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反정부 수사하자 편법해임" vs 秋 "복귀하면 수사 왜곡"
김종훈 기자 입력 2020.11.30.
[theL]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명령 집행정지 심문

추미애 법무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이기범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 명령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총장 측이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불편해진 검찰총장을 내쫓으려 한다"며 직무배제 명령의 효력을 일시적으로라도 정지해야 한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추 장관 측은 "검찰총장이 직무에 복귀한다면 얼마든지 수사를 왜곡할 수 있다"며 직무복귀는 안 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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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측 "반(反)정부 수사로 불편해진 총장 편법으로 내쫓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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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30일 오전 11시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법정심문을 열었다. 이날 심문은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심문내용은 심문 종료 후 양측 대리인들이 취재진에 전했다.
먼저 윤 총장을 대리하고 있는 이완규 변호사는 이번 직무배제 명령을 '윤 총장을 내쫓기 위한 편법'으로 규정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불편해진 검찰총장을 쫓아내고자 했으나 임기제로 인해 제도적 한계에 부딪히자 징계절차라는 허울을 편법으로 이용해 부당한 징계청구를 함으로써 사실상 즉각적인 해임 처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추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으로 검찰의 정치중립성,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법무장관이 언제든 검찰총장을 사실상 해임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 검찰청법이 무색해질 뿐아니라 '살아있는 권력' 수사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 변호사는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지휘·감독할 수 있는 범위는 검찰총장으로 한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검찰총장이 법무장관 지시의 위법·부당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것"이라며 "법무장관을 통한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방패막이의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총장에 대한 해임은 단순히 개인에 관한 차원이 아니라 검찰의 정치중립성, 독립성, 그리고 법치주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그 중대성을 국가 시스템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윤 총장에 대한 이번 감찰조사를 두고 "적법절차가 무시되고 권한자를 패싱하고 몰래하는 등 편법이 자행됐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에게 감찰개시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도 않고 대뜸 대면조사를 요구한 것, 행정예고 절차도 없이 규정을 변경해 감찰위원회 자문 절차를 건너뛰고 징계절차로 넘어간 것, 직무집행정지 처분의 결재권자인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결재 과정에서 '패싱'한 것 등이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제시한 징계사유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최근 판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된 '재판부 정보 수집' 부분과 관련해 이 변호사는 "공판활동이 활발한 미국, 일본에서도 재판부 세평, 경력 등 사안은 책자로 발간할 정도로 공개가 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미리 검색하고 자료를 알아보는 것은 공판준비를 위한 기초적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보고서가 일회성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런 자료를 만들어서 계속 판사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자료를 축적하고 보관·관리한 게 아니라 법원 인사철에 맞춰 대검 지휘부인 반부패부, 공공수사부가 일선청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업무참고용으로 만들고 폐기한 문서였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런 문건을 갖고 사찰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며 "일부 판사에 대한 일부 기재가 적절하냐는 문제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그 기재 때문에 전체 문서의 성격을 사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변호사는 "정권의 비리에 맞서 수사하는 검찰총장에게 누명을 씌워 쫓아내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며 윤 총장을 직무에 복귀시키지 않는다면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에서 집행정지 사유로 정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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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측 "수사의뢰된 윤 총장,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수사 왜곡하려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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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추 장관을 대리한 이옥형 변호사 측은 "윤 총장은 징계대상자고 수사의뢰된 상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사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할 것"이라며 직무복귀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검찰 내부는 큰 내홍에 빠져있는 듯한데 이것이 함의하는 것은 검찰총장이 직무에 복귀한다면 얼마든지 수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직무정지의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법적으로도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되는 것이 맞다고 이 변호사는 주장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 일정 때문이다. 법무부 산하 검사징계위원회는 이틀 뒤인 다음달 2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결의한다. 검찰청법에서 임기를 보장한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는 것은 사실상 해임을 뜻하기 때문에, 징계위에서도 해임 결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해임 결의가 나온다면 윤 총장은 이 해임 결의의 효력을 일시정지 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제기해야 한다. 직무배제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결론이 어떻게 나든 또 다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진행 중인 이번 집행정지 신청은 법정공방을 할 이유 자체가 없다는 게 이 변호사의 논리다.
윤 총장을 직무에서 복귀시키지 않으면 검찰 정치중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변호사는 "거대한 담론인데 법원의 심판대상이 아니"라며 직무복귀를 주장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에 규정된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발생 여부와 상관없는 요소이므로 의미없는 주장이라는 뜻이다.
재판부 개인정보 수집 의혹에 대해서도 징계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법관의 출신지, 출신 고등학교, 대학교를 기재한 것은 학연·지연·학벌주의를 연상케 한다"며 "국가기관이 그런 정보를 수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용이 부적절하고 심지어는 모욕,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2일로 예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는 늦어도 1일 전까지는 나올 전망이다. 윤 총장 해임 결의 이후 제기될 두 번째 집행정지 사건은 지금 진행 중인 첫 번째 집행정지 사건 결론에 따라 인용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의 이번 결정에 윤 총장의 명운이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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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떠오른 박은정 담당관 '보고서 내용 삭제' 의혹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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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심문기일에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법무부 측 소송수행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근 박 담당관이 법무부 감찰위원장에게 전화해 감찰위를 열지 말라달라고 했다는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면서 박 담당관을 향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감찰보고서 중 윤 총장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삭제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박 담당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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