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외상·유전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병 관절에 통증·뻣뻣함 동반, 마찰음 나기도 체중 줄이고 근력 강화 운동 병행해야 관절내시경·절골·연골재생 등 수술법 다양 “조기 발견해 관리·예방하는 것이 최선”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매년 4월28일은 ‘관절염의 날’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가 관절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예방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했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이다. 이에 허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퇴행성관절염의 증상과 예방,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2023년 약 433만명이고, 이 중 50대 이상 환자가 약 90%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은 무릎 연골이 얇고 근육량이 적어 남성보다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손상돼 관절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노화 외에도 관절 외상, 유전적 요인, 비만,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하다. 관절의 과도한 사용도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다. 운동선수나 육체노동자가 관절염에 잘 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O자로 다리가 휜 경우에도 체중의 부하가 안쪽으로 쏠리면서 내측 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높다.
허 교수는 “어려서부터 관절에 문제가 있었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으로 여겨선 안 된다”며 “퇴행성관절염은 만성적인 통증으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손가락, 척추, 고관절, 발목, 어깨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계속된다.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마찰음이 나기도 한다. 무릎 관절이 휘고 손가락 끝마디에 골극(뼈 돌기)이 생기는 변형도 나타날 수 있다.
허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통증이 지속되지 않고 증상이 심해졌다 호전되는 양상을 반복하면서 점차 악화하는 특성을 보인다”며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에서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 요법으로 시작한다. 무릎 관절에 부담을 덜기 위해 체중을 줄이고, 근육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는 통증 완화를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관절영양제 등을 주로 사용한다. 염증이 심할 경우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나 윤활액 주사 치료도 할 수 있다.
수술은 약물과 주사 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때 시행한다. 초기 또는 중등도 환자의 경우 관절내시경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술은 관절 내 염증 물질을 세척하고 손상된 연골 조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피부 절개 최소화로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통증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절골술은 관절의 정렬을 바꿔 체중이 덜 실리는 부위를 활용하도록 유도한다. 연골재생술은 줄기세포나 콜라겐을 활용해 손상된 연골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이러한 치료로도 효과가 없으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환자 개인의 관절 상태와 운동학적 축을 고려해 적합한 수술법이 결정된다.
퇴행성관절염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운 만큼 예방이 최선이다. 먼저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관절에 무리가 간다. 적절한 운동은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평소 의자에 앉아 다리 들기, 무릎 굽혔다 펴기 등의 간단한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수영, 자전거 타기도 효과적이다. 무릎에 부담을 주는 달리기나 등산, 점프 등은 주의해야 한다.
허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충분히 통증을 줄이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통증을 단순한 노화로 치부하지 말고, 지속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