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국내 국외!!

"검찰은 증인 만나면서 변호인은 못만나게 해"..이재용 재판서 공방

하나님아들 2021. 7. 8. 14:44

"검찰은 증인 만나면서 변호인은 못만나게 해"..이재용 재판서 공방

박수현 기자 입력 2021. 07. 08.  

[theL] 검찰·변호인, 변호인의 증인 사전 접촉 적절성 두고 공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증인 사전 접촉의 적절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증인을 사전에 만나지 말라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권성수)는 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의 9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삼성증권 직원 이모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재판에 앞서 검찰은 재판부에 변호인이 증인신문이 예정된 이씨를 사전 접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증인이 삼성그룹 직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은 변호인이 증인을 사전에 만나면 뭔가 문제가 있는 듯 말하면서 최근 대법원 판례를 언급한다"며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검사의 증인 면담에 관한 것이고, 변호인의 증인 면담을 금지시키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이 언급한 대법원 판례는 지난달 10일 선고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다. 대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뇌물을 공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검사 면담 후 입장을 바꾼 건설업자 최모씨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변호인은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했는데 변호인은 (면담을) 하지 말라는 게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면담을 하지 말라는 것은 검찰 시각의 조서와 증거만 보고 변론해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인도 "증인을 사전에 만나지 말라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라는 것"이라며 "검찰은 재판에 이르기 전에 증인을 수없이 만나 자료를 수집했는데 변호인은 면담도 하지 말라는 것은 손발을 묶어놓고 검찰의 시각에서만 재판을 하라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검찰은 "피고인 측 사원이 증인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왜 사전면담까지 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라며 "면담의 허용 여부를 떠나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검찰 조사 단계에서 증인 이씨의 변호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이 이 부회장 사건도 선임한 것은 이해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은 짧게는 1~2번, 많게는 20번 동일한 참고인과 피의자를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문건이나 이메일을 제시하고 그 의미를 하나하나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변호인으로서 검찰이 지적하지 않는 부분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사실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인신문 절차 개시 전에 증인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판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이라며 "그것이 오히려 실체적 진실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미국과 일본은 당사자 대등주의로 사실상 검찰과 변호인의 사전 접촉을 모두 허용한다"며 "우리 대법원이 형사소송법을 보는 관점이 당사자 대등주의인지, 김학의 전 차관 판례처럼 검찰에 의해 이뤄지는 것만 엄격하게 하라는 것인지가 문제"라며 해당 문제를 추후 더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