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 먹으면 영양소 손실 우려 액체로 먹으면 혈당 급상승 위험 가장 좋은 건 원물 그대로 섭취 식후 디저트 과일도 주의해야 과일은 식후 3시간 뒤가 적기
과일이나 채소는 갈아 먹는 것보다 원물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최근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일과 채소를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 식이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섭취 방법에 따라 건강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갈아 마시는 것보다 원물 그대로 섭취=간편함과 빠른 흡수를 이유로 과일과 채소를 착즙하거나 갈아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혈당 조절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소비자 입맛을 고려해 당도가 높은 과일 품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주스 한 잔만으로도 하루 당류 권장량을 쉽게 초과할 수 있는 환경이란 의미다.
과일이나 채소를 주스로 만들면 일부 비타민도 손실될 수 있다. 비타민B1, B2, C는 빛과 열, 금속에 약해 착즙 과정에서 파괴되기 쉽다. 비타민 보존을 위해 녹즙으로 만들어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껍질이나 과육의 일부도 걸러져 영양소 섭취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액체 형태로 들어간 과일당은 체내에서 빠르게 흡수돼 혈당 스파이크(혈당 급상승)를 유발할 수 있다. 혈당이 급상승하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더 많이 할 뿐만 아니라 체내 지방 합성을 촉진해 체지방을 증가시킨다.
최근 박민수 의학박사는 저서 ‘과속노화의 종말’에서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인슐린 기능이 취약한 체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 크기가 12.3% 작고 췌장 내 지방 함량은 22.8% 더 높으며 인슐린 분비 기능은 36.5% 낮은 것으로 보고돼 혈당 관리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시판되는 과일주스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과일뿐 아니라 감미료, 농축액, 향료 등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서다. 시중 과일주스를 마실 때는 영양성분표에서 당류와 나트륨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되도록 과일이나 채소는 주스 형태보다는 원물 그대로를 먹는 게 낫다.
마트에 진열된 과일.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식후 3시간 뒤에 먹어야=식사 후 디저트로 과일을 바로 섭취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이 역시 소화에 부담을 주고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킨다. 과일은 당분 함량이 높은 편이라 다른 음식물과 섞이면 발효되기 쉽고 위장에 가스를 유발할 수 있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은 식후 과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식후 바로 과일을 먹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당뇨병 위험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과일은 식사하기 1시간 전이나 식후 3시간 정도 지난 뒤 간식처럼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소화 부담 없이 영양소 흡수 효율도 높이고 혈당 스파이크도 방지할 수 있다. 오히려 포만감으로 식사량이 줄어 다이어트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또 식중독을 우려해 채소를 익혀 먹는 일이 있는데 비타민C 등 열에 약한 비타민은 쉽게 파괴된다. 생으로 먹거나 조리할 때 살짝 익혀 먹으면 영양소를 보존할 수 있다. 다만 당근에 많이 든 베타카로틴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가 잘 된다. 당근은 기름에 볶아 먹거나 올리브오일 등과 함께 먹으면 좋다.
한편 미국국립암연구소에서 “암을 예방하려면 하루에 다섯 가지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라”고 할 정도로 우리 몸에 과일과 채소는 좋다. 자신의 신체에 알맞게 적정한 양으로 다양한 농산물을 먹으면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