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검수완박’ 공청회서 “박병석 중재안 반대... 본질 안 바뀌어”
대검, 별관서 오후 2시 검수완박 반대 공청회 개최
차호동 검사 “중수청 만드는 동안 국민 피해 계속될 것”
김성룡 교수 “중재안이 더 웃겨... 공산당도 이렇게 안 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보다 도입 시기를 다소 늦춘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두고 검찰이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법안을 잠시 유예하는 데 그쳤을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대검찰청은 22일 오후 2시 대검 별관에서 ‘검찰 수사기능 폐지 법안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 모두 검수완박 법안을 두고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정웅석 형사소송법학회장은 인사말에서 “안건조정위원회 제도마저 무력화시키며 개정안 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며 “공청회가 형사사법제도 개선의 올바른 방향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1 발표를 맡은 차호동 대구지검 검사는 박 의장 중재안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차 검사는 “(중재안은) 3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이 문을 닫기 전 잠시 문을 연다는 의미”라며 “그렇지만 ‘암 진단·치료를 하지 말고, 또 희귀병동 문 닫아라’ ‘전신에 암이 퍼져 있어도 아무런 말을 하지 말아라’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병원(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드는 동안 힘없고 약한 환자들만 제대로 된 병원에서 치료를 못 받게 되는 점이 걱정된다”며 “검찰의 모든 평검사들은 이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검사는 제1 발표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경과와 실무적 문제’를 언급했다. 그 예로 “필수적인 증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행 제도에서는 압수 증거물을 소유자·보관자에 돌려주는 경우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검수완박 법안의 경우 경찰이 자유롭게 돌려줄 수 있어, 재판 중 필수적 증거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실무상 ▲피해자 도울 방법이 사라지는 점 ▲경찰 1차 판단으로 형사 절차가 종료되는 점 ▲석방요구가 불가능한 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점검할 수 없는 점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사건 처리할 기관이 사라지는 점 ▲경찰로 이관될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어려워지는 점 등을 언급했다.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 수사기능 폐지 법안의 이론적 문제’를 주제로 제2 발표를 진행하기 전 박 의장의 중재안을 강력히 비판했다. 김 교수는 “중재안 자체가 더 웃긴 이야기”라며 “법을 만들고 심의하다 하루 아침에 없어져 버리는 이상한 현상이 계속된다”고 했다. 이어 “본질적 문제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민주당의 개정이유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의) 개정이유는 수사 공정성·객관성 담보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라며 “검사에게서 빼앗은 수사권을 경찰에게 주면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자동적으로 회복된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산당도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교수는 1954년 형사소송법 초안을 논의한 국회 속기록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속기록에는 김병로 당시 대법원장이 “토론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대목이 나온다. 그는 “한 조문을 작성하려 할 때도 수십 일을 연구·검토해야 될 조문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를 강조하며 “완벽한 법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1954년의 국회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박 의장의 중재안이 공개됐다. 현재 검찰청법 4조 1항에서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한정한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경제범죄 2개로 대폭 축소된 것이 골자다. 당초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보다는 한발 물러선 내용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이 시기만 늦춰진 것일 뿐 사실상 피할 수밖에 없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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