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 성경 활용하기 | ||||
| 오광만의 성경해석 2 | ||||
| ||||
|
오광만 교수/ 장신신학원
전설적인 블레셋 장수 골리앗 아시죠? 결국은 동안(童顔)의 다윗에게 맞은 물매 한 방에 죽었지만, 적어도 죽기 전에는 사울 왕이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거구의 장수였습니다. 일대일로 대결을 벌이자는 골리앗 앞에 사울 왕의 모든 군사들은 벌벌 떨면서 왕이 내건 엄청난 포상이 못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고 있었습니다. 마침 다윗이 아버지 이새의 심부름으로 형들을 만나러 전쟁터에 와서 이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병사들은 사울이 내건 상품 내역으로 화제를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글개역성경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더러는 가로되 너희가 이 올라온 사람을 보았느냐 참으로 이스라엘을 모욕하러 왔도다 그를 죽이는 사람은 왕이 많은 재물로 부하게 하고 그 딸을 그에게 주고 그 아비의 집은 이스라엘 중에서 자유하게 하시리라“(사무엘상 17:25).
뭐 대충 좋은 상금을 내걸었다고 생각하면서 슬쩍 읽고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성격이 꼼꼼한 사람에게 찜찜한 것이 한 군데 있을 것입니다. 맨 마지막에 언급된 “그 아비의 집은 이스라엘 중에서 자유하게 하시리라“는 문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골리앗을 이긴 사람뿐만 아니라 “그 아비 집도 이스라엘 중에서 자유하게 한다“고 한다면, 그 사람이 노예나 종인 사람에게 자유를 준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그렇게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전문적인 해석자에게 찾아가 물어보기 전에 본인이 해석하여 이 부분의 의미를 밝힐 수 있는 길이 있는데, 바로 번역 성경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지난번에 언급한 번역 성경을 이용하여 본문의 의미를 알아봅시다.
먼저, [한글 KJV 성경]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말하기를 ?너희가 올라오는 이 사람을 보았느냐? 분명히 그가 이스라엘을 모독하려고 올라왔도다. 그를 죽이는 사람은 왕이 그에게 큰 재물로 부유케 하고 자기 딸을 그에게 줄 것이며 그의 아비의 집을 이스라엘에서 자유케 하리라? 하더라.“ 한글개역성경과 별반 다른 바가 없는 번역입니다.
그 다음, [현대어 성경]을 비교해 봅시다. “더러는 가로되 너희가 이 올라온 사람을 보았느냐 참으로 이스라엘을 모욕하러 왔도다 그를 죽이는 사람은 왕이 많은 재물로 부하게 하고 그 딸을 그에게 주고 그 아비의 집은 이스라엘 중에서 자유하게 하시리라.“ 여전히 갑갑한 것은 매 한 가지입니다. 이쯤해서, 우리는 혹시 원어(히브리어) 성경에도 “그 아비의 집을 이스라엘에서 자유하게 하리라“고 되었는가 보다고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것인데, 현재까지 찾은 번역 성경 세 종류는 우리에게 본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가 공동으로 번역한 [공동 번역]을 봅시다. “자네도 저걸 보았겠지. 또 나타나 이스라엘에게 욕지거리를 퍼붓고 있네. 우리 왕께서는 저자를 죽이는 사람에게 후한 상을 내리실 뿐만 아니라 부마로 삼고 그 집안 식구들에게는 모든 징발을 면제해 주신다더군.“ 이 번역 성경은 파격적입니다. 모든 용어를 과감히 뜯어 고쳐 현대어로 표현을 하였고, 문제의 구문이 군대 징발 면제라고 이해하여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자유하게 한다는 말이 징집 면제를 의미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번역된 [표준 새번역] 성경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저기 올라온 저 자를 좀 보게.? 군인들이 서로 말하였다.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어. 임금님은, 누구든지 저 자를 죽이면 많은 상을 내리실 뿐만 아니라, 임금님의 사위로 삼으시고, 그의 집안에는 모든 세금을 면제해 주시겠다고 하셨네.?“ 이것 큰 일 났습니다. [표준 새번역]도 제법 본문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는데, 여기서는 문제의 구문을 “세금을 면제해 주는 것“으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공동 번역처럼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해 놓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징집 면제“와 “세금 면제“는 엄연히 다른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보겠습니다.
NIV는 “will exempt his father's family from taxes in Israel.“(세금을 면제해주리라)로 번역하였고, 같은 경향을 지닌 번역 성경 NASB, RSV, KJV는 “will make his father's house free in Israel.“(자유하게 만들어주겠다)로 번역하였습니다.
