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데 고기라 부를 수 있을까..대체육, 너의 이름은?
김은성 기자 입력 2022. 02. 23.[경향신문]
축산업계 “명칭 ‘육’ ‘고기’ 안 돼”
축산 코너서 판매 금지도 촉구
표기 기준 없어…해외서도 논란
“탄소절감 검증 미흡” 주장도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축산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축산업계가 ‘대체육’ 명칭 수정을 요구하며 축산코너의 판매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체육의 탄소 저감과 안전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며 대체육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에 불을 붙였다.
대체육은 고기와 식감·모양이 유사한 대체 단백질 식품으로 통용된다. 크게 동물 세포를 인공 배양한 것과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것으로 나뉜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단협)는 대체육에 ‘진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만큼 ‘육(肉)’ ‘고기’ ‘미트(Meat)’ 등의 용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표기로 소비자들이 육류로 오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산대체식품’ ‘세포배양식품’ 등으로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단협은 이마트가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 20개 점포 ‘축산코너’에서 대체육 판매를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올바른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축산코너에서의 판매 금지를 촉구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 등 대체육이 정착된 나라에서도 대체육이 축산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대체육의 정의와 판매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체육에 대한 별도 표기법은 따로 없다. 식품표시광고법상 진짜 고기를 원재료로 하지 않은 대체 단백질 제품은 ‘육’ ‘고기’ 등으로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없다. 다만 ‘비건’이라고 표시할 경우는 ‘식물성 대체육’으로 함께 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몰 등에서는 표기법을 지키지 않은 채 상품이 홍보·판매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을 점검하고, 대체육에 대한 명칭과 정의, 별도 유형 신설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한 식품의 안전성 평가 가이드 마련을 위한 연구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단협은 대체육이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구제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체육은 생산 과정에서 시설 건축과 토양 이용, 원료 생산, 살균 등 가축 사육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가 소모된다고 주장한다. 또 대체육에는 항생제와 맛을 위한 식품첨가물 등이 투입돼 식품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대체육 명칭은 해외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축산업의 영향력이 큰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이 금지됐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논의 중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현 대체육 생산 과정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에너지 소모로 정부가 지향하는 탄소중립에 반한다”며 “기존 축산업을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몰아 고사시키려 하기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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