온 보건소·의료기관 선별진료소 외에 전국 9천여 곳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호흡기 전담 클리닉 포함)을 RAT로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임시 검사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여기에 한의원까지 포함시켜 달라는 게 한의협의 요구다.

한의협 관계자는 "감염병예방법에는 한의사가 의사, 치과의사와 함께 감염병을 예방·관리해야 할 의료 주체로 명시돼 있는 데다 중수본 공중보건한의사들은 PCR(유전자증폭) 검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의사들이 중풍이나 식도 마비 환자 등에게 처치하는 비위관삽관술이 콧속에 면봉을 삽입하는 비인두도말 검체 채취와 유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면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RAT는 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검사로 한방의료와는 기본체계부터 다르고, 전문가용 RAT는 일반인용 검사키트보다 면봉이 길어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해부학적 지식과 숙련 없이는 시행할 수 없다"며 "한의사들이 RAT를 하는 건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검사기관을 한의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22일 거듭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한의원을 검사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한의사는 규정상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건 아니다. 방역당국은 한의원이 아닌 다른 병의원의 추가적인 검사기관 신청도 검사기관이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검체 채취가 한의학에 뿌리를 둔 건 아니지만 한의사들의 의료행위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면허범위, 교육 여부, 보건위생 위해성, 감염병 확산 정도, 의료인 수급 현황, 필요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의사들이 코로나19 검사에서 배제된 것과 무면허 의료행위 판단 여부는 별개로 볼 수 있다. 설령 한의사들이 방역당국의 검사기관 배제 결정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RAT를 시행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사후 신고 의무만 준수하면 특별한 법적 제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검사를 받을 경우 의료보험 급여 적용이 안 돼 개인의 부담이 늘어나고, 양성으로 결과가 나와도 규정상 확진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대한한의사협회 2020년 기자회견 [연합뉴스 사진자료]

의료법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둘러싼 의사와 한의사 간의 마찰이 보건의료계의 해묵은 직역 갈등에 뿌리를 둔 것으로, 마찰이 커질 경우 결국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법 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며,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의사나 한의사의 의료행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의료행위의 종류가 극히 다양하고 그 개념도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수반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해,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 의지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해울의 신현호 변호사는 "의료행위 범위는 법률 해석의 문제로 법원이 판례와 관행, 사회상규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진단은 치료와 맞물린 것이어서 적절한 처방이 어려운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인재 법무법인 우성 변호사는 "코로나19 검사는 무엇보다 국민의 편의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한의사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고 검사소가 부족하고 환자가 요청한다면 법적 비난 가능성도 높지 않아 설령 고발이 돼도 기소유예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 [연합뉴스 사진자료]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