원래 히브리어 성경에는 “그 아비의 집은 이스라엘 중에서 자유하게 하시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맞는 히브리어 단어를 배열해서 말입니다. 여기서 “자유하게 한다“는 단어는 노예 해방을 의미할 수도 있고, 세금을 면제해준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군대에 노예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사울 왕이 내건 포상의 내용을 들은 사람들이 머리 속에 그리는 생각은 “골리앗 장수를 이긴 사람의 가족 전체에게는 국민으로서 내는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권“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원래 있던 본문의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고 그 뜻을 풀어주는 해석을 가한 것입니다. 적어도 번역 성경 중에는 이처럼 파격적인 번역을 시도한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번역 성경마다 각기 번역을 달리하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에 관여하는 언어적인 요소는 두 가지입니다. 원어와 수용 언어(번역할 언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번역 과정에는 주로 크게 두 가지 원칙을 염두에 두게 되는데, 원어가 지닌 형식(form)-주로 언어와 관련된 것으로 음성학, 문법, 단어-을 중요시하면서 원어의 이런 내용을 수용 언어에 그대로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원어를 읽을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원어에 쓰여 있는 것을 그대로 번역하고자 하는 언어로 옮겨 놓는 데 관심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윈래의 단어나 문형에 손상을 가하지 않고 수용 언어로 옮겨 놓는데, 이것을 문자적인 번역이라고 합니다. 영어 성경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KJV, NASB 또는 RSV이며, 한국어 번역 성경으로서는 [한글 개역 성경]과 [표준 신약전서](생명의 말씀사 출간)입니다.
두번째는 먼저 언급한 것과 전혀 다른 번역 원칙입니다. 이것은 원어 성경으로 표현된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meaning)나 내용(content)-메시지-을 중시하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이 있습니다. 번역이란 원어를 읽지 못하는 자국민을 위해 원어의 메시지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어에 있는 사상을 번역하고자 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 표현 등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나라의 언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표현,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여 고대 언어를 현대화하는 것이 바로 두 번째 유형의 성경 번역입니다. 이것을 자유 번역, 혹은 의역이라고 하며 심할 경우에는 번안이라고도 합니다. 영어 성경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극단적인 번안에 가까운 Living Bible, 보다 온전한 의역은 TEB 또는 Good News Bible이며, 한국어 번역 성경은 [새 번역], [현대인을 위한 성경]입니다.
그렇다면, 이 둘 입장을 조화시킨 중간 입장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입장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이 다양합니다. 우선 영어 성경은 NIV 번역 성경, 영국에서 나온 NEB(최근의 개정판인 REB)와 JB 등이 있고, 한글 성경으로는 [표준 새번역]과 [공동번역] 성경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역동적인 번역이라고 합니다.
얼핏 보면 번안 성경이나, 역동적인 번역이 훌륭하다고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번역 성경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자기가 성경을 읽으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엇일까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보다 문자적인 번역을 선호할 것입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나온 영어 번역 성경 중에는 예수께서 하신 말씀에 빨간 인쇄를 하여 성경 저자의 설명과 구별하려고 할 정도로 실제 하나님(예수님)의 말씀 찾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도 실제 원어 성경에는 무엇이라고 표현되었을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문자적인 번역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 언어로 어떤 내용의 말씀을 하시는지 관심을 가집니다. 고전적인 책 성경의 말은 고대어와 고대의 표현으로 되어 있으므로 그것의 현대적 표현을 원하는 것은 번역 성경을 필요로 하는 모든 시대 모든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었던 사안이었습니다. 그런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보다 자유롭게 번역한 의역 성경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두 가지를 동시에 얻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역동적인 번역 성경이 도움이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성경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장 힘들고 의견의 일치도 없는 것입니다. 모든 독자에게 만족시킬 만한 가장 좋은 역동적인 성경을 만드는 것은 여기에 관여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여 앞으로도 계속하여 작업을 계속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현재 나와 있는 역동적인 번역 성경으로서 NIV를 추천합니다. 이 성경은 저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성경입니다. 한국어로 된 것은 지금 신학자들 사이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감히 어떤 것을 추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져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지상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표준 새번역]에서 추구하는 번역 원칙을 담고 있는 좋은 역동적인 번역 성경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원어 성경을 읽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잘 이해해 보려는 분들은 결국 번역 성경을 각기 다른 번역 원칙을 가지고 번역한 성경 몇 권을 구비하여 서로 비교하면서 읽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번역 성경은 저마다 장점이 있고 성도들에게 유익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성경 상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성경 한 권 더 구입하기 / 오광만의 성경해석 1 (0) | 2017.01.17 |
|---|---|
| [스크랩] 성경 한 권 더 구입하기 / 오광만의 성경해석 1 (0) | 2017.01.17 |
| [스크랩] 단어의 의미 / 오광만의 성경해석 3 (0) | 2017.01.17 |
| [스크랩] 성경 읽기와 성경해석 / 오광만의 성경해석 4 (0) | 2017.01.17 |
| [스크랩] 문맥과 성경해석 / 오광만의 성경해석 5 (0) | 2017.01.17 |
webmaster@amennews.com